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아프리카의 키이지지지이라는 마을에 한 여인이 살았습니다. 그녀는 남편을 잃고 어린 아들과 함께 살았습니다. 먹을거리를 구하려고 하루 종일 열심히 일했지만 늘 굶주림에 시달렸습니다. 아들 이름은 음부 라아나였습니다. 소년으로 자라난 아들은 어느 날 어머니에게 물었습니다.
“어머니, 우리는 늘 굶주리고 있어요. 아버지는 어떻게 해서 우리를 먹여 살렸나요?”
“아버지는 사냥꾼이었단다. 덫을 놓아 짐승을 잡아 왔지.”
“그래요? 그건 일이 아니에요. 그냥 놀이네요. 저도 덫을 놓을게요. 그리고 먹을 게 생기는지 두고 보기만 하면 될 거예요.”
다음날 음부는 숲에 가서 나뭇가지를 꺾어 저녁에 집에 돌아왔습니다. 둘째 날에는 나뭇가지로 덫을 만들었습니다. 셋째 날에는 코코넛 섬유를 꼬아 밧줄을 만들었습니다. 넷째 날에는 곳곳에 덫을 설치했습니다. 다섯째 날에도 덫을 놓았습니다. 여섯째 날에는 덫에 무엇이 걸렸는지 보러 갔습니다. 많은 짐승이 덫에 걸려 있었습니다. 그는 많은 동물을 큰 마을에 가지고 팔아 옥수수와 다른 물건을 샀습니다. 그 덕분에 집에는 먹을거리가 넘쳐났습니다. 행운은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그는 어머니를 여유 있게 모실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원숭이 한 마리가 덫에 걸렸습니다. 음부는 원숭이를 잡아 고기를 먹을 생각이었습니다. 원숭이가 그를 보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나는 니아니야. 제발 나를 죽이지 마. 덫에서 풀어줘. 나를 살려주면 언젠가는 너를 도와줄 일이 생길지도 모르잖아? 비오는 날 베푼 은혜가 맑은 날 보은으로 돌아올 거야.”
음부는 원숭이를 불쌍하게 여겨 덫에서 풀어줬습니다. 원숭이는 나무에 올라가 음부를 보고 말했습니다.
“정말 고마워. 친절에 보답하는 뜻에서 충고 하나를 해줄 게. 사람은 모두 나빠. 절대 사람을 믿지 마. 그랬다가는 큰 해코지를 당할 거야.”
다음날 음부가 덫에 갔더니 큰 뱀 한 마리가 잡혀 있었습니다. 그는 소리를 질러 마을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했습니다. 뱀은 화급하게 말했습니다.
“제발 사람들을 부르지 마. 그들은 나를 죽이려 할 거야. 나는 니오카야. 나를 덫에서 풀어주렴. 제발 빌게. 언젠가는 너에게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니.”
음부는 뱀도 풀어줬습니다. 뱀은 달아나면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반드시 너의 은혜를 갚을 거야. 하지만 사람은 절대 믿지 마. 사람에게 친절을 베풀어도 보답을 받기는커녕 해만 당할 거니까.”
셋째 날 음부는 덫에 사자가 걸린 걸 봤습니다. 그는 무서워 가까이 가지도 못했습니다. 사자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소년아! 달아나지 말거라. 나는 심바 콩와이라고 한단다. 나이가 꽤 많은 사자지. 나를 덫에서 꺼내주렴. 너를 해치지 않을 거야. 비오는 날 받은 도움을 언젠가 맑은 날 반드시 갚을 거란다.”
음부는 사자를 믿고 덫에서 꺼내주었습니다. 심바 콩와이는 달아나기 전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년아! 너는 정말 친절하구나. 언제든 너의 도움을 갚도록 하마. 하지만 사람에게는 절대 친절을 베풀지 말거라. 너에게 불친절로 보답하게 될 거야.”
다음날 소년은 다시 덫에 갔습니다. 이번에는 한 사내가 갇혀 있었습니다. 소년은 물어보지도 않고 그를 풀어주었습니다. 사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를 풀어주고 목숨을 살려준 은혜를 절대 도움을 잊지 않으마.”
닷새 동안 덫에 걸린 동물을 하나도 잡지 못해 음부와 어머니는 매일 굶어야 했습니다. 이전처럼 가난해졌습니다. 음부는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어머니! 남은 옥수수로 작은 떡 일곱 개만 만들어 주세요. 활과 화살을 가지고 사냥을 하러 가야겠어요.”
어머니는 아들에게 떡을 구워주었습니다. 그는 활, 화살과 떡을 챙겨 숲으로 들어갔습니다. 음부는 걷고 또 걸었습니다. 하지만 사냥감을 찾지 못했습니다. 게다가 길마저 잃어버렸습니다. 떡은 모두 먹어 남은 게 하나도 없었습니다.
