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국립중앙박물관 조선관 현장 수업을 했는데, 대상은 초등 6학년이었다. 이 친구들은 전남에서 졸업여행을 서울로 왔는데, 2박 3일 일정으로 왔다고 했다.
나의 할 일은 오전에 경복궁 관람을 마치고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온 친구들을 맞이하고, 팀을 나눠 수업하는 것인데, 국립중앙박물관은 현장체험을 하는 학교 단체들이 오전부터 계속 이어져 정신없었다.
내가 인솔해야 하는 친구들은 모두 12명. 남학생과 여학생의 비율은 반반이었다. 수업의 시작은 박물관에서 지켜야 할 예절, 주의해야 할 부분을 설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 우리가 둘러봐야 할 조선관 앞에서 조선의 건국에 대한 설명을 시작했다.
박물관 수업은 재미있어하는 친구들보다는 어쩔 수 없이 따라오는 친구들이 더 많다. 그래서 흥미를 이끌기 위해 중간중간 퀴즈도 내고, 정답을 말한 친구에게는 스티커도 나눠주는 이벤트들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계속 설명만 하는 것은 친구들의 흥미를 끌어낼 수 없기에, 설명이 아닌 스토리텔링하듯 이야기를 해야 한다.
"얘들아, 태조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한 곳은 어디일까?"
"얘들아, 이성계가 한양에 새 수도를 정하고 가장 먼저 만든 것은 무엇일까?"
"얘들아, 조선에 궁궐은 모두 몇 개일까?"
등등 친구들이 지루해할 틈 없게 깨알질문도 해야 하고, 전시물도 봐야 한다.
"얘들아, 왕의 초상화를 뭐라고 부르게?"
"얘들아, 오전에 경복궁 다녀왔지? 여긴 근정전 안의 모습이야."
"얘들아, 왕이 앉는 의자는 뭐라고 하게?"
"얘들아, 어좌 뒤에 그림을 뭐라고 부르게?"
이야기와 퀴즈를 곁들이면 아이들은 재밌다며 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준다.
"얘들아, 이 지도는 이름이 뭘까? 우리나라 최초의 세계지도야."
이렇게 박물관 곳곳을 다니며, 다른 관람객에게 피해 가지 않도록 신경 쓰며 중요한 유물을 찾아 보여주고, 이야기해 주고, 퀴즈를 내다보면 2시간은 후딱 지나간다.
요즘 일이 없어 백수처럼 지내다가 오랜만에 수업했는데, 친구들이 재미있게 들어주고 끝나는 시간을 아쉬워해주니 나도 피곤했지만 즐거운 수업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