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르부스라는 별명을 가진 가이우스 무키우스라는 청년이 있었다. 그는 좋은 가문 출신이었는데 훌륭한 행동으로 명성을 얻었다. 포르세나 왕은 인근 언덕에 있던 로마군 주둔병을 몰아내고 진지를 설치해 테베레강 건너편을 장악하게 됐다.
타르퀴니우스의 세 아들과 사위 마밀리우스는 배와 뗏목에 병사를 실어 테베레 강을 건너가 진지를 차렸다. 그곳을 기반으로 삼아 곳곳을 돌아다니며 로마 촌락을 황폐화시켰다. 농가를 부수고 가축을 습격했다.
로마의 모든 영토는 클루시움의 수중에 들어갔고, 육지를 통한 식량 공급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강으로 조금씩 들어올 뿐이었다. 사람들이 미리 저장해둔 분량을 다 먹어치우는 바람에 식량 부족은 심각해졌다.
노예들은 매일 주인을 버리고 대규모로 탈주했다. 더 나쁜 것은 평민 중에서도 독재자에게 넘어가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다는 사실이다. 두 집정관은 여전히 친척관계를 존중하고 있는 다른 라틴도시에 지원군을 보내달라고 요청하기로 했다. 또 캄파니아에 있는 쿠마이와 폼프티누스 평원에 사절단을 보내 식량을 수입해오기로 했다. 라틴 도시들은 지원을 거부했다.
“타르퀴니우스나 로마 어느 한쪽 편을 들어 전쟁에 참가하는 것은 우리로서는 옳은 일이 아닙니다. 우리는 양쪽 모두와 불가침 조약을 맺었기 때문입니다.”
폼프티누스에 식량을 사러 간 라르키우스와 헤르미니우스는 많은 배에 식량을 가득 실어 달 없는 밤에 적 모르게 바다를 통해 테베레 강으로 실어 날랐다. 머지않아 이 식량마저 바닥날 지경이 됐다. 사람들은 이전처럼 굶주림에 시달리게 됐다. 에트루리아군은 탈주자로부터 이런 소식을 듣고 있었다. 그들은 다시 사절을 보냈다.
“전쟁과 기근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타르퀴니우스를 다시 받아들이시오.”
로마인은 이 제안을 받아들이기는커녕 더 큰 재앙이라면서 거부하기로 했다. 이때 무르키우스는 로마의 운명은 둘 중 하나가 될 거라고 판단했다.
‘우리는 식량 부족 때문에 오래 버틸 수 없을 거야. 자존심을 끝까지 지키더라도 굶주림 때문에 비참한 최후를 맞을 수밖에 없어.’
무키우스는 두 집정관을 찾아가 원로원 회의를 소집해달라고 했다. 그들에게 매우 중요하게 할 말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원로원이 소집됐다.
“의원 여러분, 저는 로마가 현재의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는 모험을 감행할 생각입니다. 저는 성공할 자신감에 차 있습니다. 쉽게 해낼 수 있습니다. 목숨과 관련해서 이야기하자면 살아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저는 큰 위험 속으로 뛰어들 생각입니다. 큰일을 하다가 결국 죽는 게 운명이라면 제가 얼마나 위험한 일을 했는지 사람들이 모른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죽음의 대가로 명성을 얻기를 바랍니다. 언젠가 사라져야 할 몸과 불멸의 영광을 맞바꾸겠다는 것입니다.
계획을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은 안전하지 않습니다. 누군가 개인적 이익을 위해 숨겨야 할 일을 적에게 알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비밀을 지키리라 믿습니다. 그래서 여러분에게만 비밀을 털어놓는 것입니다. 다른 시민들은 나중에 일이 어떻게 진행된 것인지를 여러분을 통해 알게 될 것입니다.
저는 탈주자인 것처럼 꾸며 에트루리아군 진지에 갈 것입니다. 그들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바로 죽는다면 로마 시민 하나가 줄어드는 게 되겠지요. 하지만 적의 진지에 들어가는 데 성공한다면 적의 왕을 죽일 것을 약속드립니다. 포르세나가 죽으면 전쟁은 끝날 것입니다.
저는 하늘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고통이라도 달게 받을 생각입니다. 분명히 여러분은 제 말의 증언이며, 모든 사람들에게 제 행동의 목격자가 될 것입니다. 저는 그곳에 가겠습니다. 조국의 행운이 길잡이가 돼주기를 바라면서 출발하겠습니다.”
