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하게 산다는 것

by 낑깡이

학창 시절 나는 조용하고 있는 듯 없는 듯 존재감이 없는 아이였다.

튀고 싶었고 특별하고 싶었지만 어떤 재능도 대단한 환경도 없었다.


선생님이 수업 중에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너희 나이 때는 평범하게 사는 게 재미없겠지만 나이 들수록 평범하게 사는 게 제일 어렵다. “

정말 그랬다.

이제는 평범하게 살고 싶은데 자꾸만 겉돌며 살고 있는 것 같다.


면접 중에 면접관이 나의 학력과 경력을 자세히 보시곤 특이해서 궁금하다며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예술대에 진학을 하고 졸업 후엔 다시 문과 계열 직종을 하고 있는데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

많은 방황의 시간을 지나 지금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력서에는 그 과정을 남길 자리가 없었다.


나는 자꾸 돌고 돌아 다시 돌아가고 있다.

지금은 어디쯤인지 알 수가 없다.


예술대에 진학했을 땐 나는 예술가가 될 거라고 믿었다.

녹록지 않은 현실을 마주했을 땐 예술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라며 비빌 구석이 없으면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하는 게 예술이라고 떠들기도 했다.

정해진 시간에 일하며 생활하는 게 답답하게 느껴져 힘들기도 했지만 반복되는 일상에서 안정감을 느꼈다.


그런데 다시 글을 쓰고 싶다는 둥 , 작가가 되고 싶다는 둥 하고 있으니 어디로 돌아가는 중인지 모르겠다.

고등학생 때부터 대학생까지의 열정을 지우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다시 꿈을 꾸는 게 겁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느껴지는 설렘이 좋다.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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