주말은 씻는 거와의 전쟁(?)이다, 빨랫감을
씻고(빨고), 주말엔 거의 외출을 하지
않으니, 뭐라도 챙겨 먹은 뒤 손 수
그릇을 씻고, 집안 구석구석 쌓인 먼지를
닦아낸다. 그러고 나면 땀으로 흥건한
나의 늘어진 티셔츠를 벗고 나의
몸도 씻겨 낸다...
나는 마지막으로 하는 이 작업이 너무
싫다, 어차피 이틀 동안은 집안에
있을 거고, 있다가 남은 정리를 하면
또 땀이 날 텐데 그냥 땀이 마를 때까지
버틸까 하는 온갖 생각이 들지만,
결국은 마지막 씻기 작업도 하고야
말면서 '어우 귀찮아'라는 소리로
적막한 화장실 공기를 채운다...
나도 모르게 나오는 나의 마음의
소리인 것이다.
왜 나이가 들수록 씻는 게 이렇게
귀찮아지는지 모르겠다, 아니
어릴 때부터 씻는 건 귀찮았었다...
어릴 때도 등교 전 고양이 세수만 하던
시절도 있었던 걸로 보면 어릴 때나,
지금 이렇게 나이가 들어서나
씻는 게 귀찮은 건 매한가지인가 보다...
그렇게 씻고 나서 드라이로 머리를 말리는데,
그게 왠지 더 귀찮게 느껴진다...;;
'탈모 예방을 위해선 머리를 잘 말려야 해요'라는
자주 다니는 미용실 원장님의 말을 무슨
신념처럼 받아들여 많지도 않은 푸석한
머릿결을 씻고 나서 한참을 화장실에 서서
머리카락이 다 마를 때까지 무거운
드라이를 들고 머리를 말리는 것도
여간 귀찮은 게 아니다.
이렇게 나의 씻기를 마치고 난 뒤 소파에
반쯤 넋을 빼놓고 앉아 '나는 씻는 게
왜 이렇게 귀찮은 걸까?'에 대해 생각을
해보았다, 이러다 더 나이가 들면 씻지도
않고 더러운 모습으로 살아갈까 봐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아마도 내가 움직일 수 있는
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 같지만,
씻는 게 엄청 귀찮은 건 사실이다.
허리를 숙여 머리를 감는 것, 발을
세면대까지 들어 올려 발가락
사이사이를 씻는 거...
씻고 난 후 화장실의 흩어진 머리카락
정리와, 물때를 씻겨 내는 거, 집안일은
내가 하지 않으면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눈에 보였을 때 바로 하지 않으면 나중에
오히려 더 큰 힘을 들여해야 하기에
이런 일들은 물기가 남아 있을 때
바로 해치우는 게 오히려 나한테도
편하다, 그래서 귀찮아도 바로 하는 편이다.
그 후 머리를 말리는 작업까지
이렇게 씻는 것은 온전히 내 몸을 깨끗하게
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외 추가적으로
해야 할 일이 연속으로 따라오는 것도
씻는 귀찮니즘의 큰 역할을 하는 거 같단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씻을 때마다
제품을 이 것 저것 바꿔가며 씻는 것도
번거롭다.
그래서 씻는 것에 사용되는 나의 모든
제품들은 손으로 꾹 누르면 제품이
나오는 제품들만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나의 철칙이라면 철칙 중
하나가 퇴근하고 소파로 가기 전에
바로 화장실로 가서 씻는 거를 어느
것보다 먼저 한다, 그래서 나는 언제나
퇴근하고 잠깐 숨을 돌리기도 전에 먼저
씻고 나서 한숨을 돌린다...
귀찮은 일을 먼저 해야 남은 잠들기 전까지의
나의 시간을 그나마 알차고 편안히 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그러면 계속 소파에 앉아
머릿속에서 '씻어야지, 씻어야지' 말만
무한반복 하면서 누워 있을 거기 때문이다.;;
이게 설거지도 마찬가지이다, 몇 개 되지도
않는 컵과 그릇 몇 개를 담가두면 다음
음식을 해 먹기가 귀찮아지기 때문에
설거지도 미루지 않고 바로 하는 편이다.
뭔가를 미뤄도 혼자 사는 집에선 어차피
내가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귀찮은 일은 미루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운동이나 이런 것들은 다음에,
내일부터, 5월부터... 6월부터로
무기한 연기가 되고 있다...
운동은 바로 오늘부터 하자...
아프던 무릎도 더 아프고, 이제
걸으면 종아리까지 당기니 지금
가장 급한 건 운동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