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내 생각?! 서울에 두고왔지...참...

가끔 아무 생각이 없이 살아보기...

by Lena Cho

새해가 되고 나는 갑자기 일출을 사진이나,

TV가 아닌 나의 생눈(?)으로 보고 싶어 졌고,

일출하면 동해, 동해하면 일출이란 국룰(?)을

깨고 포항이 가고 싶어 졌다.


갑자기 왠 포항..? 좀 생뚱맞을 정도로 나에겐

뭔가 특별한 일이 있지 않는 한 갈 생각이,

아니 나한테 특별한 일조차 포항에선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생소한 곳이긴 한데 갑자기, 혼자서

포항이 가고 싶다.


하지만 서울과 포항은 거리도 너무 멀고,

무엇보다 난 포항에 아는 이도 한 명도 없지

않은가, 거기다 나는 포항의 명물이라 하는

과메기마저도 먹지 않으니까 나한테 포항에

관한 정보는 그저 포스코가 있는 공업도시란 거

빼고는 아는 게 없다, 그러면서 포스코 주가를

확인해보니 주가가 엄청 비싸다...여행 가는데

주가 확인은 왜..ㅋ


그러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포항제철이

포스코란 걸 한 번 더 인지하는 계기가 되었다,

사명이 바뀐 지 꽤 오래됐는데, 아직도

포항제철이란 말을 쓰는 사람이 많은 거 같다.


그리고 갑자기 생각난 건데 내가 나의 새해

첫 번째 일출 장소가 강원도가 아닌 포항이

된 것은 순전히 강원도보다 덜 추울 거 같고,

아무래도 서울보단 아랫지방이니까 눈이

오지 않을 거 같아서다, 나름의 치밀한(?)

있었던 것이다.

친구가 포항 갈바엔 부산이 낫지 않겠냐며

부산을 추천했지만, 복잡한 서울에서 좀 덜

복잡할 거 같은 곳이 또 포항이었다.


아무튼 나는 새해가 되고 며칠이 지난 어느 날

옷장에 캐리어를 꺼내 짐을 싼다,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이 캐리어를 몇 번을 꺼내고 넣기를

반복했겠지만 정말 오랜만에 캐리어를 꺼내 짐을

싸다 보니 감회가 새롭다. 딱히 일정을 잡고 가는

아니어서 따뜻한 옷가지 몇 벌을 접어 넣는다.

수하물 찾을 때 쉬우라고 노란색 끈을 묶어놈

그리고, 그 짐을 챙겨 또 나의 여느 여행처럼

호텔 예약도 없이 레나조의

'노빠꾸 무작정 여행'을 시작한다.


우리 집에서 377km 평일 낮인데도 족히 4시간

소요, 거기다 나는 두 번 정도는 휴게소에 들를

예정이니 최소 5시간은 걸릴 거 같다.


출발하면서도 가끔 나의 이런 추진력에 나도

놀라기도 한다, 그냥 뭐 한마디로 'ㄷㄷ대다나다'

정도로 요약하면 될 거 같다.


하지만 '늘 계획만 세우고 한 번도 떠나지

못하고, 그러다 떠날 의욕마저 잃고 사는 것'보다

나을 거 같다는 나름의 의미를 마구 부여하며

나에게 용기를 불어넣으며 출발~


특별히 계획을 세우지 않고 떠나는 거니까,

내가 어디서 머물지, 어디를 갈지... 모르겠다.

또 무엇을 먹을지는 사실 나는 현지식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이 아니라 포항 가서도 기껏 내가

사 먹는 음식은 카페에서 커피와 베이글 아니면

파스타, 쌀국수나 기껏해야 해물 칼국수 이런

등을 사 먹을 거 같다.


여행 추진력은 갑인데 먹는 건 굉장히 소심하고

겁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나에게 새로운 음식의

대한 도전은 늘 어렵다.


포항은 생각했던 거보다 멀고, 평일 낮에도

고속도로는 한가하진 않았다.

도착하자마자 곤륜산을 가려고 했는데,

나도 초행길인 데다 네비가 자꾸 차를 전혀

세울 수 없는 도로 한가운데서 목적지에

도착했다고 해서 산 입구를 코앞에 두고 산 둘레를

두 번이다 돌다 잠시 현타가 와서 길에 보이는

카페에 들어가 잠시 브레이크 타임을 갖기로

했다.


포항 도착하자마자 등산은 무리야, 좀 쉬었다

가자란 말로 위안을 하면서 들른 카페는 해안가

옆에 서울 근교 카페 부럽지 않을 정도로

인테리어도 예쁘고, 특히 바다 뷰가 정말

예뻤는데 커피값은 예쁘지가 않다, 따뜻한

아메리카도 한 잔에 6000원... 그렇지만

도착하자마자 포항 바다에 취저 당하기에

충분한 뷰 맛집이었다.

