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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 Apr 09. 2022

60. [책 리뷰] 클라라와 태양(1)

간절히 빌면 이뤄질까?

 

가즈오 이시구로(Kazuo Ishiguro)


 최근에 올린 북리뷰에서 소개드린 '나를 떠나지 마'의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는 그의 나이 6살 때 부모님을 따라 영국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영문학과 철학을 전공하고 문예창작과 석사를 마쳤다. 그의 대표작으로 불리는 '남아있는 나날'(The Remains of the Day, 1989)으로 맨부커상을 수상하고, 2017년 노벨문학상을 받을 정도로 영향력있는 문체로 알려진 작가이다. 이름 때문에 혹시나 헤깔리는 분이 있으루도 있지만, 영국 시민권을 취득하신 영국인이고 어릴적 이민을 한 탓에 일본문화는 거의 모른다고 밝히기도 하셨다. 하지만 이름만큼은 바꾸지 않는 걸 보면 순수하게 일본인도 그렇다고 영국인도 아닌 자신에게서 문학적인 영감을 많이 받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을 보면 대체로 회상적이고 1인칭시점이며 고독과 쓸쓸함이 거기서 나온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영문판 북커버


 이번에 이야기하고자 하는 작품은 그의 최근작 '클라라와 태양' (Klara and the Sun,2021)입니다. 작가가 처음 이 소설을 구상할때 어린이를 위한 소설로 생각했다고 밝혔다시피 전반적인 느낌이 동화같으면서 어린아이같은 순수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같은 분위기가 많이 느껴졌다.


 줄거리는 병약한 여자아이 조시는 클라라라는 AF(인공지능 로봇친구)를 매장에서 보고 첫눈에 반한다. 가까이 다가가서 다음에 봐서 꼭 구매하겠다는 약속을 하곤 꽤 오랫동안 방문을 하지 않는다. 자신의 운명은 조시뿐이라고 고집을 부리는 클라라는 꽤 오랫동안 오지 않은 조시를 기다리다 결국 신형모델에 밀려 창고로 들어가게 된다. 하지만 약속을 지킨 조시는 엄마와 매장을 방문해서 클라라를 사고, 결국 함께 집으로 오게 된다.

클라라는 인간의 뇌구조처럼 상황을 경험하고 학습하는 형태의 로봇이고, 태양열로 에너지를 충전해서 움직인다. 그녀는 과거 쇼윈도에 진열되었을때 길거리에 쓰러져있는 노숙자와 그의 강아지를 보고 죽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햇빛이 그들을 환하게 비추자 그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인간도 자신들과 마찬가지로 태양에서 에너지를 받고 살아간다고 학습하게 된다.

소설과 관련없는 이미지입니다. (참고용)

 

 조시의 집에 온 클라라는 자신의 목적을 정확히 알고 있다. 바로 조시의 보모, 간호사 노릇을 하는 일이다. 그녀는 틈만 나면 태양에 대고 환하게 조시를 비춰서 그녀의 건강이 회복될 수 있기를 소망하고 또 소망한다. 시대적 배경은 인공지능까지 있는 미래사회이다. 이 시대의 부모님들은 건강하고 똑똑한 자녀를 갖기 위해 DNA를 조작하지만 조시와 같이 부작용으로 몸이 건강하지 못하게 태어나는 아이들도 있기 마련이었다. 조시의 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난 상태이고 조시의 상태도 안좋으니 조시의 엄마는 자신의 탓이라는 죄책감에 시달리고 있다. 나중엔 조시의 병이 악화되면서 조시의 엄마는 클라라를 마치 조시처럼 대하기 시작하기도 한다.


 

 조시의 절친이나 사랑하는 사이인 저소득층 릭은 자연분만을 한 건강한 아이이다. (돈이 있는 사람들만 이 유전자 조작을 시도할 수 있는 모양이다.) 항상 밝고 씩씩한 릭은 클라라와 힘을 합해 미세먼지가 많은 하늘을 깨끗하게 만들어 태양이 더욱 환하게 조시를 비추도록 노력을 하지만 번번히 실패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포기하지 않고 태양이 노숙자에게 그랬듯, 조시도 살릴거라고 믿는다. 태양에게 릭과 조시의 진심어린 사랑을 봐서라도 그녀를 이렇게 데려가면 안된다고 간절히 빈다. (뒷이야기는 스포일러라 이야기하지 않겠습니다. 기회가 되신다면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간절히 빌면 이뤄질까?


 2부에선 제 나름대로의 해석과 함께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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