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 이민자로서의 인어공주.

흔한 것을 다른 시각에서 보다.

by 혜성

내 애인은 한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이다. 아직 한국문화는 많이 낯설지만, 한국어를 배우면서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어느 날 우린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나는 문득 그가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과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담 나는 지상의 인간들의 문화와 언어를 통역해주는 세바스찬 정도가 아닐까?)


387772.jpg 에리얼(우)과 세바스찬(좌)


그는 스무 살이 되고, 더블린의 한 대학교를 다니면서 한식당을 자주 찾아가고 한인 커뮤니티를 참여하여 동양문화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었다고 한다. 한국의 색감이나 문양에 빠져있었고 우연찮게 한국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았다고 한다. 에리얼도 물 밖 세상의 다양한 물건들을 수집하며, 그곳을 동경하고 꿈꾸고 있었고, 자신을 물 밖으로 나갈 동기(왕자)를 찾았다. 물론 지상으로 나가기 위해선 다리가 필요했고 그것을 자신의 아름다운 목소리와 맞바꾸게 된다. 이것은 문화와 생활방식이 완전히 다른 새로운 나라를 가기 위해서 자신의 언어가 통하지 않는 한국에 온 내 애인과 동일한 맥락일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피력할 때면 ‘목소리를 내다’라는 관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목소리가 없다는 것은 권리에 대한 주장을 못한다는 말이 된다. 그에게 노동자로서의 불편사항을 회사에 요구할 권리는 없다. 노동자 조합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서약서에 사인을 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실질적으로 그가 한국어를 못하기 때문에 받아야 하는 불이익이 아니다. 이것은 그의 출신에 대한 차별인 것이다.


O1CN01YpVswf1Eg4zpEMRUR_596870380.jpg 왕자와의 식사 장면을 기억하는가?


내 애인의 나이는 서른 살이지만, 몇몇 한국인들은 그를 열 살짜리 아이로 취급한다. 한국에는 선후배 문화가 굉장히 심하다. 선배는 후배보다 어떤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기 때문에 상하 위치에 놓이게 되며, 선배는 자신의 무례함이나 권력을 후배에게 사용할 수 있는 권한 같은 것이 있다고 생각한다. 마치 에리얼이 포크라는 식기를 봤을 때 빗질을 하고 있는 것과 같다. 그녀의 엉뚱한 행동은 웃음을 유발하고 마치 순수한 아이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상대는 에리얼이 동등한 위치가 아닌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 인식하게 되는 것이다.


이것은 그에게 이상하게 적용되는데,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지식이 서툴다는 이유로 무례한 질문과 태도를 서슴없이 저지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왜 대머리가 됐어?”, “돈은 얼마나 벌어?”, “(아이에게) 영어 배운 거 써봐.”, “(손가락질하며) 저기 봐, 외국인이야!”


나는 옆에서 사람들의 무례함을 많이 지켜보고 얼굴이 빨개지는 순간도 많았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한국인으로서 한국 땅에서 산다고, 타국에서 온 외국인에게 무례해도 되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데, 절대 아니다. 이들도 사람이고, 함께 지구에서 살고 있는 인격체이다. 다른 한국인에게 하지 않을 행동은 외국인에게도 하지 않는 것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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