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어쩌면 나에게도..

by SomeDay


현재 임신준비하고 있지 않다. 물론 여전히 가임기 여성이지만, 시술도 포기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10년간 2번의 자연임신 그리고 짧은 기간 후 유산이 되었기때문에 그다지 기대감이 크지 않다.

이쯤 되면 다들 주변에서 '그래. 둘이 재미있게 살면 돼'라며 위로를 한다. 이제 곧 마흔이 되어가는 나이인 나도 크게 기대하지 않지만 여전히 생기면 그래도 낳아야지라며 생각을 아예 접은 것은 아니다.


나는 엄마가 43살 아빠가 45살에 낮은 늦둥이 딸이다. 특수한 환경이라 그런지 다들 40이 늦은 것이 아니다.

'너희 엄마도 널 낳았잖아'라고 한다. 그래서 내가 늦나라는 생각을 안 해본 것도 아니다.

생명을 잉태하는 일이 참 어렵구나. 의학적으로 밝힐 수 없는 문제로도 난임이 되는구나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가정환경이었다. 장손인 사촌오빠가 난임으로 7년 고생 끝에 40살이 되어서 딸 둘을 낳았고, 큰 이모는 아이가 없이 노후를 보내고 계신다. 다행히 사이가 좋은 잉꼬부부다.


어찌 보면 자식이 귀한 우리 집에서 자란 나는 내 차례에 난임을 겪으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친언니의 임신도 순탄했기 때문에 나일 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나는 늦둥이의 삶의 누구보다 잘 안다. 다른 사람들이 겪지 못한 부모와의 세대차이는 물론 다양한 상황을 나 또한 겪었기 때문에 나는 누구보다 빨리 결혼해 빨리 출산을 하고 싶었다. 나와 같은 상황에서 아이가 자라지 않길 원했다.


살아온 환경은 사람의 성격을 형성하는데 큰 영향을 준다. 고등학생이 될 때까지 유명브랜드의 이름도 모르고, 피자는 친언니가 사준 냉동피자가 다였다. 부모님과 영화관이나 패밀리 레스토랑, 백화점은 가본 적도 없는 순진무구한 사람이었다. 불만이 있었냐고? 전혀.

부모님이 연세가 많으셔서 그런지 주변에 또래친구가 없었고 다행히도 교복을 입는 학교친구들은 브랜드를 따지는 친구들이 아니었다. 어릴 때부터 온갖 나물반찬과 두부를 좋아하는 입맛으로 길들여진 여전히 패스트푸드를 좋아하는 편이 아니다. 덕분에 집밥에 목메는 전업주부로 성장했다.


내가 아마 40대가 되어 운이 좋게 아이를 낳는다면 그 아이는 아마 나와 같은 환경에서 다시 자랄 것이다.

여전히 공감이 힘든 세대차이를 느낄 것이며, 패스트푸드보다는 제철반찬으로 만든 집밥을 많이 먹을 것이다.

유명 브랜드보다는 아마 내가 좋아하는 촌스러운 꽃무늬 옷이 많겠지.

지금쯤이면 없어도 그만이다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 나에게도 언젠가 배가 부른 날이 올까 하는 1%의 생각을 여전히 버리지 못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열심히 노력하지 않는 이유는 아마 게을러서 일지도 모르겠지만, 더 이상 상처받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크다. 기대한 만큼 실망감도 크다는 것을 안다.


어쩌면 나에게도 기대하지 않은 행운이 나에게도 찾아올지 모르겠지만, 만약 그런 날이 온다면 더 나은 부모가 되기 위해 성숙해 있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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