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회사를 때려친다.
얼마 전 어머님이 통화 중에 애옹이 얼굴이 부어서 돌아왔다고 했다.
아마도 애옹이가 나갔다가 어디서 다른 길냥이에게 맞았거나, 뭐에 물렸을 것 같다고 하셨다.
그래서 걱정이 되어 다음날 전화를 다시 해봤더니, 부은 얼굴은 가라앉았다고 괜찮은 것 같다고 하셨다.
아마도... 길냥이한테 냥펀지로 맞은 것 같다.
풀밭에 벌레만 봐도 마치 지가 사냥이라도 할 줄 아는냥 조심조심 사냥감을 노리듯 다가가서 풀쩍 뛰며 무언가를 잡는 듯한 시늉으로 '이래 봐도 나 고양이야...'라는 행동을 한다.
하지만 아니나 다를까...
우리 애옹이가 산전수전을 지나 공중전을 겪었을 듯한 맹수 같은 길냥이를 대적하기에는 턱없이 약해 보였다.
그래서 하루는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저렇게 길에서 살지도 못하는데.... 맞고 다니느니 안에서 데려와 키울까?"
그러자
남편은 "저렇게 자연에서 행복하게 뛰노는데... 집에서 키운다고 집에만 두면 우울증 걸려..."라고 했다.
맞다... 애옹이를 데려와 집안에서 키우는 건 나의 생각일 뿐 저 넓은 밭과 풀과 나무 사이를 너무 행복하게 뛰노는 애옹이를 보면,
'아... 그래 집 안보다는 저기 자연에 뛰 놀 수 있는 저 환경이 나쁘지 않은데... ' 싶은 마음도 든다.
나는 사회에도 저런 애옹이스러운 누군가가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마치 나처럼....
집안에서 조용히 깃털을 가지고 살랑거리며 놀아주는 것에 행복을 느끼기에는 너무 자유를 사랑하고...
또 밖에서 자연과 온전히 어우러져 길냥이와 맞짱 뜨며 살기에는 많이 약한....
나도 그렇다!
그냥 한정적인 내 상황에 맞춰 내가 원치 않는 일과 원치 않는 급여를 받고 일을 하기에는
'나의 가능성이 그래도 좀 더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고..
막상 저 불구덩이 같은 사회에 너도 한 대 때리고, 나도 한 대 치며 우리 함께 뒹굴어 보자 하고 살기에는 약하다.
예전에도 내가 문에 서 있으면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문턱에 서있지 말라고 그러시며 날 혼내셨는데...
나는 자꾸 사회 어딘가 문턱에 서있는 느낌이 든다.
어디로 가야 할까?
'조금 더 거친 사회를 더 열심히 견뎌내면, 내 잠재력을 더 활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는데...
미련과 아쉬움이 많지만
저런 생각을 내려놓고 그냥 여기서 만족할까?
그냥 상황에 맞춰 살아야 할까'
아니면 그래도 내 나이가 마흔...
아무래도 10년 20년 어쩌면 30년 시간이 길기에 '더 치열하게 저 너른 들판에 뛰어들어야 할까?' 아직도 고민이다.
자~ 여기 질문이 있다.
나는 여기 어디에 속할까?
이 글을 읽는 분은 어디에 속하시나요?
1. 래서판다형 – 싸울 줄도 모르고, 사납지도 않고, 본인은 누군가를 위협한다고 손을 번쩍 들지만 너무 귀엽고 마냥 이쁘다.
너무 약해서 개체수가 줄어가지만 모두에게 무해하여 사랑받는 귀염형.
실은 어떤 상황에서든 상대를 물지 않고 공격하지 않으며 자신을 다스리는 겸손한 초고수 내공의 소유자!
2. 초식동물형 – 싸울 줄은 모르지만 뭔가 오늘 느낌이 쐐한데 하면 맞아떨어지는 본능을 소지한 캐릭터로 여기저기 육식동물이 널뛰는 사회를 기가 막히게 도망 다니는 생존형 눈치를 탑재한 형!
3. 육식동물형 – 본인이 힘 좀 쓰는 걸 알고, 느긋이 있다가 누군가 자신의 자리를 위협한다.. 싶으면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어 사냥하며 ‘건들지 마라.. ’ 하고 아우라를 뿜는 형!
4. 파충류형 – 일전에 '무엇이든지 척척해내는 도마뱀' 노래가 있다.
이처럼 일할 때 똑 부러지며 조용히 있는 듯 하지만, 언제 눈이 돌지 모르는 캐릭터로~
누군가 가만히 있는 자신을 '툭' 하고 건들어 성질이 나면...
한번 돌면 보이는 게 없이 다 잡아먹는 도른 자 형!
5. 비둘기형 –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주는 것 없이 하는 것 없이 미움을 받지만 너는 짖어라 나는 내 갈길을 가겠다.
누가 뭐라 하면 ‘어쩌라고~.’ 하며 모든 길이 자신의 세상인 양 돌아다니는 내 스타일대로 약간 미친형!
아..... 내가 학교에서 배웠던 사회는 선의, 도의, 정의였지만, 이렇게 정리하고 보니...
사회는 역시 ‘내가 강해서 버티는 게 아닌 버틴 자가 강한 것이라는.... ’ 강함과 약함만이 존재했다는 걸 다시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