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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 Apr 25. 2022

76. 마리에 콘도(Marie Kondo)의 철학

공간과 물건에 존경을 표하는 그녀.

 미니멀리스트라면 혹은 미니멀리스트가 되고 싶은 분이라면 콘도 마리에를 알고 계실 겁니다.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라는 부제를 달고 넷플릭스에서 꽤 유명한 이 쇼는 정리의 달인이라는 타이틀을 단 일본 여성이 미국 가정집을 방문하면서 그들의 물건을 정리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하지만 우린 이러한 프로그램을 무수히 봐왔다. 그렇다면 그녀의 쇼는 무엇이 다르기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일까? 나도 정리하고 청소하는 걸 워낙 좋아하는 편이라 그녀에게 어떤 특별한 방법이 있나 싶어서 시청했다. 보고 난 후 내 느낌은 ‘조금 이질감이 드는데. 약간 종교 같아 보여서 별로네.’였다. 


 그녀가 정리를 하기 위해 난장판인 가정집을 방문하고 그들과 인사를 하고 집안을 둘러보면서 어떻게 정리해야 할지 구상했다. 그녀는 장난판인 그들의 생활공간을 ‘더러운, 최악, 사람이 이런 곳에서 살다니,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구역질하는’ 같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가기 위해 자극적인 멘트와 반응을 모조리 뺐다. 대신에 그들이 정리를 하고자 하는 그 마음에 존경을 표하며, 살다가 보니 엉망인 자신의 집안에서 잊고 있었던 집에 대한 존중하는 마음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집에 대한 감사와 사과를 먼저 건넨다. 그리고 버리는 물건을 두 손으로 꼭 감싸 쥐고 ‘그동안 고마웠어, 잘 가.’라며 인사를 한다.




 “밖의 자연환경으로부터 나를 보호해줘서 고마워. 내 물건들을 담고 있어 줘서 고마워. 너무 바쁜 나머지 제대로 신경 써주지 못해 미안해.”라는 식의 인사와 함께 눈을 지그시 감고 목례를 한다. 그녀의 이런 행동을 굉장히 의아해 보인다. ‘어떻게 사는지 보면, 그 사람에 대해서 알 수 있다.’는 옛말이 있다. 집이 어질러진 사람은 사업이나 하는 일도 뒤죽박죽으로 수습하지 못하고 자신의 육체와 정신건강을 제대로 챙기지 못하듯이 집은 곧 나를 말해준다. 콘도는 우리가 정신없이 살아온 인생이 곧 어질러진 집이라고 상정하며 그런 인생에 대한 수고와 고생들을 모두 보듬고 존경을 표하는 게 아닐까 생각이 든다. 


 유튜브에서 조금만 검색해보면 그녀가 어떻게 정리하는지 정말 많은 영상이 나온다. 그녀는 정리가 곧 사람의 삶을 변화시킨다고 말한다. 콘도는 ‘이 물건이 당신에게 설렘을 주느냐?( Does it spark joy?)’라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진다. 하루에도 몇 번씩 마주해야 하는 나의 물건을 보면서 복잡한 기분이 든다거나 유통기한 지난 물건더미들 속에서 소금을 찾거나 한숨을 짓게 하는 것은 나의 하루를 망칠 수 있다. 그런 것들은 정리하고 보내줘야 한다고 말한다. 반면에 잘 정리된 옷장이나 찬장을 열면서 뿌듯하고 기분 좋은 나를 발견하는 것은 곧 나를 행복하게 만들고 설렘을 주기까지 한다는 것이 그녀의 철학이다.


 그녀의 영상들을 보면서 봄맞이 대청소를 준비해보면 어떨까 한다. (아래 링크는 그녀의 유튜브 채널 '옷개기' 영상이다.)


https://youtu.be/IjkmqbJTLB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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