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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이 반이상 이다

진부하지만 맞는 말이다

by Lena Cho

내가 어제 브런치에 올린 글을 보고

지인이 아직도 여행 가고 싶은 곳이

더 남았냐고 나에게 물었다.


가고 싶은 곳이라... 아직 가고 싶은

곳은 여러 곳 있는 거 같은데, 이젠

예전처럼 장거리는 갈 엄두가 나진

않는다.


생각을 해보니 내가 예전에 이렇게

혼자서 과감하게(?) 떠날 수 있었던 건

뭔가를 깊이 계획하지 않았기에

성치도 않은 몸으로 혼자서 그렇게

떠날 수 있었던 거 같다.


이제껏 뭔가를 결정할 때 나한테 필요한

거라고 생각하면 크게 고민하지 않고,

결정을 했던 같다, 집을 계약한다거나,

뭔가를 배운다거나, 어디를 가는 것 등

말이다.


어차피 혼자 사는 내가, 결정해야 할

일이고, 누가 결정을 해줄 것도 아니니,

또 살 집은 누구나 필요한 것이기에

내가 생각한 몇 가지 조건들이 맞으면

그거에 크게 고민 없이 결정을 했던 거 같다.


여행지도 결정을 할 때도 가서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다음 날이라도 다시

오지 뭐'란 마음으로 떠났던 거 같다,

그리고 그다음 날 돌아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내가 떠나기 전에 다리도 불편한데,

거기다 언어도 안 통할텐데, 이 것 저것을

다 따지고 고민하다 보면 아마 난

피곤해서 여행은 한 군데도 떠나지

못했을 거다.


처음엔 뭔가를 혼자서 결정을 해야

한다는 것이 참 어려웠다, 첫 집을

구하는 거, 차를 사는 거 등...

이것저것 살면서 나에게 중대한 것들을

혼자서 결정하는 것이 참 부담스럽고,

누가 결정을 해줬으면 좋겠다란

생각이 들 정도로 힘들었는데,

그렇게 고민하면서 내린 결론은

'내가 아니면 아무도 결정해 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는 뭔가를 결정

하는 것에 크게 고민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고 해서 혼자서 하루이틀 만에

결정을 한다는 건 아니고, 나름 집을

계약한다거나 할 땐 꼼꼼히 살피고,

나름 시장조사(?)도 하고 결정을 한다.


근래에 가장 결정하기 어려웠던 건

나의 부러진 이에 임플란트를 심는

일이었다, 너무 예상치 못하게 갑자기

벌어진 일이고, 이가 너무 아팠지만 가격도

천차만별이고... 그래도 치과에서

일하는 조카가 있어서 그나마 빠른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아무튼 이런 모습을 보면 주변 사람들이

나한테 대단하단 말을 한다, 누구나

혼자 살면 나처럼 할 거 같긴 한데,

이렇게 혼자 살아가는 모습이 주변

사람들에겐 대단해 보이나 보다.


내가 이제껏 살아오면서 느낀 건

뭔가를 하고 싶으면, 먼저 시작을

해보는 것이 중요한 거 같다, 머리로만

생각하는 것과 막상 시작을 하게 되면

그 일을 잘 마무리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값진 결과를

얻게 되는 경우가 많다.


나는 뭔가 범죄행위가 아니면,

자신이 하고 싶은 건 해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병원 문턱이 닳을 정도로

병원을 가고, 집에 먹어야 하는 약은

집에 한 바구니가(?) 쌓여 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해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런 나에게도 참 어려운 건

사람을 대하고 만나는 일이다,

사람 만나는 건 참 적응이 안 되고,

쉽지가 않다. 무엇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 만나는 건 나에게 참 어려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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