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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굽는 계란빵 Oct 09. 2023

갈치조림이 맛있어서

오늘 뭐먹지?

오랜만에 요리를 했다. 사실 글쓰기 외엔 정성을 잘 들이지 않는데 오늘은 모처럼 반찬을 하느라 정성을 쏟았다. 고수도 하기 어렵다는 갈치조림을 했는데 간을 보니 너무 맛있다.


난 평소에도 요리를 자주 하지 않는다. 대부분 밀키트나 냉동식품으로 대체한다. 엄마는 그런 나를 보며 잔소리를 하신다. 그녀가 살아온 세월엔 간편식이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은 손이 참 많이 간다. 뭐든 직접해야 성에 차시니 올 추석에도 송편을 직접 만드셨다. 설에도 만두는 무조건 손수 빚으신다. 심지어 된장, 고추장까지 담가 드시니 내가 하는 것은 시원찮은 것은 당연한 일


된장은 매년 담그시는데 특히 정성에 정성을 더하신다. 매주를 사서 고로쇠 물과 소금을 섞어 담가두면 맛있는 간장과 된장을 얻을 수 있다. 우리 음식은 빚는다라는 표현을 많이 하는데 다 이유가 있는 듯하다.


언젠가 이런 음식은 엄마대에서 끝난다고 했더니 기분이 나쁘셨다며 한 소리 하셨다. 맛있게 먹지는 못할망정 초를 치는 이야기를 했으니 혼나도 싸다.


나도 아이에게 정성을 쏟아 음식을 하고 싶은데 그런 것엔 영 관심이 가지 않는다. 아무래도 먹을 것에 진심을 다할만한 에너지가 없는 모양이다.


만약 엄마가 안 계시다면 정성스러운 음식은 먹을 수 있을까? 지금도 하기 싫고 귀찮은데 말이다. 더 늦기 전에 된장 빚는 법도 배우고 송편, 만두 빚는 법도 배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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