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를 하려면 철학과 애민정신이 있어야 한다. 유명인·셀렙·엘리트·고위공직자 등 소위 스펙 중심의 일회용 인사들을 내세워 여론몰이를 하는 기존의 보여주기식 쇼윈도 정치는 그래서 지양할 필요가 있다. 평소엔 정치나 사회에 대해 아무 관심이나 고민도 없다가 ‘이럴 때 한자리 차지해보자.’라는 생각으로 달려드는 얼치기 속물들과 기회주의자들은 철저히 배격되어야 한다. 오랫동안 묵혀온 사유나 성찰 없이 단지 출세와 성공만 바라며 공직을 맡으려는 자들, 허구헌날 썩어빠진 명분과 이해득실만 따지는 자들은 결국 국가와 국민에게 민폐만 끼치고 자신과 사회에 불행한 결과를 가져온다.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조직된 힘’이라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처럼, 위정자들, 교조주의자들 그리고 기회주의자들에 맞서고 그들을 끊임없이 견제·감시해야 하는 것은 그래서 깨어있는 시민들의 의무이자 책임이다. ‘개인적이고 이질적인 여러 개인이 특정한 관계로 맺어진 유기적 연대가 미래 지향적 사회의 모습’이라는 에밀 뒤르켐의 정의를 빌리자면, 개별적이고 이질적인 배경과 가치관을 가진 시민들이 다양성과 평등 그리고 인도주의와 상식의 바탕 위에서 사회 정의와 공익을 위해 유기적으로 연대하는 것이야 말로 미래 지향적인 정치, 즉 인권이 존중받고 정의가 구현되는 복지 사회 건설을 위한 참된 동력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는 우리 시민들이 각각 어떤 관계와 어떤 방법으로 유기적 연대를 맺을 것이냐가 중요한 문제가 된다.
제라드 다이아몬드는 그의 저서 ‘총, 균, 쇠’에서 ‘최적 분열의 법칙’에 대해 설명하며 ‘혁신은 분열이 최적에서 중간 정도에 머문 사회에서 가장 빠르게 일어나고, 지나치게 통합되어 있거나 너무 분열되어 있는 사회에서는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기술 혁신과 정치 제도에 있어서 ‘확산과 이동의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사회 발전의 불평등을 야기하는 중요 요소로서 제기한 바 있다. 깨어있는 시민들과 정의로운 소외의 연대는 그래서 인위적인 통합이나 단결을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다양한 가치관과 취향, 경험과 지식 등을 환영하며 창조적인 분열을 추구한다. 다만 인간 존중과 책임질 줄 아는 자유 그리고 기회균등과 능력에 따른 차별이라는 대전제하에서 적절한 분열과 치열한 토론을 용인하며 건설적인 융합을 추구한다. 시민들은 출신·학력·경력·지위고하·나이·성별 등에 상관없이 각자가 대등한 관계로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토론하며, 민주적인 의사 결정 절차에 의해 의결된 사항에 대해선 강력하게 연대하고 뭉쳐서 이성적으로 행동한다. 깨어있는 시민들과 정의로운 소외의 연대는 진보·보수, 중심·주변, 지배·종속, 상하좌우와 같은 수직적이고 이분법적인 사고를 배격하고, 기존 정파나 종파, 언론 등이 행하는 공작이나 선전, 세뇌와 선동적인 메시지 편집 등을 거부하며, 시스템 및 제도의 투명성과 협의 및 협상에 기반을 둔 지속적인 소통 체계를 강조한다. 또한 1인 혹은 엘리트 리더십·예수 혹은 황제 콤플렉스·메시아주의와 같은 영웅적·과두적 리더십보다는 개방형·공유형·교류형·협치형·통섭형 플랫폼과 의사 결정 체계를 바탕으로 한 수평적이고 보편지향적인 리더십 확립에 주안점을 둔다. 다시 말하면, 강력한 헤게모니를 쥔 카리스마나 슈퍼스타가 아닌 평범한 시민 각자가 교육자·지지자·협력자·동반자·조정자·매개자 등이 되어 분야별·직능별·지역별·세대별 등 입체적이면서 방사형적인 네트웍 거버넌스를 통해 자유롭고 수평적으로 소통해서 공동의 비전인 빅아이디어(이상과 목표)를 도출해 내고, 이를 현실화시킬 빅플랜(제도나 정책)을 입안하며, 이를 실질적으로 구현해 내는 빅프랙티스(시스템과 활동)를 실현하는 위대 담론을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는 것이 깨어있는 시민들과 정의로운 소외의 연대의 현실적 지향점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깨어있는 시민들과 정의로운 소외의 연대는 자연스럽게 ‘자기를 실현’한 사람들이 모인 빅소사이어티(big society), 빅스테이트(big state), 빅피플(big people)을 선순환을 통해 자가 증식하는 산파가 된다. 그리고 특정 정파나 종파·민족이나 인종 등의 이해관계를 초월해 전 세계가 고루 번영하고 행복해질 수 있는 정의로운 복지 사회, 즉 ‘빅월드(big world)’를 민중과 민초가 함께 건설할 수 있는 아래로부터의 민간 동력으로서 기능할 것이다.
