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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EO Aug 10. 2024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인가?

내가 사는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자신의 꿈과 목표, 자아를 실현하기 위해서, 자식 또는 부모님을 위해서, 천국, 천당과 같은 다른 세계를 준비하기 위해서, 이미 태어났고 죽지 못해서, 재미있게 즐기기 위해서 등등


내 대답은 '그냥 산다' 또는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가 아닐까 싶다.


세상의 많은 생명들이 이유가 있어서 살아가는지, 그저 유전자를 번식하기 위한 도구일지는 잘 모르겠다.


사람이 다른 생명체들보다 더 뛰어난 존재일지 모르겠으나, 역사에 기록된 큰 업적을 이룬 사람들도 오랜 시간이나 우주의 관점에서 보면 너무도 작은 존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물론 이 세상이 누군가의 컴퓨터 속 프로그램일지, 내 머릿속 환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가 살아 숨 쉬고 느끼고 있는 이 세상은 언젠가 나에게 주어졌고, 나는 현재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자살이 죄악이고 나쁘다고 느껴졌던 시절도 있지만, 지금은 그 당사자들의 삶과 생각을 내가 경험하지 못했기에 때로는 그 결정 또한 존중하고 받아들여야 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왜 사는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대답은 사람의 가치관마다 다양하게 답변될 수 있으나, 아마도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너 자신을 알라' - know thyself -라는 고대 그리스의 격언이 인생을 논의할 때 자주 거론되듯이, 삶은 나 자신을 발견하고 이해하는 여행이 아닐까 싶다.


경험과 생각과 유대를 통해서 나는 나 자신이 누구인지에 대해 조금씩 더 알아가고 있고, 아마도 나이가 들고 철이 든다는 것은 나를 조금 더 잘 알게 되고, 이를 타인과 세상과 어떻게 연결시킬지에 대한 조금 더 나다운 방법을 찾게 되는 것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행복하게 살고 싶다.


예전에는 확고한 인생관을 설정하고, 이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특별한 이유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냥 하루하루 만족스럽고, 즐겁고, 감사한 느낌을 느끼며 '나답게 사는 것'이 후회 없이 잘 사는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한다.


그러면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


행복이라는 느낌을 문자나 그림이나 노래 등으로 표현하는 데에 한계가 있겠지만, 글로 한 번 표현을 해보자면 만족감, 향상감, 공헌감 등의 감정이 어우러지는 느낌이 아닐까 싶다.


만족감은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하거나, 여행을 떠났을 때처럼 즐겁고 따뜻하고 생기가 있는, 기분 좋게 느껴지는 감정이라고 생각하고, 


향상감은 어제보다 내가 조금은 나아졌다는, 내가 시간을 쏟고 있는 일이나 대상에 대해 내가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공헌감은 나 자신이나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가치가 있고,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생각할 때 느껴지는 보람과 비슷한 감정이라고 생각한다.


행복을 몇 가지로 구분 짓고, 실천방법을 정해서 일정하게 시행함으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만 즐겁게 많이 웃고, 좋아하고 잘하는 일을 꾸준히 해서 점점 더 향상되고, 이로 더불어 다른 사람들 및 세상과 나눌 수 있다면 썩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는 막연한 느낌이 든다.


한편, 나에게 웃음과 행복을 주는 대상이 나에게 슬픔과 상처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사랑했던 사람과 가족과 친구를 만나게 될 때 너무도 큰 행복감을 느끼지만, 반대로 그 대상을 잃었을 때 큰 상실감을 느끼는 것처럼..


그리고 원하던 일을 하게 되거나 큰돈을 벌게 되면 기쁘지만 이를 잃었을 때 슬픈 것처럼..




어찌 보면 기쁨과 슬픔, 웃음과 울음은 상반된 감정이 아니라, 나에게 중요한 가치를 지니는 것에 대한 다양한 반응 중 하나인 것은 아닐까?


장기간 지속되는 큰 기쁨의 감정은 몸에 해롭기 때문에 사랑의 도파민 분비의 유효기간이 있고, 이후에는 가바 시스템의 작동으로 권태기가 오는 것처럼, 기쁨과 웃음이 끊이지 않고 지속되는 것은 생존 시스템에 반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삶이란 새로운 사람과 사건을 마주하면서 희, 노, 애, 락의 다양한 감정을 겪는 것이 아닐까? 때로는 아픔과 슬픔이 더 큰 스승이었고, 나중에 돌아봤을 때 큰 행운이었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경우도 많지 않은가


요약해 보면, 내가 사는 이유는 (능동적 또는 수동적으로) 이 세상, 그리고 인간관계를 경험하면서, 다양한 감정을 기꺼이 느끼고, 유대하고, 사랑하며 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재 발견해 나가기 위해서.. 그리고 내가 타고난, 그리고 계발한 것으로 세상과 나누며 행복과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자신이 치열하게 노력하는 성향이라면 노력을 하고, 느긋하게 즐기는 것이 잘 맞으면 천천히 즐기고, 매운 것을 좋아하면 매운 것을 먹고, 담백한 것을 좋아하면 간을 약하게 먹고, 빵을 좋아하면 빵을 먹고, 밥을 좋아하면 밥을 먹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이 세상에 본성, 건강 상태, 성장 배경, 경험, 운, 환경 등이 각자의 다양한 모습에 영향을 받아 만들어진 여러 가지 성향의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게 얼마나 위대하고 재미있는가?


그렇다면 이러한 다양성이 존재하는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 내가 어떤 성향이고, 어떤 사람을 그리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파악하고, 잘 어울리는 직업, 취미, 놀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울고 웃으며 유대하는 것이 나답게 잘 사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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