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밤마다 찾아오는 이유

강아지 공간이 늘어날수록 달라지는 마음

by 유하









쿵이와 함께하면서

곳곳에 쿵이 물건뿐만 아니라

쿵이만의 장소들이 생겼다.


어렸을 때 쉬고 자던 곳이었지만

이제는 장난감 보관함이 되어버린 쿵이 방석,

햇빛이 가장 잘 드는 소파 끝 가장자리,

소파와 침대 옆에 붙어있는 쿵이 전용 계단.


그리고 침대 아래나 책상 옆에 놓여있는 담요까지.



각각의 공간은

처음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지만,

이제는 그 이유가 중요한가 싶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쿵이만의 공간이 되었다.


최근 들어 가장 자주 쓰이는 공간은,

침대 옆이나 책상 옆에 깔린 담요였다.



처음부터 그곳에 있던 건 아닌데,

어느 순간부터 쿵이가

내 방문을 두드리기 시작하면서 생긴 자리였다.


잘 시간이 되면,

눈이 반쯤 감겨서 한층 더 아련해진 얼굴로

문가에 서서 올려다본 게 시작이었다.


늦게까지 일을 하는 날이 많아서

담요를 깔아주기 시작했는데,

그 뒤로는 문 앞에서 기다리기보다

자연스럽게 담요 위에 눕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고롱고롱 작은 숨소리,

때로는 코 고는 소리까지 섞였다.


그 조그만 아이의 편안한 모습에

괜히 웃음이 나와서

일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쿵이 앞에 무릎을 모아 앉아

깨우고 싶은 마음과 깨우기 싫은 마음 사이에서

한참을 내려다보고는 했다.


쿵이와 함께하기 전에는

방문을 닫아두기도 했지만

누군가 내 방에 들어오는 걸 싫어했었다.

이제는 방문이 활짝 열린 만큼

누군가 내 공간에 들어와도

마음이 한결 편안해진 것 같다.


쿵이 덕분에.




# 방구석 1열에서 고롱고롱 자는 거 직관 가능





귀여운 하루에 현실 한 컷.

@쿵이툰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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