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자는 없지만 강아지는 있어요.

응급실 방문기

by Lena Cho

얼마 전엔 토리랑 같이 있다가

넘어지면서 허벅지 쪽에서 뚝 소리가 나서

당시 발을 땅에 디딜 수가 없을 만큼 아파서

급하게 응급실에 간 적이 있다.


혼자서 차를 끌고 가서(내 차는 다리가

불편한 사람이 손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차이다)

응급실 바로 앞에 주차를 하니 주차요원분께서

내쪽으로 오셔서 내 상태를 보시고는 바로

휠체어가 필요하냐고 물으시면서 보호자는

없냐면 내 차 안을 둘러보시며 물었다.

나는 혼자고, 휠체어를 주실 수 있으면

부탁드린다고 말씀을 드리자,

주차요원이신 연세가 좀 있어 보이는 아저씨는

나를 한 번 더 보시더니 휠체어를 가지러

가셨다. 난 그 시간이 좀 길게 느껴졌고,

시동을 끈 차 안에서 다리를 부여잡고 있었다.


얼마 지나 이내 아저씨는 휠체어를 끌고 오셔서

경험이 많으신 거처럼 내가 내리는 쪽으로

차 문을 활짝 열고 휠체어를 운전석 가까이에

붙여 주셨다. 그리고 나는 조금씩 벌레처럼

꿈틀거리면서 휠체어에 올라탔고,

안됐다 싶으셨는지 아저씨는 한 번 더 보호자는

없는지 물으셨다. 없는 보호자를 어쩌란 건지...

나는 속으로 토리(강아지) 말고는 없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 말은 삼키고 다시 한번

보호자는 없고, 혼자 왔다고 말을 하자

아저씬 내가 탄 휠체어를 밀고 응급실

안으로 갔다.


그러자 또 응급실 앞을 지키는 경호원 같은

사람이 내 옆으로 왔고, 경비 아저씬 나를

그분한테 인계한 뒤 응급실 밖으로 나가셨다.

그 경호원은 응급실 접수 카운터로 나를

데려갔고, 나는 접수 직원한테 내 상태를 간단히

말하자 매우 업무적인 말투로 응급실에서

진료 후 경증으로 판단이 되면 병원비에

90%가 본인 부담이라고 얘기를 했다.


응급실은 병원비도 많이 나오는 곳인데,

90% 본인부담이란 얘기를 듣자 실비보험

하나 없는 나는 한 번 더 좌절감이 들었지만

어쩔 수없이 나는 접수를 했고, 응급실 앞에서

대기하자 응급실 안으로 들어오라는 호출이

있었다. 젊은 경호원은 내가 탄 휠체어를

밀어 응급실 간호사에게 또 인계를 해주었다.


나는 좀 더 구체적으로 원래 다리가 불편하고,

넘어지면서 허벅지에서 뚝소리가 난 뒤 발을

전혀 땅에 디딜 수 없을 만큼 아프다고 얘기를 했다.

그러자 오늘 정형외과 진료를 담당하는 의사들이

다 학회를 가서 처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고

하였다. 이렇게 큰 병원에 그것도 응급실에

다리 아픈 사람 한 명 볼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게

뭔가 싶었지만, 또 한편으로 병원비 때문에

잘됐다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렇게 별 소득없이 간호사는 다시 나를

경호원에게, 경호원은 또 처음에 만났던

경비 아저씨에게 최종 나를 넘겼고,

경비 아저씨는 또다시 나를 차 운전석 쪽으로

내가 탄 휠체어를 붙여 주시면서 본인을

잡고 타라고 하셨다.

그러시면서 또 혼자서 힘들겠네,

보호자도 없이'라고 말을 하셨다.

그 아저씬 혼자 힘들게 왔을 내가,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또 혼자서 다른

병원을 찾아갈 내가 안타까우셨는지

내가 타자마자 벌레 들어간다고 얼른

차 문을 닫으라고 하면서 내 쪽으로

날아오는 러그버그를 손짓으로 내

쫒으시면서 차 문을 닫아주시고,

나가는 방향을 안내해 주셨다.


순간 눈물이 쏟아질 거 같았지만,

나는 의연하게 차를 돌려 응급실을 나왔다.

오면서 병원에서 안내받은 동네 작은 병원

응급실에 가려고 했지만 주차가 불편해

보여 월요일에 병원비 크게 걱정 없이 병원에

가기로 하고 방향을 집으로 돌렸다.

내가 집을 나와서 한두 시간 안에

집에 도착을 했는데, 집에 혼자 있던 토리는

나를 오랜만에 본 거처럼 반가워 날뛰었다.


그런데 진짜 신기하게도 나한테 막 달려

들진 않았다. 그냥 내 옆으로 와서 더운

여름 아픈 다리를 끌고 힘겹게 온 나의

땀내나는 나의 팔을 핥으려고만 했다.

넌 나의 보호자고, 나는 너의 보호자야~

신기하다... 내가 처음 다리가 아팠을 때

나도 너무 놀랬고, 같이 있던 토리도

놀랐을 거 같다. 그러면서 내가 토리에게

엄마 다리 아프다란 말을 계속했었는데,

토리도 예전 같지 않은 나의 움직임에

뭔가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짐작한 거 같은

느낌이다.


더 신기한 건 실외배면만 하는 토리를

산책을 위해 밖에를 나가야 하는데,

지금은 흔들리는 바람에도 균형을

잡지 못하고 넘어질 정도로 다리가 아파서

토리 리드줄을 잡고 산책을 하기엔 너무

위험할 거 같아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집 앞에서 잠깐 쉬만 누게 하려고 리드줄을

매지 않고 나가면 골목 여기저기 너무 뛰어

나가고 싶어 엉덩이가 들썩들썩하면서도

나가면 집 앞 전봇대에 쉬만 한참 본 뒤에

우둑허니 움직이지않고 서있는 나를 바라보고

서있다. 눈빛은 골목 이곳저곳으로 금방

이라도 뛰어가고 싶은 눈치인데도

내가 '토리야 엄마 다리 아파 집에 가자'라고

하면 정말로 내쪽으로 와서 집으로 향한다.

정말 너무 신기하다.

동물이 말은 못 하지만, 상황은 너무

잘 이해하는 거 같다.


아프면 나를 보살펴 줄 보호자도 없지만,

토리를 보살펴 줄 사람도 없어져서

그 상황이 좀 답답하긴 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되겠지란 마음으로

이만하길 다행이다란 아니 감사하단

마음으로 살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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