그렇게 커피를 한 잔 드링킹 하고 심신을

안정시킨 뒤 온 길을 다시 돌아 등산 입구를

찾다가 어떤 좁은 임야로 들어갔다가 여긴

아닌 거 같아서 차를 돌려 나오니 도로 건너편에

있는 등산로 입구 발견...


늦은 만큼 급하게 차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직각에 가까운 오르막길... 아...

앞에 올라가는 사람들을 따라 오르막길에

오르니 또 다른 오르막길에 급커브길, 겨울인데

한낮의 등산은 조금 덥다, 그리고 나는

급하게 온다고 생수 한 병 없이 왔는데

햇살이 나만 비추는 거처럼 겨울 햇살이 뜨겁고,

목이 타지만 어쩔 수 없다... 그치만 목말라...

직접 보면 경사 70도는 될 듯하다,마지막 오르막길

한 오르막길을 오르면 좀 더 급경사에 다른

오르막길을 몇 번을 더 올라가다 혼자 내려오는

여성분께 얼마나 더 가야 정상이냐고 물으니

지금 온만큼 더 가면 된다고 해서 나도 모르게

너무 놀라 '진짜요?'라고 묻자 그분이 갑자기

나한테 한다는 말씀이 '정상 사진 보여줄까요?,

사진을 봐야 갈 수 있지'하면서 친절하게 본인

휴대폰에서 본인 독사진 찍은 걸 보여주신다,

그러시면서 정상이 정말 예쁘니까 나도 누구한테

찍어달라 해서 꼭 독사진도 찍고 오라면서

본인도 그랬다고 하시면서 쿨하게 내려가신다..


난 그냥 이 오르막길이 얼마나 더 가야 끝나는지

물었을 뿐인데 그분의 작은 위로(?)가

갑자기 힘이 되어 열심히 오르다 보니 아~

한 번 더 급경사 길이 나오고 끝이 보였다,

역시 오길 잘했다는 생각에 나만의 잠시

포토타임을 가진 뒤 한참을 정상에 앉아있었다.

올라 오길 잘했다~

산에서 내려와 잠시 인터넷을 뒤지니 근처에

석양이 예쁘다는 곳이 있다 하여 거기를 들른 뒤

숙소로 가기로 했는데, 도착한 곳 역시 계단에

오르막길...이라서 그리고 난 이미 등산을 한 번

다녀 온터라 가볍게(?) 산책만 하고 저녁을 먹은

뒤 숙소로 왔는데 호텔은 바로 바닷가 앞이라

급하게 예약한 거치고 나쁘지 않았다, 왜냐하면

바닷가 근처 중에서도 저렴한 숙소로 예약을

했기 때문이다.

계단 스압주의..; 내 연골은 소중하니까 담에 오자...

호텔 근처는 아마도 포항중에 이곳이 핫한

곳인지 여러 음식점과 대기업 프랜차이즈

커피숍, 호텔들이 즐비해 있었다.

나름 1일 2 등산 여파로 숙소 바로 앞에 있는

바다는 테라스에서만 감상하고 일찍 잤는데,

다음날 일어나니 온몸이 특히 다리가 엄청

뻐근했다, 오자마자 등산... 의 여파가 내가 어제

왜 그랬을까 하는 후회... 해도 이미 내 몸은...

내 몸이 아니다.


이곳은 1박밖에 예약하지 않아서 체크아웃을

하고, 어제 구경하지 못한 숙소 앞 해변가를

걸어보기로 했다, 먼저 대기업 커피숍에서 커피

한 잔을 테이크 아웃해서 따뜻한 햇살을 받으며

바닷가를 걷고 있으니 마치 이곳이 외국 같았다,

더욱이 멀리 보이는 포항제철 인더스트리가

더 외쿡 같은 느낌을 자아내는 느낌이다.

Industry vibes~

포항에 온 지 며칠 되지 않았지만 포항 어디를

가도 바닷가 너머에, 심지어 운전 중 도로에서도

포스코가 보였다, 역시 포항은 포스코의 도시

같은 마치 포항이라 쓰고, 포스코라 읽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하루 종일 굴뚝에서 얼마나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지 어서 하루빨리 친환경 공법이

발달해서 매연이 감소하길 바라본다.


이런 이유들로 그냥 포항 바다는 좀 깨끗하지

않을 거 같은 느낌이었는데 겨울이라 그런지

바다가 굉장히 깨끗해서 내가 가졌던 편견이

깨지는 계기도 되었다.


