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이 있는 공간
나는 그렇게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나를 사랑한다고 "연습했다" 솔직히 나는 사실 이걸 진심으로 원하지도 않고, 이 연습을 왜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이보다는 그냥 이 세상을 다 때려 부술 정도로 원망하고 미워하는 게 더 내 적성에 맞는 것처럼 느껴지고, 젊을 때라면 몰라도 이제 와 "너를 사랑해"같은 닭살 돋는 말을 하는 것이 과연 미친 짓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그렇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했다. 왜냐하면 나는 이제는 조금은 다른 삶을 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끝에 무엇이 있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했다. 아인슈타인이 한 유명한 말대로 "매일 똑같은 일을 행하면서 결과가 달라지기를 바라는 것은 미친 짓"이니까. 이제는 조금은 다른 일을 행하기로 했던 것이다.
나는 녹찻잎들을 비벼 형체가 없어지도록 으깨면서 된장을 생각했다. 차가 본래의 맛을 내기 위해서, 콩이 된장이 되기 위해 우리는 가끔 우리가 생각했던 우리의 형상들을 잃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발효차는 비닐을, 콩은 곰팡이를 뒤집어쓰고 일정한 시간을 견뎌야 한다. 어쩌면 고통뿐인 듯 느껴지는 그 시간들을 잊지 마시기를. 나비가 되기 위해 벌레는 자신의 몸을 마비시켜 번데기가 되어야 했고 꽃은 마치 죽음과도 같은 추락을 맞아야 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