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들레 홀씨 바람

by Jennie


#10


공원은 평화롭고 고요했다.
햇살은 따뜻하게 내리쬐었고 바람은 가볍게 불었다.
연이는 할아버지 손을 꼭 잡고 조용히 공원 길을 걸었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고요한 시간이 있었다.

연이가 한 번 고개를 돌리며 멈춰섰다.
바람에 날려 춤추는 민들레 홀씨가 보였다.
작고 하얀 홀씨들이 공중에서 사뿐히 떠올라,
마치 세상의 모든 소원이 실현되는 순간처럼 아름답게 빛났다.

연이는 그 광경을 가만히 바라보며,
"할아버지, 저거 불고 싶어요,"
조용히 속삭였다.

그 말을 듣고 할아버지는 살짝 고개를 기울이며,
연이를 바라보았다.

작은 손이 할아버지의 손을 꽉 잡고 있는 모습,
그리고 키 차이가 느껴지면서도, 두 사람 사이엔 따뜻한 공기가 흐르고 있었다.

연이는 깊은 숨을 들이마시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민들레 홀씨를 향해 조용히 말했다.

"후—"

목소리는 처음엔 미약하고,
차가운 바람에 휘날리는 듯 조금씩 흩어졌다.

연이는 그저 민들레 홀씨를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무엇을 바라는 듯 천천히 불어보았다.

하지만, 조금씩 목소리가 커졌다.
손끝에 힘을 주며, 입술이 점점 더 힘을 주었다.
그녀의 작은 몸에서 나오는 목소리가 공기 중으로 퍼져갔다.
“후—”
“후—”

갑자기 강한 바람이 불며 연이의 목소리가 흩어졌다.
모든 민들레 홀씨가 바람을 따라 뿔뿔이 흩어지듯,
연이의 목소리도 그렇게 퍼지며 사라졌다.

"... 다....."

연이는 숨을 헐떡이며 고개를 숙였다.
조금은 힘을 주려던 그 목소리가 바람에 완전히 흩어져버린 것 같았다.

작은 몸은 잠시 떨렸고,
마음도 잠시 멈췄다.

할아버지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는 한 걸음 가까이 다가가서,
조용히 연이를 안아주었다.

"괜찮아. 너무 잘했어."

연이는 할아버지의 품에 안기며,
여전히 민들레 홀씨가 흩어지는 모습을 바라봤다.

바람은 언제나 예고 없이,
모든 것을 흩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그렇지만 그 흐름 속에서도
중요한 것은 스스로 한 걸음 더 나아갔다는 점을.

© jennie All rights reserved.

월, 화, 수, 목, 금 연재
이전 09화모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