혼자 여행은 내 맘대로 계획, 아니 계획 같은 게

없어 좋다, 차를 타고 가다가 바닷가에 들려

한참을 바다 멍도 때리면서 햇빛 멍, 물 멍 온갖

할 수 있는 멍은 다 할 수 있다, 즉 잠시 멈춤의 시간이 좋았다. 그렇게 온갖 멍 타임을 갖은 후

나름 포항에서 핫하다는 구룡포 일본가옥거리도

가봤는데 무슨 동백꽃? 인가하는 드라마

촬영지라서 사람들이 많았다.


난 그 드라마는 본 적이 없어서

인파를 피해 골목길만, 둘러보았는데 여느

한적한 바닷가 작은 마을이 드라마 촬영지가

되면서 급하게 핫한 장소로 바뀐 그런 느낌의

가게들이 즐비해 있었다.

다시 나는 또 해안도로를 달려 내 뒤로 지는

노을을 백미러로 보며, 어느 한적한 어촌

마을에서 저물어가는 석양을 볼 수 있어 좋았다.

Sunset
노을

그렇지만 나에겐 바다보단 역시 산이 좋다,

그래서 첫날에 가려다 산책만 하고 왔던 곳을

내일 다시 가기로 했다.


역시 숙소로 돌아오니 어제 장시간 운전과 투

등산의 피로받고, 오늘의 피로까지 득템(?) 한

덕에 이제 온몸이 뻐근하다..; 그 일본거리도

언덕이 심한 데다 바닷가 모래사장을 생각 없이

걸은 탓에 다리가 너무 무겁다, 생각을 좀

챙겨 왔어야 하는 건데...


다행히 내일 일출은 호텔 바로 앞 해변에서 볼

수 있었는데, 해 뜨는 시간이 7:34분이라 하여

7시를 좀 넘어 해변가를 한 참 거닐다 해 뜰

시간이 지나도 해는 떠오르지 않고 춥고, 다리도

아프고 해서 숙소로 돌아오려 하는 찰나에

갑자기 거짓말처럼 해가 정말 예쁘게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멀리서 온 보람이 이걸로 충분해지는 느낌이다.

와우~나의 새해 첫 해돋이, 올 한 해 잘 부탁드려요~~

해돋이를 보고 좀 휴식을 취하고 아점으로

나시고랭을 먹고, 그 첫날에 산책만 하고 온 곳을

다시 가는 길에 이쁜 바다를 발견하고는 급히

공터에 주차를 하고 계단을 내려가니 한적한

바닷물이 정말 깨끗하고 날씨가 정말 좋아서

한참을 거기 앉아 있었다, 이번 포항 여행에서

좋았던 곳 중 3위안에 드는 곳이다.

물이 정말 깨끗해서 기분이 좋다

다시 가려던 곳이 사방기념공원인데, 도착하니

이미 시간이 3시가 넘는다, 여기도 갯마을

차차란 드라마 촬영지였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주차장에 차들이 많았다.

나는 가파른 계단길 대신 좀 돌아가는 임도로

가기로 했는데 와 여기도 언덕이...언덕 트라우마

생길 거 같아...


그래도 날씨도 좋고, 소나무가 많아서 솔내음이

은은하게 나니 좋았다.

저기 꼭대기까진 가지 못했다는...다리아포..

4일째는 좀 피로가 풀린 거 같아, 호텔 로비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고 호텔 주변에 공원이 있다

해서 거기로 잠시,, 산책을 다녀오기로 했다,

이른 시간임에도 사람이 꽤 있었다.

크게 춥지 않다, 포항 탁월한 선택이였다

그런데 난 공원까지 올 생각이 없이 나와서 한

겨울에,, 양말도 없이 슬리퍼... 쩝;; 사람들이 날

이상하게 보는 거 같아 급하게 호텔로 돌아와

잠시 쉬고 주변에서 밥을 먹은 뒤 포항에서 가장

기대했던 선바우 해안길을 갔다가 노을이 예쁘단

카페에 가기로 했는데 오늘 날씨가 흐려서 예쁜

노을은 보지 못해 아쉽다, 대신 카페에서 잠시

이번 여행 정리를 해본다, 낼 서울로

갈 생각인데... 마음이 좀 뭔가 섭섭하다.

선바우 길, 예쁘다
노을은 구름에 가려 볼 수 없었다.

그래서 사람들이 여행으로 왔다가, 여행지에

눌러앉게 되나 보다...


서울에서의 삶도 여행처럼 살면 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