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유언

이제는 의자가 되려 하네

by 그리우리그들



쉽게 흔들리지 않는

뿌리 깊은 나무가 돼라 했던가


오랜 시간 땅속 깊숙히

뿌리를 내리고 나서야 깨달았네


난 그저 뿌리를 내리는데만

온 힘을 쏟았구나


폭풍으로 부러진 나뭇가지들과

비바람에 떠난 잎사귀들


나뭇가지 하나하나

잎사귀 하나하나

바람 잘 날이 없었구나


그늘 아래에서

나도 이제는 쉬고 싶으니

그만 날 베어가시게


내가 저 의자가 되어줄 테니

그대도 힘들면 잠시 쉬다 가시게

잠시 내 벗이나 되어주게

매거진의 이전글비 오는 날을 즐기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