무키우스가 말을 끝내자 원로원 의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를 보냈다. 모험을 앞두고 아주 좋은 조짐을 얻게 된 셈이었다. 그는 강을 건너가 에트리루아군 진지에 들어갔다. 마치 에트루리아 사람인 것처럼 행세해 문을 지키는 병사를 감쪽같이 속였다. 무기를 갖고 있지 않았고 에트루리아 말을 잘 했기 때문이었다. 어릴 때 에트루리아 출신인 유모에게서 배운 덕분이었다.
무키우스는 왕의 천막이 있는 광장으로 갔다. 거기서 풍모가 좋고 덩치도 커 눈에 띄는 한 남자를 발견했다. 자주색 옷을 입고 있었고 왕의 연단 옆에 앉아 있었다. 주변에는 무장한 병사들이 서 있었다.
‘저 자가 왕이로구나.’
무키우스는 포르세나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엉뚱한 결론을 내렸다. 그는 그 사내를 왕이라고 잘못 생각했다. 사실 그는 왕의 비서관이었다. 연단 옆에 앉아 군인들의 수를 세면서 월급 기록을 정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키우스는 서기관을 둘러싼 사람들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옷에 숨겨둔 단검을 꺼내 서기관의 머리를 찔렀다. 서기관은 단칼에 목숨을 잃었다. 연단 주변에 서 있던 병사들이 무키우스를 붙잡아 왕에게 끌고 갔다. 포르세나는 그를 노려보며 물었다.
“너는 최악의 저주를 받은 사람에 어울리는 처벌을 받을 것이다. 너는 누구냐? 어디서 왔느냐? 누가 너를 도와주었느냐? 나를 죽이려고 한 것이냐, 아니면 서기관을 죽이려고 한 것이냐? 누가 이 일에 공모했느냐? 고문을 당하다 입을 열지 말고 미리 진실을 숨기지 말고 밝혀라.”
무키우스는 두려운 표정을 보이지지 않고 얼굴색이 변하지도 않았다. 곧 죽을 사람에게 나타나게 마련인 약한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이렇게 큰소리를 쳤다.
“나는 로마인이오. 출생은 평민이 아니오. 나는 로마를 전쟁에서 해방시킬 생각을 갖고 여기에 왔소. 탈주자처럼 꾸며 당신을 죽이려는 게 목표였지. 성공하든 실패하든 죽으리라는 걸 잘 알고 있소. 하지만 희망과는 달리 당신이 아니라 서기관을 베고 말았군. 그 사람을 죽일 뜻은 없었소. 자주색 옷, 의자, 그리고 여러 가지 권력의 상징을 보고 착각하고 말았소.
당신을 죽이려고 계획했을 때부터 죽음은 나의 몫이라는 걸 알고 있었지. 피할 생각은 없소. 당신이 고문이나 다른 불명예스러운 일을 하지 않는다고 신에게 맹세하면 당신의 안전과 관련해서 매우 중요한 일을 하나 알려주겠소.“
무키우스의 말을 들은 왕은 평정심을 잃었다. 많은 사람이 그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는 것 같아 두려움에 사로잡혔다.
“좋아. 맹세를 하겠네.”
무키우스는 가장 훌륭한 속임수를 생각해냈다.
“에트루리아의 왕이여! 나와 비슷한 나이이면서 귀족 출신인 로마의 젊은이 300명이 모임을 가졌소. 당신을 죽이기로 결의했지요. 우리는 신에게 맹세했다오. 어떻게 일을 처리할지 고민하던 중 모두 한꺼번에 암살하러 나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게 됐소. 한 번에 한 명씩 가되 언제 어떻게 어디서 어떤 방법으로 암살을 시도할지 서로에게 알리지 말자고 했지요. 그래야 발각될 우려가 적기 때문이오.
우리는 일을 정리한 뒤 제비뽑기를 했지요. 내가 가장 먼저 나서게 됐소. 나와 똑같은 생각을 가진 많은 젊은이가 영광을 갈구하고 있다오. 그 중 일부는 아마 나보다 더 나은 행운을 얻을지도 모르지요. 그들을 어떻게 막아야 할지 잘 생각해보시오.”
포르세나는 무키우스의 말을 듣고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저 놈을 끌어내 묶어라.”
포르세나는 가장 믿을 만한 측근을 모았다. 아들 아룬스는 옆에 앉게 했다. 그는 상세한 내용을 설명했다.
“어떻게 하면 로마 청년들의 음모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대부분의 참석자는 너무 평범한 예방책을 제시했다. 그들은 정말 어떤 게 필요한지를 잘 모르는 것 같았다. 마지막에 견해를 제시한 아들은 나이에 비해 훨씬 지혜로운 이야기를 꺼냈다.
“불행을 만나지 않으려면 어떤 대책을 만들어야 하는지를 두고 고민하지 마십시오. 그것보다는 대책을 만들 필요가 없게 하는 게 더 좋은 방법입니다.”
