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21st night of September
그 해의 9월,
난 어렸고
로맨스라는 건
소설 속, 최소한 영화 속의
그것들과 엇비슷하게라도
닮았을거라고 확신하고 있었고
동경과 존경,
호감과 사랑을 구분하는데
미숙했고
그런 때에
한창 즐겨듣던 노래가사처럼
9월 21일 밤에 우린 만났고
그래서 절대로 끝이란 건 없을거라
철없이 순진하게 또 다시 확신했고
하지만 아팠고
울었고
매달렸고
떠났고
끝났고
그 후로
너무 많은 9월이,
9월 21일이 지나갔고
이젠 종종 접하는 당신의 소식이
옛 친구마냥 오히려 아스라히 반갑고
더는 사랑이 남아있지 않고
더는 사랑을 믿지 않고
그래서 아픔도 없지만,
희망도 없고
나중에 오늘을 되돌아보면
무엇을 기억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아득해지고
하지만 더 이상 뭘 어떻게 해야하는지
알 수가 없고
너무나 지쳤고
그냥 이 신나는 노래에 맞춰
춤이나 추던 그 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돌아갈 수 있을까
그걸 빌 바엔
당신과 당신 가족의 행복을 빌고
거짓말처럼 언젠가 다시
사랑이 다시,
희망이 되어주기를
어리석고 어리석은 중독자처럼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아무도 몰래 부질 없이
또 한 번 빌어보는 것이다
이 노래 만큼은
지금도 그 때처럼
여전히
너무 신나니까
Inspired by
Earth Wind & Fire - Septemb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