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고 지고 사는 것도 병이야

by Lena Cho

요즘은 점심시간에 회사 근처에 있는

영풍문고와 교보문고에 자주 간다,

간단히 커피도 한 잔 하면서 짧은 시간이라도

틈을 내어 책을 좀 읽어 보려는 요량으로 말이다.

그런데 이건 책보다는 잿밥에 자꾸 눈이 간다,

바로 펜시샵이다.

한 번 들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둘러보게

되고 꼭 한 두 개는 사게 된다... 마치

개미지옥처럼 말이다.


그중에서도 펜시샵에 걸린 알록달록

스티커를 보면 막 사고 싶은 충동이

솟아오른다. 딱히 다꾸(다이어리 꾸미기)도

아닌데 왜 알록달록 귀여운 스티커를 사고

싶은 건지, 허전한 달력에 가끔 있는

연차 휴무일에 붙여 놓으면 막 좋은

일이 생길 거 같은 기분이랄까....

하지만 이내 스티커 뒤에 붙은

가격표를 보면서 자제를 한다, 몇 장 붙어

있지도 않은 스티커 중 맘에 드는 걸 하나

잡으면 보통 가격이 2000원 이상이다...

스티커 테라피 내가 하려던 게 바로 이거였어...테라피

간신히 스티커의 욕구를 잠재우고,

학원 다니면서 간단히 메모를 할 작은

노트를 한 권 사려고 노트 코너로 가자,

이미 다이어리가 있는데도 작년 연말 및

신년초에 비해 훨씬 낮아진 세일가를

보니 1년의 반이 지나가려고 하는

이 마당에 올해 다이어리가 사고

싶어지는 이 마음은 또 뭘지 궁금한데...

그냥 나는 사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 걸로

나름 잠정 결론을 지었다...


얼마 전에 전원주택으로 이사 간 친구네

집에 네 식구에 비해 물건이 적은

것을 보고 '나도 이렇게 살아야겠다'란

다짐을 한 적이 있는데 금세 또 소유욕이

발동을 치는가 보다... 내가 친구집을 보면서

'빈 공간이 많아 좋다'라고 하면서 '난 이런

큰 집에 혼자 살아도 금방 물건으로

꽉 찰 거야'라고 내가 농담을 건네자 친구가

웃으며 '진짜 그럴 거 같다'면서 헛웃음을

짓는다..;; 여기서 더 현타가 터진 건

친구딸과 같이 밥을 먹다가 내가 '나중에

엄마랑 서울에 놀러 와'라고 내가 말하자,

친구딸이 하는 말이 '엄마가 이모집에 물건이

엄청 많다고 하던데 잘 때는 있어요?'라고

말해서 밥 먹다가 잠시 현자타임을 갖기도

했었던 적도 있었다...


왜 나는 나이가 들어도 갖고 싶은

욕구가 줄지 않는지 모르겠다,

물건을 쟁여 놓는 것도 병이라고 하는데,

나도 병인 거 같긴 하다...


가끔 주말에, 아니 요즘은 자주 구석구석

있는 물건을 들춰 보는데 집안 곳곳에

'아니 내가 이런 것도 있었어?' 하는 잡다한

물건들이 많다... 좀 버려야겠다...


이러다 세상에 이런 일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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