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일정 전 틈이 나서 근처 카페에 왔다.
그런데 베이커리에 빵이 별로 없어, 남은 선택지 중에 그나마 눈에 들어온 모카빵, 땅콩빵 하나씩 고르고 아아를 주문했다.
자리를 잡고 앉자 잠시 후 주문한 아아가 나왔다. 나는 아아를 받아 자리로 왔고, 조용하게 아아 한 모금 마시고 폰을 보며 더위를 식혔다.
그런데 조용한 카페 안에 아이들(5~6세 정도) 목소리가 들렸다.
유치원 혹은 어린이집에 갔다가 들린 모양이다.
여자아이는 아빠와 남자아이는 할머니와 같이 왔는데, 그 네 명이 하필 내 옆자리에 앉았다.
조잘조잘 두 아이는 쉼 없이 떠들었다.
'그래. 아이가 다 그렇지 뭐.'
쿨 하게 마음먹고 내 할 일을 하고 있었는데, 할머니가 남자아이에게 말했다.
"그렇게 떠들면 옆에 아줌마한테 혼난다."
그러자 두 아이의 시선이 내게 집중되었다.
"전 아무 말도 안 했는데요?"
나의 말은 할머니에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냥 아이를 조용히 시키고 싶은데 날 이용한 것이었다.
하긴 예전 나도 그랬던 적이 있었다.
아들이 꼭 저 아이만 했을 때
"시끄럽게 하면 저 아저씨가 이놈 한다."
"경찰아저씨한테 혼난다"
등등
다시 현실로 돌아와서.
여자아이가 내 옆자리로 와서 한마디 했다.
"떠들어서 죄송해요"
난 억울했다. 전혀 신경 쓰지 않고 있었는데 말이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조용해진 것도 아니었다.
계속 조잘조잘~ 20여분 그렇게 두 아이는 신나게 얘기했다.
그러다 할머니가 마지막 한 마디를 남기고 아이와 함께 나가셨다.
"자꾸 떠들어서 아줌마가 화나겠다. 그만 가자"
카페는 다시 조용해졌고 나는 어이없었다.
내 표정이 문제였나?
난 정말 1도 신경 쓰지 않았는데 말이다.

그 할머니의 일방통행식 대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1주일 전에도 나는 틈이 나서 이 카페를 왔고, 그때도 네 명이 내 옆자리에 앉아 같은 말을 했다.
데자뷔처럼 같은 일이 반복됐던 것이다.
웃을 수도 없는 그 상황에 나는 어색한 미소를 보였었다.
다음 주에 또 같은 시간 틈이 날 텐데, 내가 카페를 다른 곳으로 가야 하나 진지하게 고민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