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한테 신뢰감을 줬어

by Lena Cho

나의 사랑스러운 아기 토리,

토리는 유기견 보호소에서 내가 입양한

몰티즈 애완견이다.

이제 만 2년을 꼭 채워 횟수로 3년이

넘어가고 있다.

그러는 동안 토리도 많이 변했다.


짖지도 않던 아이가 다른 사람이 오면

반가워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짖거나,

사료를 주기 전에 내가 밥줄 준비를 하면

빨리 달라고 짖는다. 처음에 왔을 땐

너무 조용한 아이였는데, 이제 너무

짖어서 문제일 정도이다.


가끔 자기가 사료를 빨리 먹고 내가

밥을 먹고 있으면, 내 옆에 앉아 있다가

내가 아는 척을 하지 않으면 갑자기

큰 소리로 한 번 짖을 때도 있는데,

이럴 땐 내가 깜짝 놀랄 정도이지만 이런 건

너무나 이유가 명백한 거라 괜찮은데,

길에서 할머니나 할아버지를 보면 짖는데,

무슨 트라우마가 있나 보다.


유기견인 토리의 내가 알 수 없는 과거...

어떤 사유로 토리는 유기견이 되어

나한테 왔을까... 하는 안타까움과

사유가 궁금해진다...


아무튼 이런 토리 우리 집에 와서

가장 많이 달라진 건 내가 토리의 어디를,

언제 만 저도 놀라거나 싫어하는 기색이

전혀 없다는 거다.

이게 정말 매일 놀라운 경험이다.


처음엔 발이나 꼬리를 만지면 깜짝 놀라면서

자리를 피하거나 했는데, 지금은 발은

발대로 꼬리는 꼬리대로 내가 여기저기를

마사지해저도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다. 특히 토리는 앉거나 포박당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지금은 내가 앉아 있으면 나의

다리 사이로 들어와 몸을 감싸고 누워 있는다.


토리는 어쩌다(?) 이렇게 나를 신뢰하게 됐을까..

정말 늘 매일 눈으로, 손끝으로 경험하면서도

신기하다. 내가 누군가를, 또는 이렇게

누군가에게 신뢰감을 준 적이 혹은 받아 본 적이

있는지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엄마한테 아니고서는

이렇게 커다란 신뢰감을 준 적도, 받아본 적도

없는 거 같다.


사실 우리 엄마는 꼼짝도 못 해서 요양병원에

누워만 있으면서도 다리가 불편한 나를 늘

걱정하셨다...

이것도 지금 생각해 보니 놀라운 일이다...

어떻게 엄마는 꼼짝도 못 하시고, 누워만

있으면서도 내가 갈 때마다 망상이다

싶을 만큼 나를 걱정을 하시면서 어떻게

사셨는지...

떠나시고 나니 엄마의 빈자리가 더 크게

느껴지는 부분이다.


새삼스레 이렇게 무한 신뢰감을 받고,

신뢰감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게 참 감사하다는 마음이 든다.


부모, 자식관계에서 그런 건 당연한 거 아니야?!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서로가 노력을 해왔기 때문에 그런 것이

쌓이고 쌓여 무한 신뢰감이란 게 생긴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와 토리와의 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 생각한다. 목발을 짚고도

매일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산책을

시켜주고, 산책 때마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핥고, 빠는 토리에게 나는

늘 매 번 끼니때마다 토리의 식기를

씻어 사료를 준다.


가끔은 토리가 산책 중에 아무거나 주워

먹어서 내가 화가 났을 때는 가끔 내가

이렇게 해서 주는 게 무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긴 하지만 말이다.


나는 마음에 없는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이다, 한 마디로 빈말을 잘하지 못하는

편이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토리는 사람은 아니지만 토리한테도 최선을

다하고 싶다. 그래서 토리도 나한테 조금씩

얼어붙었던 마음을 녹여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사람들과 대화를 할 땐 그 사람의

장점을 찾아 좋은 말을 하는 편이다.

그런데 그것도 마음에 있어야지 억지로

마음의 없는 말을 지어내어하지는 못한다.

나는 나의 마음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회성이 많이 떨어져 보이는 사람이기도 하다.


며칠 전 새해를 맞아 친구들과 모임을 가졌다.

용인과 평택에 사는 친구가 같이 우리 집으로

와서 내가 미리 예약해 놓은 우리 집 근처 중국집에서

코스 요리를 먹었다. 나는 최대한 좋은 자리로

예약을 해달라고 부탁을 했고, 그 얘기가

잘 전달이 되었는지 인원이 3명밖에 안되는데도,

룸으로 예약을 해줘서 친구들과 조용히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무한 신뢰가 없는 사람이라도

이렇게 편하게 왕래를 하고, 만나서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참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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