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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이제이 Oct 31. 2024

구석구석 한양 나들이

<현장체험 수업-경복궁>

오늘은 현장 수업으로 경복궁에 갔다.

아침 일찍 집에서 출발해 2호선 타고, 3호선 갈아타고 내린 곳은 경복궁 역.

경복궁역 시계 조형물

출근하는 사람들 틈으로 여행을 온 외국 관광객 무리들이 경복궁 주변 여기저기 몰려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한복 대여점 앞에 줄을 섰고, 거의 모든 외국인들은 한복을 대여해서 입었다. 누구든 한복을 입으면 경복궁 입장이 무료다.

나는 횡단보도 앞에 섰다. 잠시 후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뀌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많은 외국인 무리를 지나쳐 국립고궁박물관으로 향하는 작은 쪽문으로 들어갔다. 그곳에서 같이 수업하는 팀을 만나 경복궁 흥례문 앞으로 이동했다.

국립고궁박물관

오늘 만난 친구들은 강원도에서 졸업여행을 온 초등학교  6학년으로 다섯 개의 반 총 100여 명 정도 됐다. 한 반에 강사 두 명이 각 10명 정도의 학생을 인솔해 두 시간 동안 경복궁 주요 전각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오전 10시. 나는 10여 명의 학생을 인솔해 경복궁 흥례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조선의 건국, 조선의 법궁, 경복궁의 정문 등에 대해 아이들에게 열심히 설명했다. 아이들이 내 얘기를 들으며 나눠준 활동지의 빈칸을 채우는 모습이 기특했다.

광화문과 흥례문의 수난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아이들이 진심 열받아했다. 아쉬운 부분은 근정전이 보수 중이라 내부를 보거나 월대에 오를 수 없다는 점이다. 근정전 앞마당에 품계석이나 차일고리, 박석 등을 이야기하고, 드므나 정 같은 물건의 쓰임에 대해서도 아이들은 흥미롭게 들었다.

경복궁 흥례문 앞

사정전에서는 세조와 사육신에 대한 이야기, 경회루에서는 세종과 신하이야기, 연산군과 흥청이 이야기, 세조와 단종 이야기 등 가는 전각마다 내가 하는 이야기에 아이들은 재밌게 들어주었다.

강녕전과 교태전의 이야기, 중전 간택이야기, 효심 가득 자경전, 문종이 세자시절 지냈던 자선당, 그리고 최근에 복원된 계조당까지 1시간 40여분 동안 경복궁 투어는 진행됐다.

경복궁 경회루 앞

수업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늦은 점심으로 맛있는 어묵우동 한 그릇 둔둔하게 먹었다.

길을 걷다가 잠시 멈춰 주변을 둘러보았다.

거리의 가로수들이 고운 가을색으로 단장하고 피곤한 나를 위로해 주었다.

"수고했어. 오늘도."

어느 멋진 10월의 마지막 날이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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