이와 같은 중장기적 목표의 달성을 위해 나는 단기적 실천 과제를 제안한다. 우선 현재의 우리 사회는 정치와 종교 뿐 아니라 언론에 대한 개혁의 요구에도 역시 직면해 있다. 특정 정당이나 정파를 지지하며 권력의 나팔수 혹은 가짜 뉴스를 양산하는 기레기 내지는 찌라시 집단이 되어 버린 일부 언론들과 유튜버들을 건전하고 날카롭게 견제하고 감시할 대안 언론의 필요성이 그래서 대두된다. 즉, 이익집단화 되어가며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는 거대 권력인 제도권 정치와 종교·언론 등을 견제·감시하고 사회의 중심을 잡아줄 민간 차원의 대의(代議) 및 대안 언론 모임, 다시 말하면 깨어있는 시민들이 주도해 합리적인 중도 개혁을 이끌어 갈 조직적인 연대가 필요한데, 나는 이를 위해 ‘소통 포럼’이 필요하다고 본다. 국민들 그리고 시민들이 중심이 된 전국적인 소통 포럼은 깨어 있는 집단지혜를 바탕으로 한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의 정신을 실제로 구현하기 위한 온-오프라인 국민·시민 참여 정책 포럼이다. 소통 포럼의 목표는 현재의 정당정치와 권위주의 세력을 혁파할 정의로운 국민과 시민들을 결집시키고, 아래로부터의 정치 개혁을 통해 생활민주주의와 직접민주주의를 궁극적으로 구현하고자 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나는 다른 누구보다도 20-50대 청장년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가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제반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라고 본다. 하지만 젊은 층들은 아무래도 감각적인 것들에 더 끌리기 마련이고, 그로 인한 정치 무관심은 극단주의 세력이나 기득권층의 정치적 입김을 더욱 강화시키는 역작용을 불러온다. 더욱이 이들 젊은 세대에겐 사회나 조직을 변화시킬 실질적인 권한이나 기회가 전무하다시피 하다. 해서 소통 포럼은 국가와 시도 차원에서 각각 온라인 및 모바일 플랫폼을 바탕으로 정치·사회 현실에 무관심한 젊은층을 결집시키고, 직접적인 정치적 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오프라인 연대를 강화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대책들을 마련하는데 주안점을 둔 모임으로서 기능할 것이다. 포럼의 운영진은 회원들이 제안하는 다양한 정책과 토론 등에 대한 중도적이고 합리적인 조정 능력을 갖춘 집단 지혜체가 되어야 하고, 운영진 및 회원들의 자리는 전 국민과 시민을 대상으로 언제든 개방되어 있어야 한다. 포럼의 기술적·행정적 운영 및 관리를 책임지는 인원들은 앞서 말한 운영진과는 별개의 구성체이며, 일반회원과 정회원은 오프라인 활동 참여여부를 기준으로 구분한다. 소통 포럼은 다양한 형태의 분야별 소통 포럼·직능별 소통 포럼·세대간 소통 포럼·지역 포럼 등으로 세분화 되어 독립적으로 혹은 유기적으로 조직된 형태로 구성·운영될 수 있으며, 포럼 내에서 제안된 정책에 대한 최종 선별과 선정은 회원들의 다수결 투표를 통해 결정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그리고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의결된 정책은 포럼의 다양한 정치 활동 및 공식적인 정책 제언 등에 적극 활용된다.
포럼은 시민과 국민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한 대의(代議)체이고, 정부나 기업 등으로부터 운영에 필요한 재정적인 지원을 받을 수는 있지만, 이들은 절대 포럼 내 여론이나 정책 형성 과정에 단체 자격으로 직접 관여내지는 참여하거나 영향을 미칠 수는 없다. 나아가 소통 포럼은 포럼 내 저작물 간행 및 부가 사업, 다양한 학술회의 및 이벤트 개최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수익을 창출하기도 하며, 정부나 외부 기관 지원금·기부금 등을 제외한 순수익금의 50%는 매 분기별로 포럼 참여도나 기여도에 따른 평가 요건을 어느 정도 충족시키는 일반회원들에게 일괄 지급하고, 나머지 50%는 포럼의 활동이나 정책 입안 등에 실적이 있는 정회원을 대상으로 차등 지급한다. 끝으로 소통포럼의 기술 및 행정 감사는 수시로 실시하고, 재정 운용 실태에 대해서는 매해 회계연도에 전 회원을 대상으로 일괄 공개하며, 포럼의 대표는 매년 운영진 투표를 통해 결정하되 운영진 자격엔 나이·성별·학력·직업·지역 등에 있어 어떠한 제한도 두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