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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디저투 Oct 17. 2024

미국 LA에서 “한국 단풍”이 그리울 땐 이곳으로!

나는 친정이 미국이다. 버스 타고 언제든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이 아니라서, 미국이란 나라는 내게 그리움이기도 하다. 얼마 전 딸아이가 미국에 계신 할머니와 살겠다며, 공부 겸 경험을 쌓을 겸 미국으로 떠났다.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단순하다. 아이의 미국 생활을 기록해 가족 추억으로 남기고, 자녀가 유학 중이거나 미국 생활을 계획 중인 이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싶어서다. 



 혼자가 아님을,
나만 외로운 게 아님을,
응원하는 사람이 가깝게 있다는 사실을






이사를 앞두고 짐 정리하느라 바쁜데 막내 이모가 불러냈다며, 어머니는 투덜 댔다. 막내 이모는 어머니의 여동생이다. 그러나 투덜거림과는 반대로 사진 속의 어머니는 너무나 환하게 웃고 계셨다. 



사진 속에는 노란 나뭇잎들이 아름답게 물든 배경 앞에 서 있는 세 자매의 모습이 담겨 있었다. 나 어릴 적, 강원도 속초 설악산 단풍을 배경으로 한 세 자매의 사진이 떠올랐다.



어머니와 이모들은 미국에서 서로에게 가장 큰 의지가 되어주는 존재들이다. 싸웠다가 다시 찾고, 둘이 팀이 되었다가 중요한 순간에는 셋이 함께 뭉친다. 어머니의 자매는 원래 네 명이었으나, 그중 가장 미모가 뛰어나 정윤희라 불리던 이모가 일찍 돌아가신 후, 남은 셋의 관계는 더욱 깊어졌다. 이 관계는 미국으로 이민을 간 후, 더욱 돈독해졌다. 아마도 미국이라는 거대한 나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의지하게 된 걸 지도 모른다.     


물론 자매 간의 유대감은 국적에 상관없이 존재하는 것이지만, 특히 나의 외가댁은 서로를 실타래처럼 단단히 묶고 챙기는 경향이 유난히 강하다. 막내이모가 운전을 맡아주신 덕분에 어머니는 그나마 덜 외롭게 일상을 지낼 수 있다. 



서로에게 친구가 되어주는 이 자매들의 모습이 너무나 부럽다. 자매가 없는 나는 질투가 날 정도다. 그녀들이 선택한 이번 여행지는 캘리포니아주의 비숍(Bishop)이다. 



비숍은 10월에 특히 아름다운 단풍을 자랑하는 곳으로, 한국의 단풍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완벽한 여행지이다. LA는 대체로 온화하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기 때문에, 단풍을 볼 수 없다. 한국의 사계절을 기억하하고 있다면, 그래서 “한국의 단풍”과 “한국의 가을”이 그립다면, 비숍을 방문해 보자.



비숍의 가을은 마치 자연이 펼치는 한 편의 서사시와 같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품에 안긴 이 작은 도시는, 가을이 되면 황금빛으로 물든 단풍의 향연을 선사한다. 아스펜 나무들이 노랗게 물들어가는 모습은 마치 대자연이 그린 수채화처럼 부드럽고도 선명하다.     



바람이 스치며 나뭇잎들이 춤을 추듯 흩날릴 때, 그 소리는 마치 자연이 속삭이는 가을의 노래 같다. 이곳에서의 단풍 구경은 단순한 시각적 즐거움을 넘어, 마음 깊숙이 스며드는 감동을 받는다.      



이곳에서 단풍을 바라보는 순간, 시간은 잠시 멈추고, 자연의 위대함과 아름다움 속에 깊이 빠져들게 될 것이다. 이것이 바로 캘리포니아주 현지인들이 비숍을 찾는 이유다. 일상에 지친 바쁜 이민 생활에서 오롯이 마음의 여유와 힐링을 느낄 수 있기 때문에.     



그래서 현지인들은 꼭 단풍 구경이 아니더라도, 캠핑 낚시 등 아름다운 경치를 감상하러 가곤 한다. 미국이라는 낯선 나라에서 외로운 순간에, 이곳에서 잠깐의 힐링과 여유를 선물 받길 바란다. 



“한국의 가을”을 그리워하는 많은 한국인들이 이곳에 방문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이 될 것이다. 혼자가 아님을, 나만 외로운 게 아님을, 응원하는 사람이 가깝게 있다는 사실을, 비숍의 물든 나뭇잎을 바라보며 힘을 내자. 비숍에서의 경험이 독자들에게도 새로운 여행의 영감을 주기를 바라며, 이 글을 마친다.



마지막으로 나의 어머니를 옆에서 살갑게 보필해 주시는 막내 이모님께 이 글을 바친다. 




▶비숍은 자동차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목적지로, 로스앤젤레스에서 약 4시간 30분 소요된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비숍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도 독특한 여행 경험을 제공받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환경 친화적이며, 운전의 피로에서 벗어나 여유롭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출발지: L.A. Union Station

환승: Lancaster Metrolink Station

목적지: 비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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