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성 Apr 20. 2022

71.[시] The young housewife(1)

현대 사회에서 여성의 위치.

 21세기에 들어서 미투 운동과 페미니즘 운동은 뜨거운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 여성들은 연대를 통해 자신들의 경험을 솔직히 발언하면서 공감하고 거기서 치유를 느끼며 여성 인권의 더 나은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나는 대한민국의 남성으로서 그녀들이 일상생활에서 갖는 두려움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그리고 내가 편하게 화장실에 가는 것, 늦은 시간까지 야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모든 것이 남성으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이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과거의 남아선호 사상이나 가부장제 그리고 여성의 순결이나 행동거지를 조심시키며 남성만이 대를 이을 수 있다는 이데올로기적 문화는 아직도 우리 시대에 현존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도 여성에게 '순응', '헌신', '희생' 등의 덕목을 부여하여 행동을 제약하고 고립화시키는 문화는 뿌리 깊게 남아있다. 이러한 것들은 여성의 자아실현과 주체성 확보를 물거품으로 만들며 남성의 소유로서, 가정에서 살림을 하는 아내로서, 희생을 강요받는 엄마로서의 주체성만을 강요받는다. 금 살펴볼 시 "젊은 부인 (The young housewife)"에서 윌리엄스가 사회 속의 여성이 형상을 어떻게 묘사하였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At ten AM the young housewife 

오전 10시 젊은 주부가 

moves about in negligee behind 

평상복을 입은 채 얼쩡거린다 

the wooden walls of her husband’s house. 

자기 남편의 집 나무 울타리 뒤편에서. 

I pass solitary in my car. 

나는 내 차를 타고 고독하게 지나간다. 



  화자는 남성이며 자신의 자동차 안에서 울타리 안의 기혼인 여성을 바라보고 있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러므로 남성의 시각에서 바라보는 여성에 관한 시라고 예상이 된다. 이 시의 첫 행에서 알려주듯, 시간적 배경은 오전 10시이다. 화자의 하루는 이미 시작이 됐다. 외출 준비를 마쳤고 이미 밖으로 나와있다. 그것은 남성의 세계이다. 하지만 남성이 바라본 여성은 어떤가? 10시가 되었는데도 젊은 여성은 아직도 평상복(negligee)을 입으며 남편의 집 안에서 움직이고 있다. 남성이 그녀를 묘사하는 가장 첫 이미지는 '젊음'이고 그다음은 그녀가 입고 있는 '평상복(negligee: 속이 살짝 비치면서 길이는 긴 드레스로 여성들이 잠잘 때 입는 옷)'이다. 남성이 여성에게 성적으로 매력을 느끼는 것 중에 외관은 가장 큰 퍼센티지를 차지한다. 화자는 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고 있다. 


 그녀는 이제 '그녀 she' 혹은 '여성 woman'이라는 단계를 졸업이라도 했다는 듯, '주부 housewife'라는 타이틀로 화자에게 불려진다. 이것은 여성의 자아정체성을 희미하게 만들어주면서 자신의 개성을 잃게 만드는 효과를 준다. 그녀의 정체성을 '생물학적 여성성'과 '한 남자의 소유'로서의 정체성만이 남아있다. 


  화자와 여성의 위치는 그들의 정체성을 살필 수 있는데, 남성은 '내 차(in my car)'에 자기 소유의 차를 타고 직접 운전을 하는 주체적이고 자유로운 존재로 그려진다. 그리고 여성은 화자를 볼 수 없는 위치에 있으면서 그가 사회적으로 여성보다 권력이 있는 위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에 여성은 관찰당하는 위치에서 자신이 관찰당한다는 의식조차 가지지 못하고 있는 무방비 상태에 놓여있다. 이것은 여성이 사회 속에서 원하든 원하지 않든 항상 누군가에게 외관이 노출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듯하다. 또한 그녀는 '나무 울타리 뒤편 (behind the wooden walls)'에 있는데, 그녀는 울타리에 갇힌 이미지로 화자에 비해 자유롭지 못한 상태로 보인다. 그리고 그녀는 '남편'의 집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주체적인 입장이 아닌 누군가의 소유물로서 수동적인 입장을 묘사한다. 

   


작가의 이전글 70. 혐오표현도 자유일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