왕은 물론 모든 사람이 젊은이의 입에서 튀어나온 말에 깜짝 놀랐다.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
“아버지께서 로마인을 적 대신 친구로 만드시고, 타르퀴니우스의 복위보다 아버지의 생명을 더 귀중하게 여기시면 됩니다.”
“네 말이 옳구나. 하지만 어떻게 해야 명예롭게 평화조약을 맺을 수 있는지 생각해봐야겠어. 우리가 로마군을 무찔러서 성안에 가둬놓았는데 타르퀴니우스에게 약속했던 것을 얻지 못하고 물러난다면 큰 불명예가 될 거야. 우리가 도망가게 만들었고, 감히 성문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게 만든 사람들에게 패한 것처럼 보이게 될지도 몰라. 방법은 하나뿐이야. 로마에서 사람이 와서 평화조약을 맺자고 간청한다면 전쟁을 명예롭게 끝낼 수 있지.”
왕은 아들과 다른 참석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며칠 뒤 먼저 평화조약을 제안하지 않을 수 없었다. 에트루리아 병사들이 로마 근처에 흩어져 로마로 들어가던 식량을 약탈하다가 매복 중이던 로마군의 기습을 받아 큰 피해를 입었던 것이었다. 죽은 사람보다 포로로 잡혀간 병사가 더 많았다.
에트루리아 병사들은 이 소식을 듣고 분노했다. 그들은 여럿이 모이기만 하면 서로 이 이야기를 했다. 그러면서 왕과 다른 장군들을 비난했다.
“괜히 전쟁을 오래 끌고 있잖아. 우리하고는 상관없는 전쟁인데 말이야. 얼른 집에 돌아가고 싶어.”
왕은 평화조약을 체결하면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고 최측근을 사절로 로마에 보냈다. 일부는 무키우스가 왕에게 꼭 돌아오겠다는 맹세를 하고 사절과 함께 갔다고 말한다. 다른 사람들은 평화조약이 체결될 때까지 에트루리아 진지에 포로로 잡혀 있었다고 말한다. 아마 뒷이야기가 진실에 더 가까울 것 같다. 왕이 사절에게 준 지시는 이런 것이었다.
“타르퀴니우스 복권 이야기는 꺼내지도 마라. 대신 그들의 재산을 돌려달라는 이야기만 해라. 그들이 거부하면 타르퀴니우스의 땅, 집, 가축과 땅에서 얻은 수확물을 돈으로 계산해 물어달라고 해라. 땅을 점유하고 있는 사람이 물어줄 것인지, 국고로 물어줄 것인지는 로마가 알아서 결정하라고 해라.
이전에 에트루리아 땅이었던 일곱 언덕을 내놓으라고 요구해라. 또 로마가 에트루리아의 친구로 남으려면 가장 훌륭한 가문의 자식들을 볼모로 에트루리아에 보내라고 해라.’
에트루리아 사절단이 로마에 도착하자 원로원은 푸블리콜라의 조언에 따라 에트루리아의 요구를 받아들일지를 투표로 결정하기로 했다.
“평민이나 빈민은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어떤 조건에서라도 기꺼이 전쟁 종료 요구를 받아들일 겁니다.”
그런데 평민은 다른 내용은 받아들이면서도 재산을 돌려주자는 내용에는 반대했다. 평민은 이렇게 결정했다.
‘개인이 물어주는 것이든 국고로 물어주는 것이든 어떤 반환조치도 이뤄져서는 안 된다. 포르세나 왕에게 사절단을 보내 영토 반환과 볼모 요구는 받아들이겠지만 재산과 관련해서는 왕이 타르퀴니우스와 로마 사이에서 재판관 역할을 맡아 양측 이야기를 들어보고 누가 옳고 그른지를 판단한 다음에 결정하게 하자.’
에트루리아 사절은 로마의 대답을 들고 왕에게 돌아갔다. 로마 평민이 임명한 사절단도 그들을 따라갔다. 그들과 함께 볼모 노릇을 할 젊은이 열두 명도 같이 갔다. 두 집정관이 가장 먼저 자식을 내놓았다. 마르쿠스 호라티우스는 아들을, 푸블리우스 발레리우스는 결혼할 나이에 이른 딸을 내놓았다.
사절이 돌아오자 포르세나는 매우 만족했다. 그는 로마인을 진심으로 환영한 뒤 날을 골라 휴전협정을 맺었다. 그리고 직접 논란의 심판관 역할을 맡기로 했다.
