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소낙비>

by 한이제이

잠시 소낙비가 스치고 지나간 거리는 무더운 여름을 더 푹푹 찌개 만들었다. 나는 빠른 발걸음으로 시원한 공기가 있는 곳을 찾던 중 한 카페 앞에 멈췄고, 망설일 틈도 없이 안으로 들어갔다.

늘 가던 카페가 아닌 새로운 카페에 들어서자, 숨을 쉴 수 있는 시원한 공기가 콧속으로 들어왔다. "휴..."

작은 숨을 내쉬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평소 지나가면서 봤던 카페라 별 기대를 안 했는데, 들어와 보니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음악과 분위기에 마음이 편안해졌다.


게다가 넓은 통창은 자석처럼 나를 창가자리로 끌어당겼다. (넓은 통창이 거리 쪽이었다면 결코 가지 않았을 것이다. ) 특히 통창 너머 아담하게 꾸며진 작은 숲이 내 시선을 끌었다.

과하지 않게 조화롭게 서 있는 서 너 그루의 나무, 쌓아 올린 큰 돌 사이사이 초록초록한 풀들, 그리고 각자의 개성을 한껏 뽐내는 크고 작은 화분까지, 이 정도면 작은 숲이라 해도 부족함이 없었다.


찬찬히 숲을 감상하고 나서 숲 너머 보이는 2층 주택에 시선이 멈췄다.

2층 창가 열린 창문 사이로 오래된 듯 한 발이 걸려있는데, 저 집에는 어떤 사람이 살고 있을까? 궁금해지면서 2층집 창문이 뭐라고 내 머릿속에서 그려지는 이야기는 달콤한 로맨스 소설이 아닌 스릴러가 되었다.


초저녁에서 늦저녁이 된 것 같다. 작은 숲에 등이 켜진 걸 보니. 이제 나는 생각을 멈추고 다시 찜솥으로 들어갈 시간이 되었다.


아쉽지만 카페 안 시원한 공기를 크게 한 번 마시고 밖으로 나갔다. 땀범벅에서 겨우 뽀송해졌는데, 습한 공기가 콧속으로, 피부로 와닿았고, 다시 땀이 흐르기 시작했다.


밤새도록 강한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

그 비가 그치고 나면 찬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최소한 열대야만 사라져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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