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동생과 점심을 먹고 후식으로 커피와 함께 치즈 케이크를 먹었다.
진한 치즈 맛과 달콤함 때문에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신기한 일이었다.
요즘 무기력하고 조금은 우울하기도 한 일상을 보내는 중이었는데 기분 좋은 웃음이었다.
하루가 온통 걱정으로만 가득해서 아무것도 재미가 없고 감각마저 무뎌질 때 일부러 웃긴 걸 찾아서 본다.
조금 힘이 남았을 땐 책을 읽고 글도 눈에 안 들어올 땐 단순한 영상들을 찾는다.
나는 새로운 것보다 익숙한 게 좋아서 영상물도 봤던 걸 보고 또 본다.
이미 내용을 알고 어느 부분에서 웃음이 날지도 알지만, 알고 있어서 안심이 된다.
이렇게 억지라도 웃고 나면 기분이 나아지고 고민들이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러길 바란다.
내 마음이 힘든 게 아니었으면 좋겠다.
힘들다고 인정하고 싶지가 않다.
감정 안에 갇혀서 헤어 나오지 못한 채 울며 시간을 보내던 때로 돌아가기 싫다.
그런 것들이 늘 힘이 들었다.
예민한 감정은 내 감각을 깨우기도 했지만 날 울게 만들고 지치게 만들었다.
감정을 의식하지 않고 무미건조하게 사는 법을 배웠다.
무언가 잃어버린 것 같았지만 아무렇지 않게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는 힘이 생겼다.
내가 잃어버린 건 무엇일까.
날 울게 하던 건 이제 없는데 허전한 이 마음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