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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nnah Jul 17. 2017

어떤 보편성

영화 내 사랑 보세요 여러분 혹시 스포가 될까봐 두렵지만

나는 애완동물은 키우기 싫어

나보다 먼저 죽을거 아냐

그러면 너무 슬플거야


언젠가 넌 그렇게 말했지만

무서운 헤어짐을 각오하고서 우린 만났었지



내 사랑의 주인공은

사실 화가인 모드가 아니라

남편인 에버렛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자면 모드는 에버렛의 인생에 잠시 왔다간

기적 혹은 천사같은 존재이고

이 이야기는 온전히

한 남자가 사랑 안에서

변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너무나 외롭고 혼자여서

결국 다 자신을 두고 떠나갈 거란 생각에

먼저 돌아서려고 안달을 하고

먼저 화를 내버리는

상처 받기 전에 상처 주는

서투른 사람


그런 그를 결국 변화하게 한건

그럼에도 떠나가지 않고

언제나 한결같이 그의 곁에 있어주었던 사람


그래서 그 고집불통이던 사람이

자신을 인정할 때,

당신이 떠날까봐 두렵다고 말하는 순간


캐나다의 노부부 이야기는

내 것이 되고

우리 것이 되고


이렇게 사랑은

상대를 받아들임과 동시에

나를 인정해야만 하는 것이구나


그런 순간은 누구에게나 참 아름답고

반짝이고

결국 그것이 우리 삶의 모든 것이구나


그래서 그 집의 문이 다시 닫히고

어둠 속으로 한 남자가 사라질 때


스크린 밖의 내 마음속엔 폭풍이 불었지만

이건 단순히

'슬프다' 고만 말하기엔 너무 아까운 감정



이별하던 날,

너에게 물었지


그래서,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았다면

더 행복했을까?


그리고 너는 대답한다.


천만에.


나도,

울면서

여름밤 내내

잠 못 들면서도 대답한다.



천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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