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란과 21세기
표지 사진: 청혼을 거절했다는 이유만으로 얼굴에 염산 테러를 당한 이란 여성 아메네 바라미, 그녀는 염산 테러로 얼굴이 뭉개지고 두 눈의 시력을 모두 잃었으나 관용을 베풀라는 꾸란의 가르침을 지켜 가해자를 용서했다. 그녀가 들고 있는 사진에는 염산 테러를 당하기 전에 건강했던 자신의 모습이 담겨있다. / 출처: 연합뉴스=AFP
현대 이슬람 문화의 후진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가 바로 여성에 대한 차별과 억압이다. 이슬람 사회에서 여성은 결코 남성과 동등한 인격을 지닌 존재가 아니다. 엄밀히 말해 여성은 완성된 인격체가 아니다. 샤리아는 여성 인격의 가치는 남성 인격의 절반에 해당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관념상의 문제를 넘어서 실생활에서도 여성은 남성의 1/2에 해당하는 법적 권리만을 가질 뿐이다. 법정 진술의 효력, 상속, 등 모든 법률 행위에서 여성은 절반의 권리 밖에 인정받지 못 한다. 심지어 보복형을 집행할 때도 여성 피해자는 남성 가해자에게 피해의 50%만 되갚을 수 있다.
2004년 11월 3일 테헤란에 사는 이란 여성 아메네 바라미(Ameneh Bahrami, 당시 24세)는 청혼 거절에 앙심을 품은 마지드 모바헤디(Majid Movahedi, 당시 23세 남성)에게 염산 테러를 당해 두 눈을 잃었다. 아메네는 끼사스(Qisas: 보복형)를 요구하며 마지드를 법원에 고발했고 7년간의 재판 끝에 어렵게 승소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란 법원은 피해자 아메네가 여성이므로 1/2의 권리만을 인정해 염산을 이용해 가해자 마지드의 한 쪽 눈만을 멀게 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011년 7월 31일 엽기적이 이 사건은 극적 반전을 이루며 끝이 났다. 끼사스 집행 직전 아메네는 관용을 베풀라는 꾸란의 가르침을 좇아 마지드를 용서한 것이다.
아메네 바라미의 숭고한 용서는 많은 사람들을 감동시켰고 전 세계로부터 찬사가 쏟아졌다.(출처: KBS2 <생방송 세계는 지금> 제73회(2011년 9월 29일 방송), '이란, 염산 테러 피해여성 바라미를 만나다.' https://en.wikipedia.org/wiki/Ameneh_Bahrami)
무슬림 남성은 이교도 여성과 자유롭게 결혼할 수 있지만 무슬림 여성은 반드시 무슬림 남성만을 배우자로 삼아야 한다. 남성은 일부다처(一夫多妻)가 가능하나 여성은 오직 일처일부(一妻一夫)만이 허용된다.
그리고 남성은 아내의 동의 없이 자유롭게 이혼할 수 있으나 여성은 반드시 남편의 동의가 있어야만 이혼할 수 있다. 남성은 공개적인 장소에서 증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아내의 면전에 대고 ‘인티 탈라크(Inti Talaq: 나는 너와 이혼한다!)’라고 세 번 외치는 것만으로 언제든지 아내와 합법적으로 이혼할 수 있다. 이런 일방적인 이혼을 탈라크(Talaq)라고 한다.
그러나 여성은 남편의 동의 없이 이혼할 수 없다. 남편의 동의를 얻어 이혼이 성립되면 여성은 결혼할 때 받은 마흐르(Mahr: 지참금 또는 신부 값)를 남편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다시 말해 마흐르를 상환할 경제력을 갖추지 못한 여성은 이혼이 불가능하다. 재력이 없는 여성은 결혼생활이 불만족스러워도 어쩔 수 없이 평생 남편에게 종속돼 살아야만 한다.) 이런 식의 합의 이혼을 크훌(Khul)이라고 한다.
샤리아는 한 남자가 동시에 취할 수 있는 아내의 수를 네 명으로 제한하고 있으나 탈라크를 통해 언제든 손쉽게 이혼할 수 있기 때문에 남성은 마흐르를 지불할 수 있는 경제력만 뒷받침이 된다면 얼마든지 중혼(重婚)이 가능하다.
실제로 부유한 무슬림 남성은 10회 이상 중혼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예를 들어 악명 높은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부호였던 아비의 10번째 아내에게서 태어난 17번째 아들(딸까지 포함하면 44번째 자식)이었다고 한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그 아들들은 각각 수십 명의 후궁들을 거느린 덕분에 사우디 왕실엔 삼대에 걸쳐 왕실 자손이 자그마치 6천여 명에 이른다고 하니 기가 찰 노릇이다.
2003년 6월 말, 바그다드에서 모든 임무를 마치고 암만으로 복귀한 날 저녁 요르단 주재 한국 대사께서 우리들의 노고를 치하하는 의미에서 시내 중국 레스토랑에서 조촐한 만찬을 베푸셨다. 대사관 측에서는 총영사와 일등서기관이 만찬석상에 배석했는데, 우리 측에 유난히 여자들이 많다보니 식사 중에 자연스럽게 아랍 남성에 대한 평가가 화제로 올랐다.
바그다드에서 이라크 남자들에게 인기 만점이었던 윤○○ 간호사는 아랍 남자들 정말 마음에 든다며 좋은 사람 있으면 결혼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자 일등서기관은 진지한 태도로 외국 여성이 아랍 남자와 결혼한다는 것은 현대적인 여성관을 대부분 포기하고 무슬림 여성으로서 차별과 억압을 견디며 살아야 한다는 의미이므로 결코 경솔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며 주의를 당부했다.
아랍어로 혼인은 ‘니카흐(Nikah: 결합)’ 혹은 ‘아끄드(Aqd: 계약)’라고 한다. 즉, 아랍인들에게 결혼이란 계약에 의해 성립되는 남녀 간의 결합(실질적으론 신랑 집안과 신부 집안 양가의 결합)을 의미한다. 혼인계약은 신랑감과 왈리(Wali: 신부의 후견인, 보통 신부의 아버지가 왈리가 된다. 다시 말해 신부는 결코 계약 당사자가 아니다.) 사이에 체결된다.
<제 7 장 명예 살인과 여성 할례 문제 01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