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작아지게 만드는 나
“너는 되게 열심히 하고 성실하고 똑 부러진 거 같아”
나의 대답은 “아니야. 다들 이 정도는 하면서 살아가. 나는 아직 부족해”
나는 누군가의 대답에 이렇게 대답하지만, 사실 나도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시험공부하고 심야버스를 타고 집에 돌아올 때, ‘오늘도 갓생 살았다!’라는 생각을 한다.
자꾸 내 생각과 다른 사람을 향한 나의 대답이 엇갈린다.
충분히 잘하고 있는데도 부족하다고 말하고, 나보다 더 열심히 사는 사람, 능력이 더 뛰어난 사람과 비교한다. 나는 나인데, 자꾸 다른 사람에 의한 나를 만들어간다.
인스타 스토리
3개월 정도 인스타를 안 한 적이 있었다. 인스타를 안 하면서 친구들과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지 않으면 친구들의 근황을 알 수 없었다. 그러나 근황을 앎으로써 받는 스트레스는 없었다. 누가 뭘 하든 어딜 가든 알 수가 없었으니까, 비교할 대상이 없었다. 다시 인스타를 깔았다. 인스타를 안 하니까 유행도 모르겠고, 친구들이 어떻게 사는지도 궁금했다. 친하지 않은 사람들, 인스타로 친구인 사람들이 여행 다니고, 맛있는 거 먹고, 무언가를 이뤄내는 모습들, 일상들을 보았다. 그때 나는 작아졌다. 휴학 후의 목표가 미뤄지면서 시간만 흘러가는 거 같았다. 물론 나도 주말에는 남자 친구와 놀러 가고, 맛있는 것도 먹고, 공부도 하고, 알바도 하고, 학교 다니면서 해보지 못했던 원데이클래스도 해봤다. 물론, 나도 카페 가고 원데이클래스 들었던 것에 관해 스토리를 올렸다. 누군가는 내 스토리를 보고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수도 있다. 나도 스토리를 올리면서도 자꾸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나를 작아지게 만든다. 모순이다. 자꾸 이런 감정이 반복되고 나를 작아지게 만든다면 인스타를 삭제해야 할 거 같다. 유행은 잘 모를 수 있겠지만 친구만 되어있는 사람들의 일상은 나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다. 친구들의 일상이 궁금할 땐 직접 물어보면 되니까.
조용한 성격
나는 조용한 사람이다. 친구들과 있을 때는 활발해진다고는 하지만, 주로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다. 알고 있는 이야기다. 어릴 때도 그랬다. 그런데 자꾸 좀 더 활발하고 말을 센스 있게 하는 사람들을 보며, 나는 왜 이럴까? 나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왜 이런 생각을 하고 있나 생각을 해보면, 활발하고 센스 있는 사람들 주변에는 사람이 많고, 재미있게 사는 것처럼 보인다. 나는 이걸 부러워하는 것 같다. 대학교에 가면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MT나 동아리 활동도 많이 하면서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활발한 활동을 하는 게 로망이었다. 그런데 막상 해보려니 너무 떨리고 두렵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서 소수의 친구를 사귀고 그렇게 학교생활을 했다. 이런 학교생활도 정말 행복했는데, 다른 사람들의 활동, 스토리를 보면 자꾸 작아졌다. 그러면서 내 성격은 왜 이러지.라는 생각을 한다. 조용한 성격을 가진 사람 모두가 나와 같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왜 이렇게 조용하지, 왜 말을 못 했지?, 이렇게 말할걸.’과 같은 생각을 하고 이 생각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면서 말하기가 힘든 거 같다. 또 오래 생각을 하다가 어쩌다 말했을 때 대답이 돌아오지 않으면 타격이 크다.
또 어른들과 대화를 잘 나누고, 살갑게 대화를 나누는 사람들도 신기하다. 그러면서 나는 살가운 성격이 아니라서 어른들에게 예쁨 받지는 못할 거 같다고 생각한다. 주변에서는 위와 같은 사람을 보고 “싹싹하다”라고 말하곤 한다. 나는 싹싹하지 않다. 내가 이런 사람들을 부러워하는 이유는 싹싹한 사람들이 어른들에게 예쁨 받는 모습을 부러워하는 거 같다.
내가 나를 작아지게 만드는 건, 나와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 때문이다. 잘 알고 있는데,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나보다 더 나은 사람들과 자꾸 비교함으로써 나의 부족한 점, 작은 점을 더욱 부각한다. 나보다 일을 잘하는 사람, 공부를 잘하는 사람, 말을 잘하는 사람 등등.... 나도 나를 응원해 줘야 하는데, 자꾸 나를 깎아내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