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하게 혼자 있고 싶다~!?

혼자 있는데도 혼자 있고 싶었다는...

by Lena Cho

혼자 살아도 혼자 있고 싶은 마음이 문득문득

들 때가 있었습니다, 그래서 회사만 가면 넓은

사무실에서 다닥다닥 붙은 책상에 앉아 있는

것이 일보다 더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왠지 앞, 뒤 옆으로 앉은 사람들의 시선이 싫기도

하고, 문득문득 걸려오는 전화, 회사 메신저

찾아오는 사람, 말을 걸어오는 사람...

그럴 때마다 빨리 집에 가서 혼자 있고 싶단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하지만 당장 집에 갈

수 없기 때문에 점심시간이라도 혼자 있고

싶단 생각에 자연스레 점심 약속을 잡지

않았고, 그렇다 보니 점심시간이 회사에서

혼자서만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혼자서 카페에 가서 간단한 샐러드와

함께 오후 업무를 위해 잠시 눈을 감고 충전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카페 가기 아니면 날이

좋을 땐 햄버거나, 간단한 요깃거리를 사서

청계천 나들이도 할 수 있고, 치과도 가고

은행도 가고 간단한 쇼핑도 하고, 혼자다 보니

할 수 있는 게 많아지다 보니 출근해선 퇴근시간

보다 가까운 혼자 있을 수 있는 점심시간을

애타게 기다리게 된 거 같습니다.

더욱이 퇴근해서는 전화기도 멀리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전화기는

무음으로 되어있어 가끔 걸려오는 전화나

메시지도 제때 받기 어렵습니다. 그냥 격하게

혼자 있고 싶다란 마음이 반영된 나만의

힐링 방법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엔,

원래 엄마랑 같이 살지도 않았는데 혼자

있는 시간이 간혹 쓸쓸하게 느껴지면서

문득 왜 나는 지금까지 혼자 이러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예전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마냥 좋기만 했는데 지금은 혼자 있는 시간이

적막하게 느껴지면서 TV 소리에 예민한 내가

TV를 켜놓게 되는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퇴근하고 가만히 테라스에 앉아있으면

이웃집에서 들려오는 숟가락 부딪히는 소리,

음식 냄새가 갑자기 눈물이 날만큼 정겹게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혼자 있어도 좋은 냄새 풍기며 좋은 거 먹을

수 있고, 집에서 누워만 있어도 하루가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빠르게 지나가던 시간들이

갑자기 2배속, 3배속으로 천천히 지나가는

느낌입니다.

11월의 우리집 테라스 노을, 행주대교
11월 말의 우이령길

같이 살지 않았어도 늘 푸근한 마음의 언덕이

되었던 엄마가 더 이상 나와 함께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허전함이 마음의 병으로

찾아온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어쩌면 엄마도 이제 내가 나의 남은 시간은

더 이상 혼자 말고 사람들과 좀 더 어울리고

지내란 마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