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연이는 스스로를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춤도 서툴고, 노래는 소리를 내기보다 흥얼거리는 게 더 익숙하고,
무언가를 빨리 익히는 것도, 재밌게 말하는 것도 잘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하기로 했다.
그중 하나는 정리다.
“청소부터 해보자.”
그렇게 생각한 건 꽤 오래 전부터였다.
지금도 연이는 조용히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작은 블록들을 색깔별로 크기별로 나누고 있다.
어느 쪽도 엉망은 아니지만 연이는 손이 멈추지 않는다.
“모르겠어. 그냥... 지금은 이걸 해야 할 것 같아.”
연이는 계속 블록을 정리한다.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밝은 색부터 어두운 색으로.
작은 손이 쉼 없이 움직인다.
갑자기 엄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연이야, 뭐 하고 있어? 와서 이거 먹고 하던 거 해~”
연이는 손을 멈추지 않고 대답했다.
“네, 엄마. 10분만요.
저 10분만 더 하다가 갈게요.”
엄마는 살짝 웃으며 말했다.
“그래~ 시간 맞춰서 따뜻하게 해놓을게요.”
연이는 다시 손을 움직였다.
알록달록한 블록들 사이를 손끝으로 훑고
가끔은 그 위치를 살짝 다시 맞추기도 한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연이는 한다.
정해진 목표도 없지만 멈추지 않는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한 건 아니다.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건 왠지… 나쁜 일처럼 느껴진다.
‘나는 왜 이러고 있을까.’
‘모르겠어. 그냥, 지금은 이렇게 해야 할 것 같아.’
그게 연이의 답이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정리되지 않은 마음을 정리할 수는 없으니까
연이는 그 대신 눈앞의 것들을 정리한다.
바보 같을 만큼
단순하게
묵묵하게
그래서 연이는 지금도 그렇게
단정하게 블록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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