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괜찮아지고 있습니다..

백만 번의 다짐, 아마도 나는 꽤 잘 지낼 거에요...

by Lena Cho

여러 글에서 몇 차례 말했지만 난 눈 오는 겨울이

썩 좋지 않다, 몸이 건강하지 못한 이유도

있지만 겨울에 동이 트기도 전에 출근을 해야

할 때 밤새 눈이 내린 눈이 쌓여 있으면 출근길이

지옥길이 된다, 교통체증은 차치하더라도

길 위에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차가 밀리거나

바퀴가 헛돌 땐 운전석에서 별 거 한 것도 없이

등에 식은땀이 샘솟는다... 실제로 그런 날

내 앞에서 차들이 미끄러져 부딪히는 추돌사고도

몇 번 목격한 적도 있다. 그럴 때마다 얼마나

마음을 쓸어내리는지...


생각해보니 운전을 하기 한참 전인 어릴 때도 눈

내리는 겨울이 달갑지 않았다, 역시 어릴 때부터

몸이 좋지 않은 이유가 가장 크기도 하지만 아픈

사람에겐 겨울이 가뜩이나 몸이 자유롭지 못한데, 추위로부터도 더 제약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아픈 사람들이 다 나 같진 않겠지만 적어도

나한텐 겨울이 썩 내키지 않는 계절이다.

뭐 내가 내켜하지 않는다고 겨울이 안 올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한 가지 이점은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땐 환자 입장에선 겨울이 좋다,

계속 누워있어야 하는 환자에겐 욕창 문제도

있고 에어컨이 있다 하더라도 여름엔 상처가

덧나기가 쉽기 때문이다.

마늘밭, 새싹이 올라온 상태인데 눈이불이 덮였다.

아무튼 요 며칠 함박눈도 내리고, 이후

혹한긴 가? 싶을 만큼 차가운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고 있는 요즘, 겨울이어서 좋은 점도 꽤

있다는 걸 깨닫게 다, 뭐 벌레가 없는 건

당연한 거겠지만 과일을 사다 굳이 냉장고에

넣지 않아도 빨리 상하지 않는 게 좋다, 난 원래

차가운 음식을 그다지 선호하는 편이 아니어서

웬만한 바로 먹을 음식은 냉장고에 잘 넣지

않는데 더운 날에 그것을 가끔 깜박하고 그

기일이 길어져 음식을 버려야 할 때도 꽤 여러 번

있었는데 요즘은 그러는 경우가 없어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내가 좋아하는 온도에서

먹을 수 있어 좋다.


그리고 이렇게 추운 날에 내가 사진을 보고 있나

싶을 만큼 깨끗하다 못해 시린 하늘을 볼 수 있는

것도 겨울의 묘미이다.

회사, 눈부신 파란하늘도 좋지만 집에 가고싶어..;

봄, 가을은 웬만한 사람들이 다 좋아하는

계절이니 건너뛰더라도 무더운 여름도

생각해보니 꽤 좋은 점 이 있다, 가끔 여름에

시골에 가면 동이틀 무렵에 온갖 새들이

지저귀는 새소리, 풀벌레 소리들이 참 좋다,

그러다 정오쯤 되면 태양이 자라나는 곡식을

다 태워버릴 거처럼 뜨겁다가도 어둠이 찾아오면

한 풀 꺾이는 더위에 열대야라 치더라도 한 층

시원하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서울 우리 집에서 맞는 열대야는

없었으면 하는 여름의 불청객 중 하나이다.

그런 날은 하루 종일 에어컨 없인 30분도

버티기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다 다음 달

전기세 고지서를 보고 한 번 더 열이 올라

놀라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름이 만드는 숲길의 늘어지게

피어나는 푸르른 녹음은 여름에 절대 놓칠 수

없는 행운이다, 그래서 다들 더운 여름에도

목에 긴 수건 하나씩 두르고 흐르는 게 땀인지

물인지 헷갈릴 정도로 흘리면서도 그렇게 산을

찾나 보다 하는 생각이 든다.

가끔 집근처 동산 등산(?) ~

나이가 어릴 땐 싫은 건 그냥 싫은 거였고,

싫은데 이유가 없었다면 한 살씩 늘다 보니

싫은 것도 좋아지고, 좋은 것도 가끔 귀찮아

지기도 한다.

구름 한 점 없는 어느날의 겨울하늘

나이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내가 막 나이

얘기를 할 만큼 나이가 많진 않지만 그래도

한 살 한 살 먹다 보니 삶을 대하는 태도는

조금씩 달라지는 거 같다, 되도록이면

남을 먼저 배려하고 또 그 속에서 나 자신도

배려하는 마지노선을 찾으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도 딸 부잣집에 막내다 보니, 어딜 가도

아직 막내 티가 나다보다, 사람들은 내가 먼저

막내인 걸 굳이 말하지 않아도 독심술가라도

되는지 내가 막내인 걸 꽤나 잘 맞춘다, 사실

독심술가가 아니어도 나도 모르게 나의 미숙한

행동이 어딘가에서 막 샘솟는 걸보고 단번에

나의 대한 신장정보를 꽤 뚫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막내로 태어나고 싶어 막내로 태어난

건 아니니 내가 어디 가서 주체 못 할(?) 못 할

정도로 막내 티가 나는 건 비단 나만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국 문화에서도

그런지 모르겠지만 한국은 특히 막내에 대한

애착심이 강한 거 같다. 막내도 잘 해낼 수 있는데

못 미더운 시선 등이 있는 거처럼 말이다,

그래서 우리 엄마는 병상에 누워 당신은 꼼짝도

못하시면서도 내가 며칠만 병문안을 못가도

내가 아파서 못 오는 거 아니냐고 온 동네가

떠나가도록 그렇게 우시고 날 걱정하셨으니

말이다.


이제 나와 엄마는 시공간을 초월하는

사이가 되었으니 나도 이제 엄마한테서

좀 자유로워져야 되겠다고 그래서 이젠 좀

막내 티를 벗고 성숙한 사람이 되어 처음으로

엄마가 없는 연말을 담담히 보내겠다고,

또 다가오는 새해도 덤덤하게 맞이하리라고

다짐을 해본다.


연초가 되면 당연히 엄마한테 누구보다 먼저

달려갔겠지만, 이젠 새해 연휴에도 마음속에서

자유롭게 엄마를 그릴 수 있으니 올 해까지만

엄마를 더 이상 물리적으로 만날 수 없는 것에

대해 슬퍼하기로 하자...


사람이 어려운 일을 겪고 나면 한 층 더 성숙해

진다고 하는데, 나도 이제 막내 티를 좀 벗고

한 층은 아니더라도 새해에는 반층이라도

여러모로 더 성숙해진 내가 되길 바라본다.


Wishing you all peaceful the end of year,

thank you for replying and liking.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