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의 본질을 찾아서
타자와 나는 온전히 같은 경험을 공유할 수 없다. 똑같은 강도와 깊이 그대로의 내 감정을 상대는 느낄 수 없다. 그것은 곧 나와 타자의 거리감은 언제나 존재할 수밖에 없다고 결론을 지을 수 있다.
타인과 사회적 관계를 긴밀하게 나누는 형태로는 우정과 사랑이 있다. 하지만 우린 이 관계를 통해서 외로움을 완전히 해소할 수 있을까?
작가는 고대 그리스의 희극 작가 아리스토파네스의 이야기를 예로 들고 있다. 그의 독특한 극 구성은 기발하고 풍자적인 단편적인 에피소드를 극 하나에 이어 붙이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야기의 통일성이 결여되고 단편들 사이의 괴리감이 관객에게 보인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우리는 어떤 이상향을 그리고 그것을 기준을 삼는다. 우리가 꿈꾸는 백마 탄 왕자가 나타나 나의 모든 것을 이해해주고 나를 구해줄 거라는 환상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현실에서 어떤 일이 생겨도 그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기 때문에 괴리감은 존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것은 아주 잘 보여주는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요?’는 주인공 마고는 자상한 남편 몰래 다니엘이라는 남자와 바람을 피운다. 그와 격정적인 관계에 매료되어 남편과 이혼까지 이르고, 결국 다니엘과 결혼한다. 영화의 마지막에서 보여주는 것은 결국 그녀가 전남편에게 가졌던 외로움을 다시 느끼기 시작한다. 마고는 결혼생활에서 느끼는 외로움이 남편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이 기대하던 결혼생활과 현실은 너무 달랐다. 그러다 다니엘이라는 육체적으로 완벽한 남자가 나타나는 순간 마고는 그가 자신을 외로움 속에서 구원해 줄 거라 생각했지만 착각이었다. 외로움의 원인은 타인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있었던 것이다.
자아와의 성찰적 관계는 자신의 자실과 가능성에 기회를 주고 관리 감독하는 것이다. 자아는 사회의 산물이다. 타자를 통해 자신을 알고 상호작용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킨다. 나라는 사람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항상 타인의 존재가 기초된다. 나를 착한 사람이라고 규정하기 위해선 나보다 덜 착한 사람이 필요하고, 더 착한 사람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고 ‘착한’이라는 단어를 설명할 수 없다.
자유로운 개인이란 혼자인 개인이 아니라 ‘개인성’을 띄는 하나라는 말이다. 하지만 현대로 올수록 자유를 갈망하는 개인이 늘어나면서 1인 가구 비율이 늘어났다. 이들이 자유를 희망한다는 것은 곧, 그들이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것은 기혼자보다 미혼자가 사회활동을 참여하는 횟수가 적고 개인의 자유를 누릴 수 없다는 점에 있다.
사회학에서는 SNS나 현대사회의 기술들이 사람을 더 외롭게 만든다는 주장이 있지만, 근거가 없다. 오히려 혼자 방에 있으면서 핸드폰으로 사회와 연결되고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외로움을 덜 느낀다고 작가는 말한다. 현대사회에서는 이렇게 개인성과 타인의 간섭을 요구한다.
작가는 현대사회에서 ‘희박해진 고독’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고 지적한다. 고독이란 사적인 공간이고 나 자신을 만나는 장소이다. 타인의 잣대가 없이 온전히 나만이 나를 볼 수 있는 곳, 외로움과 고독이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다.
타자라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이기도 하지만 내가 바라본 나 스스로를 타자라고 작가는 지목한다. 그리고 고독을 통해서 자신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잘 대해주면 나와 하나가 되고 가장 친한 친구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작가는 고독을 완전히 추구하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고독을 즐길 줄 모르는 사람은 타자에게 너무 기대서 살게 되고 건강한 관계를 맺을 수 없다고 말한다.
작가는 고독 안에 있는 게 쉽다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졸은 고독은 많은 훈련이 필요한데, 하나의 방법으로 명상을 제시한다. 명상은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감정이 나의 것인지 사회에서 배운 허구의 것인지를 판별할 수 있는 좋은 무기가 된다. 명상에서 말하는 것은 푸른 하늘이 우리의 마음이라면 구름은 생각과 같다. 문득 외롭다는 생각과 느낌이 들면 그것을 해소하려고 액션을 취하기보다 그것이 서서히 지나가는 것을 관찰하는 것이다.
작가가 철학자라서 외로움의 본질에 접근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내가 가지고 있던 외로움이란 선입견은 사회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연구들이 주를 이룬 것도 사실이다. 자유로운 개인이 되고 싶은 현대인은 사회와 연결되고 싶다는 양가적인 감정을 가졌다는 점은 사회적인 동물로서의 사람은 결국 타인과의 관계 혹은 연결되었다는 느낌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고독을 즐긴다는 것은 내가 나 자신과 노는 시간이 질적으로 풍요로움을 말한다. 나는 이것이 먼저 선행되고 그다음이 사회적 관계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