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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이제이 Oct 19. 2024

구석구석 한양 나들이

<국립중앙박물관-조선관>

   며칠 전, 국립중앙박물관 조선관 현장 수업을 했는데, 대상은 초등 6학년이었다. 친구들은 전남에서 졸업여행을 서울로 왔는데, 2박 3일 일정으로 왔다고 했다. 

   나의 할 일은 오전에 경복궁 관람을 마치고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온 친구들을 맞이하고, 팀을 나눠 수업하는 것인데,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장체험을 하는 학교 단체들이 오전부터 계속 이어져 정신없었다.

   내가 인솔해야 하는 친구들은 모두 12명. 남학생과 여학생의 비율은 반반이었다. 수업의 시작은 박물관에서 지켜야 할 예절, 주의해야 할 부분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 우리가 둘러봐야 조선관 앞에서 조선의 건국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박물관 수업은 재미있어하는 친구들보다는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친구들이 더 많다. 그래서 흥미를 이끌기 위해 중간중간 퀴즈도 내고, 정답을 말한 친구에게는 스티커도 나눠주는 이벤트들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계속 설명만 하는 것은 친구들의 흥미를 끌어낼 수 없기에, 설명이 아닌 스토리텔링하듯 이야기를 해야 한다.

"얘들아,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곳은 어디일까?"

"얘들아, 이성계가 한양에 새 수도를 정하고 가장 먼저 만든 것은 무엇일까?"

"얘들아, 조선에 궁궐은 모두 몇 개일까?"

   등등 친구들이 지루해할 틈 없게 깨알질문도 해야 하고, 전시물도 봐야 한다.


<태조 이성계 어진>
<근정전 어좌와 일월오봉병>


"얘들아, 왕의 초상화를 뭐라고 부르게?"

"얘들아, 오전에 경복궁 다녀왔지? 여긴 근정전 안의 모습이야."

"얘들아, 왕이 앉는 의자는 뭐라고 하게?"

"얘들아, 어좌 뒤에 그림을 뭐라고 부르게?"

   이야기와 퀴즈를 곁들이면 아이들은 재밌다며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준다.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


"얘들아, 이 지도는 이름이 뭘까?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지도야."

   이렇게 박물관 곳곳을 다니며, 다른 관람객에게 피해 가지 않도록 신경 쓰며 중요한 유물을 찾아 보여주고, 이야기해 주고, 퀴즈를 내다보면 2시간은 후딱 지나간다.


<앙부일구와 휴대용 앙부일구>


   요즘 일이 없어 백수처럼 지내다가 오랜만에 수업했는데, 친구들이 재미있게 들어주고 끝나는 시간을 아쉬워해주니 나도 피곤했지만 즐거운 수업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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