음부는 이곳저곳을 돌아다녔지만 도대체 집으로 가는 길이 어디인지 알 수 없었습니다. 그는 결국 가장 거칠고 가장 외로워 보이는 숲에까지 가게 됐습니다. 그는 너무 지쳐 쓰러졌습니다.
‘이대로 죽고 말겠구나.’
그때 음부는 누군가 부르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위를 보니 원숭이 니아니가 나타났습니다.
“어디로 가는 거니?”
“나도 몰라. 길을 잃어버렸어.”
“그렇구나. 걱정하지 마. 여기 앉아 쉬도록 해. 곧 돌아올게. 네가 베푼 도움에 보답을 해야지.”
니아니는 숲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잠시 후 원숭이는 잘 익은 파파야와 바나나를 가지고 와 음부에게 줬습니다.
“여기 먹을 게 있어. 이만하면 충분할 거야. 음료수도 필요하겠지?”
음부가 대답하기도 전에 니아니는 조롱박을 들고 다시 숲으로 가더니 물을 가득 담아왔습니다. 음부는 허겁지겁 음식을 먹고 물을 마셨습니다. 그리고 그는 원숭이에게 인사했습니다.
“고마워. 니아니. 네 덕분에 살 수 있게 됐구나.”
음부는 다음날 다시 길을 나섰습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몰라 걱정하던 그는 사자 심바 콩와이를 만났습니다.
“소년아! 어디로 가는 길이냐?”
“저도 몰라요. 길을 잃어버렸어요.”
“이리 오너라. 여기서 잠시 쉬거라. 네가 이전에 보여주었던 친절에 보답하도록 하마.”
음부는 땅바닥에 앉았습니다. 사자는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잠시 후 사냥해서 잡은 짐승 여러 마리를 물고 돌아왔습니다. 음부는 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먹었습니다. 그는 배고픔을 달래 기력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고마워요. 심바! 다음에 다시 봐요.”
음부는 큰 도시로 가는 길을 걷다가 우물을 보았습니다. 우물 근처에 큰 바가지가 있었습니다.
‘시원한 물이나 한 바가지 마셔야겠다.’
음부는 우물 안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곳에는 큰 뱀이 살고 있었습니다. 뱀은 음부를 보고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소년이로구나. 잠시만 기다리렴.”
뱀은 우물에서 올라왔습니다.
“나를 모르겠니?”
“글쎄요. 모르겠어요.”
“그렇구나! 하지만 나는 너를 잊을 수가 없어. 너는 얼마 전에 덫에서 나를 구해주었지. 그때 내가 그랬을 거야. 언젠가 너를 도울 기회가 올 거라고. 너는 낯선 도시로 가고 있구나. 네 가방을 이리 다오. 도시에 가면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가방에 넣어주도록 할게.”
음부는 뱀에게 가방을 주었습니다. 뱀은 가방에 금과 은을 가득 채웠습니다. 그리고 필요한 물건을 마음껏 사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음부는 고맙다는 인사를 남기고 도시로 갔습니다.
음부가 도시에 도착했을 때 처음 만난 사람은 얼마 전 덫에서 구해준 사내였습니다. 그는 음부를 집에 초대했습니다. 사내의 부인이 그에게 저녁을 만들어주었습니다. 그런데 사내는 그 도시의 왕에게 달려가 이렇게 일러바쳤습니다.
“어제 낯선 사람이 저의 집에 왔습니다. 금과 은이 가득 찬 가방을 들고 있더군요. 우물에 사는 뱀에게서 받은 거라고 했습니다. 그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처럼 변신하는 능력을 가진 뱀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왕은 군사들을 보내 음부를 붙잡아오라고 했습니다. 왕이 가방을 열려고 하자 음부가 덫에서 풀어줬던 사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가방에서 사악한 귀신이 나올지도 몰라요. 왕은 물론 신하들의 아이들에게 나쁜 영향을 끼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음부의 손을 등 뒤로 묶었습니다. 마침 뱀이 우물에서 나와 도시에 도착했습니다. 뱀은 음부를 음해했던 사내 발 앞에 갔습니다. 사람들은 그 사내에게 물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야? 우물에 사는 뱀은 여기 있잖아! 그리고 네 옆에 서 있어. 뱀에게 가라고 말해.”
뱀은 갈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은 음부의 손을 풀어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를 사악한 존재로 의심했던 걸 사과했습니다. 왕은 그에게 물었습니다.
“왜 이 사내가 자네를 집에 초대했나? 그리고 왜 자네를 헐뜯은 거지?”
음부는 지난 며칠 동안 일어난 일을 왕에게 설명했습니다. 원숭이, 사자, 뱀이 사람을 조심하라고 한 말도 전했습니다. 왕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이 가끔 은혜를 모를 때도 있지만 늘 그런 것은 아니야. 다만 나쁜 사람들만 그렇지. 이 사내는 벌을 받아야 해. 이 자를 자루에 넣어서 바다에 던져 버려라. 그는 은혜를 받고는 원수처럼 갚으려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