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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오군 Dec 24. 2019

2019년 결산

올해의 이것저것, 한해를 정리해봅니다.

작년에 이어서, 2019년 결산.

올해 이것저것 뭔가 많이 했다고 생각하는데, 의외로 적으려고 보니 소재(?)가 별로 없넹...


 of the year: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

내가 꼽은 올해의 작가는 김혼비님.  김혼비 작가님의 '아무튼 술'도 엄청난 작품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첫 책인 우아하고 호쾌한 여자축구 가 더 좋았다.  정말 시원시원한 글쏨씨에 푹 빠져서, 한 자리에서 휘리릭 끝까지 읽어내려간 책.  작은 에피소드에서 소재가 될만한 사건사고(?)들을 잘 캐치하는 부분도 인상적이고, 무엇보다 어떻게 이렇게 맛깔나게 글을 쓸 수 있지...  와 책 읽는데 숨이 차...  진짜 여러모로 감탄.  혼비님 출연하신 책읽아웃 팟캐스트도 추천받아서 들어봤는데, 와 정말 웃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경건한 마음으로 3회 감상 ㅋㅋ)

딸래미가 커서 축구를 할지 피아노를 칠지 그림을 그릴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꼭 한번 읽었으면 하는 책.  딸래미가 커서 봤으면 하는 책이나 글들을 따로 모아두고 있는데, 어서 이런 이야기들을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왔으면 좋겠다.



음반 of the year: Kissin Plays Schumann

사실 이거 나온지는 엄청 오래 된 음반인데, 그래도 올해 가장 많이 들었던 음반이라서 이걸로 선정.  예전에는 슈만 피협 너무 동글동글하고(?) 임팩트가 없다고 생각했는데, 이 음반 듣고는 슈만 + 키신에 입덕하게 됨... 슈만은 웅장하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소소하면서도 예쁜 곡들이 은근 많더라.

슈만 피아노협주곡도 좋긴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이 앨범을 통해 처음 들어본 Symphonic Etude가 진짜 좋았다.  언젠가 실황으로 꼭 들어봐야지 생각했는데, 슈만 피협은 올 12월에 롯데홀에서 듣고 소원성취!  이제 Symphonic Etude 공연을 가봐야겠어...  



드라마 of the year: 보좌관

개인적으로 정치드라마 엄청 좋아하는데 (하우스 오브 카드 보다가, 일상생활에 지장 생겨서 간신히 멈췄던 전례가 있음...), 우리나라에서도 이렇게 흡입력있는 정치드라마가 나올 수 있구나!  감탄하면서 봤던 작품.  그리고 신민아 역할에 몰입은 잘 안되는데 어쨌거나 예쁘구나!  솔직히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같은 당 의원들끼리 그렇게 죽자사자 싸울리가...;;;) 그래도 한 회 한 회 마음 졸이면서 봤던 작품이다.  얼마전에 시즌2 끝났는데... 11월, 12월에 이런저런 바쁜 일들로 나는 아직 시즌2 시작을 못해서 ㅋㅋ 올 연말은 보좌관과 함께 보내기로 함.  이 글 쓰고 나서 와이프님과 함께 보좌관 시즌2 정주행할 예정!  :)



발표 of the year:  데이터가 흐르는 조직 만들기

한빛미디어에서 주최한 데브그라운드 행사에서 발표할 기회가 있었는데,정신차리고 보니 내가 동영상 촬영에 동의를 해서 ㅋㅋㅋ 발표자료가 동영상으로 유튜브에 박제되었다 -_-;  스스로의 녹화된 모습을 다시 보는 건 엄청 괴로운 일이구나 하는 걸 깨달음. (말잇못...)  발표를 준비하는 것 자체는 나름 재미있었고, 발표 후에 다행히(!) 많은 분들이 긍정적으로 피드백해주셔서 보람도 있었다.  그리고 이 발표를 통해 이런저런 연락도 많이 받고 사람들도 많이 만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많은 걸 얻게 된 좋은 경험이었음. (컨퍼런스에 그냥 참가자로 가는 것과, 연사로 가는 것은 얻어올 수 있는 경험치의 폭이 엄청나게 달라진다는 걸 깨달아서... 이후로는 가능하면 작은 거라도 뭔가 이야기를 하려고 생각하게 되었다...)



