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실수만 할까?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이 위로가 되지 않는 이유

by 묘묘한인생

나는 모든 걸 내 탓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일이 잘못될 때마다,

실수를 할 때마다,

계획했던 뭔가 어긋날 때마다

내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한다.


마치 세상의 모든 불완전함이

나에게서 시작된 것처럼...

친구가 우울해하면

내가 위로를 제대로 못 해서라고 생각하고,

프로젝트의 실수라도 발생하면

그 자리에서 차라리 사라져 버리고 싶다.


나는 이 모든 것들이 나의 부족함과

성격의 문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는 단순한 성격문제가 아니었다.


나는 HSP (Hihgly Sensitive Person)이었던 것이다

여태 내가 보인 심한 자책은

HSP의 대표적인 특징이라고 한다.

작은 실수부터

주변 상황까지 모든 걸

자기 책임으로 여기는 것.


HSP는 높은 내적 기준과

완벽주의 성향을 가지고 있어

실수를 곧 실패로 인식한다고 한다.


나는 항상 자신에게 말한다.

책임감이 있어야 하고

정직한 인간이어야 하며,

자기 자신을 잘 제어할 줄 알고

생산성 있는 인간이어야 하며

일을 잘해야 하고,

인성까지 완벽해야 한다고.


이런 기준들을 나 자신에게 들이댄다.

마치 나는 실수할 권리가 없는 사람인 것처럼.


HSP는 자기비판 회로가 더 활성화되어 있어서

작은 일도 '위험 신호'로 과도하게

해석한다고 한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아, 실수했네...

다음엔 조심해야지'라고 생각하고

끝낼 일이 내게는

'나는 왜 이런 것 하나도 못 하는 걸까

나는 정말 쓸모없는 인간인 걸까?'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바로 공포의 HSP악순환이 시작된다


실수가 발생하면

과도한 자기비판을 하게 되고,

그러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머리뿐만 아니라 온몸을 지배하게 된

스트레스 덕분에

당연히 또다시 실수를 할 가능성이 증가하는

무한 악순환이 벌어지는 것이다.

마치 늪에 빠진 것 같다.

발버둥 칠수록 더 깊이 빠져들어간다.


반복된 자기비판은

코르티솔 분비를 증가시키고

자존심 저하, 불안, 우울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한다.

내 몸과 마음이

지속적인 전쟁 상태에 놓인 것이다.


이는 단순한 성격문제가 아닌

과학적, 심리학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하고 하는데,

이러한 악순환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관찰하는 것이다.

지금 내가 과도하게

나 자신을 비판하고 있다는 걸 깨닫고,

실수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 중

하나라는 걸 받아들이며,

무조건 완벽하지 않아도

나는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깨달아야 한다.


머리로는 안다.

정말 너무 잘 안다.


하지만 가슴으로 받아들이고

머리로 실행하는 건 다른 이야기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라는 말 자체가

나에게는 스트레스가 되어버린다.

지금 내가 완벽하지 않다는 이야기니까...

그래서 나는 오늘도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아마 오늘도 작은 실수에 밤새도록 자책하고,

내일도 아마 똑같은 패턴을 반복할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조금씩 배워가고 있다.


이 무한 루프를 벗어나는 법을.

나 자신을 조금 더 따뜻하게 바라보는 법을.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그날까지,

나는 오늘도 나와 화해하는 연습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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