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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자 May 09. 2021

이별은 헤어짐이 아니라더니 거봐 너도 울잖아!  이풀잎

책이 있는 공간



언제쯤일까 이 책을 선물로 받았던 것이.

가을날이었던

어느 해  것만은 확실하다. 그 당시 아꼈던 동생이 훌쩍 던져주었으니까.


가끔씩 소복한 먼지 눈을 떨어내며 이 책을 열어보곤 했다.

나는 이때 몇 살이었을까?

내 나이 세기에도 헷갈리는 요즘인데,

이 책을 열면 오롯이 청춘이었던 기억나지 않는 그 어느 날로 돌아가곤 했다.

'청춘' 이란 단어가 여기에 맞는지는 모르겠다.

남들이 말하는 청춘과 내가 생각하는 청춘은, 어쭙잖은 세월을 온몸으로 담고 보니 조금은 다른 것 같거든.

나는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청춘이니까.


'이풀잎'의 '이별은 헤어짐이 아니라 간직함이라더니 거봐 너도 울잖아!'

이 시집이 발간될 당시를 되새겨 보면, 웬만한 사람들은 다 읽지 않았을까 싶다.





오랜만에 꺼내본 시집.

주마등처럼 나의 시간의 흐름이 필름이 되어 지나가는 느낌이다.

문득, '이별' 이란 단어가

늦은 가을날 생명을 다한 나뭇잎이 바람에 흩날려 결국엔 떨어지고 마는 것처럼 가슴을 쿵쿵댄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만남과 이별을 하면서, 인연을 만들고 인연을 잃기도 한다.

이 시집은 제목이 모든 걸 말하고 있다. 그야말로 '이별'에 관한 시들이다.

이별은 웬만하면  다 슬픔이다.

그리고,,, 적어도 내게는 간직함이 맞다.

흔한 말로 사람들은 이별을 하더라도

사랑했지만 같은 하늘 아래 사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따위의 말들을 하지만,

그건 정말 같은 하늘 아래에 없는 이별을 해보지 않은 자들이 하는 말이다.

간직한 이별이 내게는 많다. 그리움으로 견뎌내야 하는 이별.




편지


검게 흘려 쓴, 언어보다

차마, 말할 수 없어

하얗게 비워 둔

그곳에 내 마음이 있어요



아니(No)


그리운 사람은, 멀리 있게 마련이라니

그럼, 그리워하지 않으면 그가

내 곁으로, 가만히 와 줄까요?



왜 웃느냐고요?


그럼 울까요?

그건 아주 쉬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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