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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콤달콤 Jul 20. 2024

날 좋은 곳으로 데려다줘



 " 십 년도 넘은 갈색 구두를 꺼냈다 "


자주 신지 않은 덕에

새것처럼 반짝였으나

시간의 무게를 견디지 못한

깔창은  낡고 해져 버렸다.



자주 신지 않은 탓에

새것처럼 욱신거렸으나

시선의 무게를 견디려고

허리 쭉 펴고 또박또박 걸었다.



사람들로 꽉 찬 지하철 빈자리

안도의 숨을 내쉬며

로시라도 된 듯

뒤꿈치를 톡톡 주문을 외웠다.



" 날 좋은 곳으로 데려다줘 "




젊다는 것만으로도 모든 게 허용이 되는 세상이다. 나이를 먹을수록 갖고 싶은 거 , 하고 싶은 거, 욕심을 낼 때마다 큰 용기가 필요하다.


부족한 힘을 채우려 공부를 신청했다. 이것이 실질적인 도움이 될까 알 수 없는 미래라 망설여졌다. '공부를 따라갈 수 있을까'  자신에 대한 의구심이 컸다는 게 맞겠다.


같은 목적으로 모인 사람들이었다. 공부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사람, 돈으로 연결하여 마케팅을 추구하는 사람, 스펙을 쌓기 위해 방문한 사람.


난 어디일까? 어디로 가야 할까?

도로시처럼 뒤꿈치를 톡톡!

'아주 멋지고 근사한 곳으로 데려다줘' 주문을 외우듯 내가 할 수 있는건 이게 전부다. 기죽지 말자. 


내 앞에 앉은 저 여자는 어디를 가려고 화장을 곱게 했을까. 그녀도 뒤꿈치 톡톡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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