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탄올을 좀 과하게 분 거 같기도 하고...별일 없는 그냥 평범한 보통의 날이 좋다,
점점 더 큰 이슈 없는 보통의 날에 감사하는
마음이 드는 건 나이가 들수록 더 강해지는
느낌이다, 물론 나한테 국한된 일일 수 있지만
하루하루 무탈하게 살아내고, 그 아무 일 없음에
감사하고 말이다.
점점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많은 시간을
테라스에서 보내고 있다, 그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하루하루 변하는 날씨와
식물들이 자라나는 시간을 함께 하는 일이다.
비싼 품종의 식물도 아니고 고급진 동네에 넓은
테라스도 아니지만 이곳에서 보내는 시간이
좋다. 어쩜 테라스가 좋은 건 아니고 그냥
혼자서 멍 때리는 시간이 좋은 거 같기도 하다.
아침에 비가 오고 나서 푸르름이 점점 더
짙어지고 있다, 계절의 변화를 이 작은
테라스에서 작게나마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것도 이곳의 큰 장점이다.
친구가 쿠팡 플레이 한 자리를 고맙게도
공유해줘서 요즘 '프렌즈'라는 미국 시트콤
드라마를 시간 될 때마다 테라스에 앉아 보고
있다, 왜 때문인지 화면이나 자막을 보지
않아도 큰 흐름들의 대화가 들리는 건 다른
미드에 비해 발음이 훨씬 정확하고 주인공들의
대화가 크게 빠르지 않은 이유도 있을 거 같다는
개인적인 느낌과 여러 캐릭터들의 연기와
나의 웃음코드가 맞아서 더 귀에 잘 들리는 거 같다.
무엇보다 그들이 쓰는 문장이 크게 복잡하지
않고, 어렵지 않은 어휘 때문에 잘 들리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지만 문제는 그냥 알아들을
수만 있다는 게 함정이다,
나의 입은 그들의 긴 문장을 따라 할 수 없으니
말이다...
여러 개 언어를 구사하는 사람을 보면 늘 신기
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까지 하다.
언어의 특화된 뇌 영역이 있다고 하는데 갑자기
나의 그쪽 영역은 지금이라도 특화될 기미라도
있는 건지 궁금하다, 외국 호텔에서 전화로
로비에 뭔가를 얘기하려 할 때마다 긴장감이
드는 걸 보면 말이다.
그래서 가끔은 내가 할 말을 메모까지 한 후에
통화를 하고 나서도 나의 영어 실력에 현타가
올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아직 나의 언어능력을 담당하는 뇌 파트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 한 건 확실한 거 같다.
무한한 노력 요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