여행 of the year: 코타키나발루

1월에 수영할 수 있는 곳! 을 찾다가 급 예약하고 다녀온 여행.  예전에 쿠알라룸푸르를 굉장히 즐겁게 다녀왔는데, 말레이시아는 우리 가족과 궁합이 잘 맞는 듯.  이번 여행도 아주 좋았다.  수트라 하버 리조트에서 일주일 정도 머물렀는데, 리조트 시설이나 수영장, 식사 등등 꽤 만족했던 여행.  마이리얼트립 통해서 다녀온 반딧불투어도 괜찮았고, 짧은 섬 여행도 지금 생각하니 꽤 즐거운 추억이 된 것 같다.  구름 낀 날이 많아서 그 유명한 코타키나발루 석양을 제대로 못보고 온 건 좀 아쉽...

우리 가족의 여행 속도가 워낙 느긋하다보니, 일주일이나 있었는데도 좀 짧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언젠가 다시 한번 갈 수 있는 기회가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한다.  다음에 가게 되면 근교도 좀 더 둘러보고 (트래킹도 좋다던데...) 섬에도 좀 더 여유롭게 있다가 와야지. 



공연 of the year: 만프레트 호네트의 말러 교향곡 1번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과 말러 교향곡 1번이 커플링된 공연이었는데, 올해 다녀온 서울시향 공연 중에 가장 만족스러웠다.  테츨라프의 밀당 쩌는 베토벤 바이올린 협주곡도 좋았고 (난생 처음 들어보는 카덴차 나올때의 당황스러운(?) 객석 분위기가 지금도 생각남 ㅎㅎ), 웅장하고 시원하게 내지르던 말러 1번도 좋았음.  정명훈 지휘의 서울시향 말러 음반 굉장히 좋아하는데, 실연으로 들으니깐 음반에서는 캐치하지 못했던 다양한 소리가 들려서 훨씬 더 풍성한 느낌이었다.

올해는 서울시향 공연 좀 무리해서-_- 이것저것 많이 다녀왔는데, 공연 끝나고 집으로 오는 길이 너무 험난해서 내년엔 꼭 듣고싶은 공연으로 범위를 좁히기로 함...  아 언젠가는 예당 근처에서 살면서 서울시향 시즌권 끊어서 동네 마실 가듯이 놀러가고 싶다. (일단 이번 생은 어렵고, 다음 생에 가능할듯 -_-) 



덕질 of the year: 아이유 콘서트 <Love Poem>

2년 연속 아이유 콘서트 직관!  우와아아아앙.  난생 처음으로 본 360도 콘서트 무대는 정말 장관이었다.  하지만 올해도 늑장부리다가 응원봉 못 사서 들어간 건... ㅠㅜ 너무 아쉬움.  내년엔 기필코 일찍 가서 굿즈 왕창 사서 입장해야겠다는 결의를 다진다 (이 글을 와이프님이 싫어합니다)

올해 콘서트의 마지막은 뜻하지 않은 사건사고로 인해 예상치 못한 마무리가 되긴 했지만... 공연 내내 큰 에너지를 받았고, 팬을 아끼는 가수의 마음과 가수를 아끼는 팬의 마음이 굉장히 잘 전해지는 자리였던 것 같다.  아이유는 지금도 충분히 잘 하고 있는 가수라고 생각하지만, 새 앨범을 들어보거나 콘서트에 가 보면 항상 '와 지난번에도 좋았지만, 이번이 더 좋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잘함의 끝이 없어...)  매년 느끼는 감정이지만 아이유 콘서트를 보고 오면, 정말이지 열심히 살아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내년에는 와이프님 팬클럽 계정도 하나 파서, 꼭 모시고 갈 예정...)  한 해 열심히 살고, 내년에 또 만나러 가야지.