타르퀴니우스는 매우 분노했다. 포르세나에게 걸었던 복위 희망이 부서지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들은 현재 상태에 만족하고 어떤 조건이라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로마의 주장을 설명하기 위해 푸블리우스 발레리우스와 원로원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의원이 도착했다. 포르세나는 측근들과 함께 재판관 자리에 앉았다. 아들에게도 함께 심판관 자리에 앉으라고 했다. 청문회가 진행되는 동안 경비병이 오더니 인질로 온 소녀들이 달아났다는 소식을 전했다.
“처음에는 경비병에게 강에 목욕하러 간다고 했습니다. 나중에는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는 동안 좀 떨어져 있으라고 했습니다. 나체를 보면 안 된다면서. 그러더니 강에 뛰어들어 로마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이야기를 듣던 타르퀴니우스는 화를 내면서 로마를 비난했다.
“저자들이 맹세를 어겼습니다. 왕은 그들에게 속으신 겁니다. 더 이상 저자들에게 신경을 쓰지 마십시오.”
집정관은 이렇게 설명했다.
“소녀들은 아버지로부터 지시를 받고 저런 일을 한 게 아닙니다. 집정관이 이런 행위에 아무런 관련도 없다는 걸 보여주는 증거를 곧 제시하겠습니다.”
포르세나는 발레리우스에게 이렇게 말했다.
“로마로 가서 소녀들을 데리고 오시오.”
발레리우스는 소녀들을 진지로 데려가기 위해 로마로 돌아갔다.
타르퀴니우스와 사위는 화를 내면서 사악한 음모를 꾸몄다. 그들은 비밀리에 기병대를 보내 길에 숨어있게 했다. 발레리우스는 물론 그가 로마에서 데리고 돌아오는 소녀들을 납치하려는 것이었다. 로마가 재산을 돌려줄 때까지 집정관과 소녀들을 볼모로 붙잡아두겠다는 생각이었다. 그는 청문회 결과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었던 것이었다.
타르퀴니우스가 보낸 기병대가 라틴군의 진지에서 출발할 무렵 발레리우스는 이미 소녀들을 데리고 에트루리아군 진지 근처에 와 있었다. 기병대는 그들을 추격했다. 결국 발레리우스 일행과 기병대는 에트루리아군 진지의 문 앞에서 대치했다.
에트루리아군이 이를 재빨리 눈치 챘다. 왕의 아들 아룬스는 서둘러 말을 타고 발레리우스를 도우러 달려갔다. 진지 앞에 배치돼 있던 보병도 그를 따라갔다. 포르세나는 이 소식을 듣고 화를 내면서 회의를 소집했다.
“로마인은 타르퀴니우스가 제기한 비난에 대해 나보다 재판을 해 달라고 했다. 그런데 재판의 결론이 내려지기 전이고 휴전 기간인데도 타르퀴니우스는 신성불가침의 신분을 가진 사절단과 인질을 불법적으로 공격했다. 에트루리아는 로마인을 무죄로 인정한다. 동시에 타르퀴니우스와 마밀리우스와의 우호관계를 파기한다. 그들에게 당장 떠나라는 명령을 내린다.”
타르퀴니우스는 처음에는 에트루리아의 도움을 받아 로마에서 다시 독재 권력을 휘두르거나, 재산을 되돌려 받을 희망에 부풀었지만, 사절과 인질에게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바람에 두 가지 모두를 놓쳐 실망했다. 그는 부끄러움과 한탄만 남기고 진지에서 떠났다. 포르세나는 로마 인질을 재판정에 데려오라고 한 뒤 다시 집정관에게 돌려주라고 지시했다.
“로마의 신의는 인질보다 더 귀중한 것이오.”
포르세나는 다른 소녀들에게 달아나자고 제안했던 소녀 코엘리아를 칭찬했다.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누구보다 뛰어난 정신을 가진 소녀로구나. 로마인이여. 축하드리오. 로마는 용감한 청년뿐만 아니라 그에 못지않은 소녀까지 많으니 말이오.”
포르세나는 코엘리아에게 다양한 장식을 단 말 한 마리를 선물로 주었다. 또 로마 사절단과 평화 및 우호조약을 체결한 뒤 그들을 후하게 대접했다. 몸값을 받지 않고 모든 포로를 돌려보냈고, 진지를 설치했던 땅도 돌려주었다. 다른 진지처럼 전쟁을 위해 외국에 잠시 머물 목적으로 만들지 않고 도시처럼 사적, 공적 건물을 많이 세운 곳이었다. 원래 에트루리아는 적국에 쳐들어갔다 돌아올 때에는 진지의 건물을 남겨두지 않고 불태우는 게 관습이었다. 포르세나는 돈으로 따지면 적지 않은 선물을 로마에 안겼다. 왕이 떠난 뒤 법무관이 선물을 팔아보니 금액이 만만치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