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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굽는 계란빵 Jun 26. 2023

이번생도 잘 부탁해

'이번생도 잘 부탁해!' 내가 좋아하는 작가 '이해'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이다. 사실 난 이 웹툰 전에 연재했던 '오늘도 사랑스럽개'를 좋아했었다. 작가 특유의 여린 터치와 색감이 맘에 들었다. 그런데 그림과는 다르게 내용은 늘 묵직했다. 


아직 드라마를 보진 않았지만 꽤 재미있다는 소문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 드라마 보단 킹더랜드가 유치하지만 재밌어서 보고 있는데, 이생잘은 마음이 준비가 조금은 필요할 것 같다. 


요즘 웹툰을 보면 소설 속 악녀로 다시 태어나기, 소설 속 하녀로 다시 태어나기, 아프기 전으로 회기하기, 여러 회차 생을 살기 등 인생을 다시 사는 것이 유행인 것 같다. 아무래도 생은 딱 한 번뿐이기에 사람들의 소망이 반영된 이야기가 많이 나온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살면서 많이 받는 질문 중에 하나 "만약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어떨 것 같으세요?" 이런 질문이다. 나는 그런 질문을 받으면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내 스무 살은 불안했고 꿈이 없었고 자격지심 덩어리였기 때문이다. 그런 스무 살로는 절대 돌아가고 싶지 않은데, 만약에 돌아간다고 재벌집 막내아들 도준이처럼 서울대 합격할 자신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돌아가야 한다면 하루하루를 낭비하지 않고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드는데, 공부를 잘하는건 천재가 되지 않는 이상 불가능한 이야기지 않을까?(상상인데 천재 좀 돼 보면 어떠냐고?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닌 건 아니니까) 그냥 지금 생에 조금 더 집중해서 열심히 살련다


© antoine1003, 출처 Unsplash


요즘은 글 쓰는 시간이 참 즐겁다. 내 생각의 필터를 거쳐 글로 나오는 게 신기하기만 하다. 그리고 그 글에 누군가 반응도 해주는 게 참 좋다. 연애 때 느껴본 감정들을 글을 쓰면서 자주 느낀다. 가슴이 설레고 막 쓰고 싶고 쓰는 순간 행복해지니 말이다. 


아마 20대 때 나라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이다. 20대 때 좋아하는 것들이 다르고 30대 때 다르고 40대 때 다르고 나는 글을 쓰는 지금 40대가 딱 좋다. 체력이 떨어지는 건 슬프긴 하지만......


만약 지금 글을 쓰지 않았다면 50대의 나는 무얼 하고 있었을까 생각해본다. 아마 늙어가는 내 모습을 바라보면서 슬퍼했겠지. 아무것도 좋아하는 것 없이 돈만 벌다가 끝나는 인생이 됐을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그렇게 늙기에는 너무 억울하지 않나! 가뜩이나 요즘 나이드는 것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되는데, 노인 분들을 보면 곧 나도 저렇게 되겠구나 생각이 드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내 모습을 본다면 너무 슬플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의 내가 글을 쓰는 것이 참 좋다. 40대에 내가 글쓰기에 취미를 붙였으니 50대의 나는 그 조금 더 성숙해져 좋은 글을 쓸 수 있지 않을까 기대감도 드니까.


시간 이동이나 회기하는건 웹툰이나 소설을 통해서 보고 나는 현재를 살련다. 미담 제조기 강하늘이 그러더라 '지금 내가 딱히 불행하지 않으면 지금이 제일 행복한 거라고...'


"과거는 거짓말이고 미래는 환상일 뿐이다. 오직 '지금'만이 우리의 힘이 닿을 수 있는 시간이다. 지금 내가 딱히 불행하지 않으면 지금이 제일 행복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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