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일 동안 한국 여행을 왔던 조카가 일상으로 돌아가는 날, 올 때보다 두 배는 커진 여행 가방을 챙겨 같이 공항으로 가는 버스에 올랐다.
다행인 것은 올 때는 혼자였지만 갈 때는 한 달 전에 여행을 온 또 다른 조카(자매사이)와 둘이 간다는 것이다.
있는 동안 두 조카는 할머니의 사랑과 정성이 담긴 설날 떡국과 각종 전을 먹어보았고, 정월 대보름 오곡밥과 각종 나물도 먹어 보았다. 이만하면 잘 지내고 가는 것 같다.
두 조카의 외할머니이자 내 엄마는 시원 섭섭 딱 그 표정으로 "언제 또 보냐" 하셨고,
큰 조카는 답했다.
"돈 많이 벌어서 또 올게요. 할머니~"
큰 여행가방 4개를 선물과 부탁받은 물건들로 꽉 채우고도 두 조카는 각각 두 개씩 가방을 더 들고 멨다.
이렇게 한국여행을 즐기는 동안 미국은 대통령이 바뀌었고, 해가 바뀌었다.
바뀐 세상을 잘 적응하고, 잘 버티길 바라며, 큰 조카는 잔뜩 산 화장품을 다 쓰면, 작은 조카는 비싼 값을 치르고 받은 건강검진을 다시 받을 때가 되면 다시 오리라 다짐했다.
공항버스를 타고 집으로 오는 길.
하늘에 보름달이 깨끗하고 밝게 빛났다.
열심히 살아갈 두 조카를 위해
그리고
날 아는 모든 이들을 위해 소원을 빌어본다.
2025년에는 작년보다 더 나은 해가 되기를....
<보너스 컷>
잘 도착했다는 조카들의 인증샷~
비행기 안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