새 가족 of the year: 호두 입양

긴 고민 끝에, 우리집 둘째는 고양이로 결정!  포인핸드를 열심히 뒤지다가, 마음이 가는 녀석을 발견해서 마포구 어딘가에서 보호하고 있던 유기묘를 데려왔다.  '호두'라는 이름은 딸래미가 지음 :)  처음엔 1kg도 안되는 조그만 녀석이었는데, 잘먹고 쑥쑥 잘 크고 힘든 중성화도 잘 이겨내고 사고도 잘 치고 아무튼 이제 씩씩한 냥아치-_-가 되었다.  정말 뜬금없는 타이밍에 이상한 장난으로 가족들을 놀래키긴 하지만 ㅋㅋ  아무튼 잘 왔어.  우리 가족이 되어서 반가워.  호두 덕분에 올해 우리가족 행복지수가 더 높아진 듯.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지내자!  그리고 좀 그만 깨물자 -_-



잘했어요 of the year: 운동하기

이직하면서 검도를 못 나가게 되어서... 거의 1년 가까이 숨쉬기랑 걷기 말고는 따로 운동을 안하고 지냈는데 -_-;;  다시 이런저런 계기를 만들어서 운동을 시작했다.  주중 저녁에 와이프님과 탁구도 가끔 치고, 무엇보다 회사 근처 헬스장을 등록해서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이제 진짜 몸이 예전같지 않아서 '뭔가를 하려면' 체력이 제일 신경이 쓰이는데, 이번엔 정말 좀 꾸준히 운동하면서 체중관리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어쨌든 4개월 가까이 빼먹지 않고 꾸준히 뭔가 운동을 하고 있다는 점은 셀프 칭찬. (최소 주 2회 헬스장 간다는 스스로와의 약속은 잘 지키고 있다.  물론 최소 기준만 충족하는 게 문제지만 ㅎㅎ)

그나저나 새삼 느끼는건데, 헬스장은 시설이고 뭐고 다 떠나서 그냥 가까운 게 최고인듯...  



고맙습니다 of the year: 마이리얼트립 그로스팀

올해 1월 1일에는 분명히 1인 팀이었는데... 올 한해 새로운 멤버들이 조인하고, 함께 이런저런 일들을 하면서 짧은 기간에 굉장히 단단하고 좋은 팀을 만들 수 있었다.  사실 새로 들어온 친구들이 나보다 쿼리도 잘 짜고, 분석도 잘 하고, 데이터 파이프라인도 잘 만들고, 주변 동료들로부터의 평판도 좋어서 (저희팀은 팀장보다 일 잘하는 팀원을 뽑습니다... ㅎㅎ) 함께 일하는 걸 통해 나도 많이 성장하게 됨.  '작지만 단단한 팀'을 만드는 게 말처럼 쉽지 않은데, 올해 우리팀은 연초에 내가 가졌던 막연한 기대를 훨씬 뛰어넘는 좋은 조직이 된 것 같다.  팀으로써 만들 수 있는 성과를 생각하면 내년이 훨씬 더 기대됨.  이 글을 볼 것 같진 않지만 ㅋㅋ 팀 멤버들에게 특별히 감사!



지름 of the year:  없음

이 글을 쓰다보니, 놀랍게도 올해의 기억에 남는 지름이 없다는 걸 발견했다!  아니 이럴수가 ㄷㄷㄷ  설마 올해 최고의 지름이 호두 캣타워랑 딸래미 키즈폰인가 -_-;  뭔가 내 물건중에 기억에 남는 걸 산 기억이 없네. (이건 와이프님도 마찬가지일지도)  당장 올해가 가기전에 뭔가 질러야한다는 이상한 압박감이 생겨서 와이프님과 의논해 본 결과, 2년 넘게 쓴 휴대폰을 이참에 바꿔버리자!  라고 의기투합하고는, 중고나라에서 미개봉 갤럭시 S10e 를 검색하고 있다 ㅋㅋ  (갤럭시 S11는 5G로만 나올 것 같아서 -_- S10시리즈를 일단 써보기로...)  혹시 자급제폰 싸게 구입할 수 있는 좌표를 아시는 분 제보 부탁 드립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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