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에게 보내는 편지
민재야.
여행가 보다는 산책가가 되어라.
시대가 변해서 이제는 목적론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는 것의 미덕이 많이 사라지고 있고, 민재가 어른이 되는 사회에서는 더욱 더 그럴 거야.
목적론적이라는 건..
- 목표를 정해놓고 그 목적에 부합하는 행동만 하는 것 (대학입시를 위한 교육)
- 무조건 노력만 열심히 하는 것 (비효율적인 노동)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하냐면 인생을 마치 산책하듯이 이리기웃 저리기웃 지금의 환경과 주변과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사는 태도를 유지하는 거야. 왜냐하면, 성공하거나 행복한 삶을 살거나 하는 "지름길"이 아빠 때와는 달리 많이 없어졌거든. 아빠 때는 공부열심히 해서 대기업가거나,공무원되거나 하면 기본적인 삶의 질은 보장되고 그 후 더 큰 성공이나 행복은 하기 나름이었단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고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어떤 것도 보장된 길이라는 건 없단다. 너가 찾아야 해.
산책하는 삶이란 건..
- 너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열린 마음으로 이곳 저곳에 관심을 가지고 기웃거리기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빨리 찾을 수 있는 지름길)
- 모든 것에 호기심을 가지고 좋은 질문을 하는 것 (종합적인 사고와 통찰력을 기를 수 있단다)
- 열린 마음으로 지금, 현재를 놓치지 않고 느끼는 것 (감성과 좋은 멘탈을 유지할 수 있게 해준다. 전문용어로 emotional stability라고 해. 아빠 유식하지?)
산책하듯 여유있게 해변과 꽃길과 숲길을 걷는 20대의 민재를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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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반쯤 읽다 던져둔 나심 탈레브의 "안티프레질"을 다시 꺼내 보다가 생각났다. 프레질한 삶은 부러지기 쉬워 블랙스완 같은 큰 사건을 만나면 큰 손실을 보지만, 안티프레질한 사고와 태도를 익히면 리스크를 줄이고 더 큰 보상을 얻을 수 있다는 요약. 안티프레질이 무엇인지는 너무 복잡한 내용이므로 요약은 어려우니 직접 책에서 확인하자.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