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개구리의 착각

by leo



옛날 일본 오사카와 교토에 개구리 두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오사카 개구리는 바다로 이어지는 개천에 집을 짓고 살았습니다. 교토 개구리는 시내 한가운데를 지나는 깨끗한 개울에 거처를 마련했습니다.


어느 날 두 개구리의 머리에 재미있는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오사카와 교토를 떠나 다른 세계를 구경하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오사카 개구리는 교토를 구경하고 싶어 했고, 교토 개구리는 오사카에 가고 싶어 했습니다.


매화꽃이 화창하게 피어있던 어느 봄날 아침이었습니다. 두 개구리는 동시에 집에서 나와 길을 나섰습니다. 한 마리는 오사카에서 교토로, 다른 한 마리는 교토에서 오사카로 향했습니다.


두 개구리는 얼마나 많이 뛰어가야 목적지에 도착할지 알지 못했습니다. 여행은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 걸렸고 지겨웠습니다.


여행에 힘들어하던 두 개구리 눈앞에 큰 산이 보였습니다. 두 마리는 산꼭대기로 올라가 보기로 했습니다.


그곳까지 가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엄청나게 많이 깡충깡충 뛰어야 했습니다. 각고 끝에 마침내 두 개구리는 산 정상에 올랐습니다.


두 개구리는 산 정상에서 뜻하지 않게 서로 얼굴을 마주하게 됐습니다.


둘은 한동안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기만 했습니다.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적인지 친구인지 모르는 상황이어서 말을 주고받을 처지가 아니었습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오사카 개구리와 교토 개구리는 거의 동시에 질문을 던졌습니다.


“나는 오사카에 사는 개구리란다. 너는 누구니? 어디로 가는 거니?”


“나는 교토에 사는 개구리란다. 너는 누구니? 어디로 가는 거니?”


다시 오사카 개구리와 교토 개구리는 거의 동시에 답을 주고 받았습니다.


“나는 세계가 얼마나 넓고 아름다운지 보려고 교토로 가는 중이야.”


“나는 세계가 얼마나 넓고 아름다운지 보려고 오사카로 가는 중이야.”


두 개구리는 두 마디씩을 주고받은 뒤에야 서로의 뜻을 이해하게 됐습니다.


둘은 정말 기뻤습니다. 난생 처음 보는 사이인데, 서로 같은 목적을 가지고 여행을 나서 낯선 산 정상에서 만나게 된 게 보통 인연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두 개구리는 그제야 마음을 놓게 됐습니다.


둘은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듯 축축한 습지에 네 다리를 쭉 뻗고 나란히 드러누웠습니다. 다시 헤어져 먼길을 가기 전에 잠시 쉬는 게 좋겠다는 게 그들의 생각이었습니다.

오사카 개구리가 입을 열었습니다.


“우리가 조금만 더 크다면 좋을 텐데. 그러면 굳이 교토나 오사카로 갈 필요 없이 여기서 바로 내려다볼 수 있을 텐데.”


교토 개구리가 대답했습니다.


“이렇게 하면 어떨까? 우리가 서로 등을 대고 받쳐주면서 원하는 도시 쪽을 바라보는 거야. 그러면 더 높이, 더 멀리 볼 수 있지 않을까?”


오사카 개구리는 교토 개구리의 제안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는 당장 펄쩍 뛰어올라 교토 개구리 등에 자신의 등을 붙였습니다.


둘은 그렇게 등을 붙인 채 일어섰습니다. 그리고 최대한 다리를 쭉 뻗어 몸을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오사카 개구리는 코를 교토 쪽으로 돌렸습니다. 교토 개구리는 코를 오사카 쪽으로 돌렸습니다. 자기가 가고 싶어하는 곳의 냄새를 맡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두 개구리는 동시에 실망이 가득 담긴 목소리로 탄성을 질렀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오! 이런~~”


“교토는 오사카랑 똑같이 생겼군. 냄새만 다른걸. 이런 줄 알았다면 굳이 여행을 한다면서 길을 나설 필요가 없었는데….”


“오사카도 교토랑 똑같이 생겼군. 냄새만 다른걸. 이런 줄 알았다면 굳이 여행을 한다면서 길을 나설 필요가 없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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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개구리는 코와 눈의 방향이 다릅니다.


오사카 개구리의 코가 교토 쪽을 향하고 있으면 눈은 오사카를 보고 있는 것입니다. 당연히 늘 보던 오사카 풍경이 그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교토 개구리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늘 보던 교토 풍경이 그대로 그의 눈에 들어왔습니다. 둘은 이런 사실을 몰랐습니다.


두 개구리는 실망하고 말았습니다. 둘은 등을 떼고 네 다리로 땅을 짚었습니다.


둘은 서로 작별 인사를 한 뒤 헤어져 고향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한편으로는 아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가벼운 마음이었습니다.


두 개구리는 다시는 고향을 떠나 다른 곳으로 여행을 할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1. 두 개구리는 용감한 것일까요 아니면 어리석은 것일까요?


2. 우리는 두 개구리처럼 엉뚱한 곳을 보고 있으면서 제대로 보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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