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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 Apr 21. 2022

72.[시] The young housewife(2)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

The young housewife


At ten AM the young housewife 

오전 10시 젊은 주부가 

moves about in negligee behind 

평상복을 입은 채 얼쩡거린다 

the wooden walls of her husband’s house. 

자기 남편의 집 나무 울타리 뒤편에서. 

I pass solitary in my car. 

나는 내 차를 타고 고독하게 지나간다. 


Then again she comes to the curb 

그 때 그녀가 모퉁이로 와서 

to call the ice-man, fish-man, and stands 

얼음장수와 생선장수를 부른다. 그리고 서서 

shy, uncorseted, tucking in 

수줍어하면서, 코르셋도 입지 않은 채, 

stray ends of hair, and I compare her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린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to a fallen leaf. 

낙엽과 비교한다. 


The noiseless wheels of my car 

내 차의 소리 없는 바퀴들은 

rush with a crackling sound over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내며 달린다 

dried leaves as I bow and pass smiling. 

마른 잎사귀 위로, 내가 고개 숙이고 미소 지으며 지나갈 때. 




두 번째 스탠자

 화자는 이 여성을 '젊은 부인'으로 부르지만 두 남자는 그들의 직업이 곧 그들의 이름이 된다. 즉, 여성은 미혼/기혼으로 그들의 정체성을 구속받는다면 남성은 어떤 직업을 가졌냐로 그들의 정체성이 정해지는 것이다. 다음으로 그 두 남성의 직업을 보자면, 이들의 사회적 역할은 얼음과 생선을 판매하는 것이다. 우선 얼음은 물이라는 무형의 물질을 일정한 틀에 가둬놓고 흐르지 못하게 하며 비자연적인 압력을 가하여 생성하는 물질이다. 또, 생선은 넓은 바다를 헤엄쳤던 생물이 어부들에게 잡혀 죽은 상태로 사람들에게 팔리고 5행에 나오는 이제 죽어서 떨어진 낙엽과 대조된다. 가족은 사회의 작은 단위이다. 가부장제 속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나  남성의 역할은 얼음과 생선(결혼 후의 여성)을 소유한 남성들과 같다. 한 생명체를 결혼(비자연적인)이라는 사회적 계약을 맺고 한 남성의 소유가 된다. 그들이 결혼 전에 가지고 있었던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은 사라져 버린다. 

 

 그녀는 남편의 사유지와 밖의 아슬아슬한 경계에 서서 두 남자를 부른다. 그녀는 과거 여성으로서 남성들의 시선을 받았던 '가능했던 상태'로의 회귀를 꿈꾼다. 물처럼 자유롭게 흐르며 물고기처럼 헤엄치는 그러한 상태 말이다. 경계의 끝에 서 있지만 넘지는 않는 그녀는 과거 남성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입었던 코르셋(허리를 잘록하게 만들어 외형적으로 몸매를 좋게 만드는 보정속옷)을 입지 않은 자신이 부끄러우면서도 그녀는 과거에 자신이 결혼하기 전에 받았던 남성들의 시선을 받고 싶은 욕망을 머리를 쓸어 올리면서 표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그녀가 그렇다고 보기보다, 남성인 화자의 욕망과 양심에서 나오는 변명이 섞여 있는 듯하다. 그는 '여성이 저런 행동을 취하는 이유는 당연히 남성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지. 그러니까 내가 이렇게 몰래 관찰하는 것도 다 그녀가 자초한 일이야.'라는 식이다.  


 화자는 마지막에 떨어진 잎과 그녀를 비교한다고 말한다. 오만하고 음흉하며 굉장히 권위주의적인 그의 태도는 여기서 드러난다. 사람을 다른 대상과 비교하는 행위는 사회에서나 가정에서나 있어선 불쾌할 수 있는 행동이다. 예를 들어, "네 형은 성적이 높은데, 넌 왜 그 모양이야?", "누구는 애 낳고도 몸매가 좋은데, 누구는 왜 그래?" 등등 은 누군가의 자존감을 깍아내리면서 동시에 말하는 화자의 자존감을 높이는 행위이다. 화자는 그런 이야기를 해도 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다. 부모님이나 직장상사들이 자주 그런다. 화자가 생각하는 떨어진 잎은 '더 이상 싱그럽지 않은 상태', '자신이 가지에서 떼어낼 수 없는 상태(이미 떨어진) 상태'이다. 


  


세 번째 스탠자

 시의 마지막 스탠자에서는 화자가 여인에게 들키고 싶어 하지 않는 심리적 상태를 묘사해 놓았다. 화자는 처음부터 그 여인을 훔쳐보면서 행동을 관찰하고 어떤 옷을 입었나 살핀다. 목적을 이룬 그는 유유히 사라지려고 한다. 그가 들은 '바스락거리는 소리'는 그의 양심의 소리라고 보인다.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조금은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한 행동이 정상적이지 않으며 자신이 한 변명들이 얼토당토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다. 


 

결론     

윌리엄스 카를로스는 일상적인 언어를 사용하여 시를 효과적으로 관념이 아닌 사물을 그 자체로 표현해야 한다는 사상으로 시를 적으려고 한 미국의 시인이다.      


 이 시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프레임 안에 여인을 가둬 놓은 것이다(시선, 창문 프레임, 특정한 장소). 그것은 여성이 다른 남성의 소유이기 때문에 자신의 것이 될 수 없다는 아쉬움에서 나오는 어떠한 변명이나 절규처럼 들리기도 하다. 여성은 화자에 의해 자연물(낙엽)과 비교가 되는데 하강의 이미지인 ‘타락’과 같은 부정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여성이 결혼함으로써 다른 정체성을 갖는 것은 '자신에게 올 가능성이 없는'상태임을, 이미 죽은 상태임을, 낙엽으로 상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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