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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하 Sep 06. 2023

오늘을 맞이하는 자세

루티너가 되고 싶어


시간 가는 걸 보면 정말 기가 막힌다. 한 것도 없는데 벌써 올해가 3개월 남짓이다. 이대로 올해를 망칠 순 없다. 흘러가는 대로 살 순 없다. 하늘 한번 더 보고, 바람 냄새 더 맡자.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일, 한 번쯤 해보고 싶었던 일도 가볍게 시도하자. 결과가 어떻게 되든 주눅 들지 말고 그냥 하자.

- 귀찮지만 매일 씁니다/ 귀찮



오늘도 어김없이 6시 50분에 알람이 울렸다. 알람 소리와 함께 떠지지 않는 눈을 떠서 깜빡이며 느린 손을 옮겨 알람을 껐다. 그리고 더 잠들었다. 5분을 더 자기 위해 5분 일찍 알람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제시간에 일어나도 될 텐데, 5분을 더 일찍 일어나면 아직 여유가 있어서 더 잘 수 있다는 사실이 좋아서 매번 이렇게 알람을 맞추고 있었다. 그렇지만, 5분은 너무 짧았다. 잠깐 눈을 감았던 것 같은데 벌써 5분이 지나갔다. 내일은 10분으로 당길까..? 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5분 더 일찍 깨기는 싫다. 이제는 일어나서 출근준비 해야 한다.






하루가 정말 어떻게 가는 건지 싶을 정도로 아침은 늘 바쁘기만 하다. 아침을 챙겨 먹겠다고 더 일찍 일어나게 됐지만(그래봤자.. 5분 정도) 아침을 먹으면서 생각을 해봐도 역시나 미라클 모닝은 자신이 없다.


미라클 모닝과 관련된 책을 읽고 5시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해 봤는데, 올빼미는 아니더라도 새벽형은 정말 아니더라. 오히려 더 몸이 피곤해서 컨디션이 저조해지기만 했었다. 역시나 나에게 맞는 건 5분에서 10분 더 일찍 일어나서 아침 챙겨 먹는 정도인가 보다.


어쨌든, 그렇게 하루를 시작해서 출근을 해서 일을 하다 보면 퇴근 시간만 기다리게 되는데.. 유독 회사에서 일을 하는 시간은 더디기만 하다. 하늘 한 번 더 보고 싶고, 바람 냄새 더 맡아보려고 했지만 오늘 하루는 유난히 해가 뜨거웠다. 더위를 식힐 겸 커피 수혈할 시간인 것 같아서 사무실 밖을 나섰다가 뜨거운 햇살에 피식 웃어버리고는 바로 사무실로 들어와 버렸다. 오늘 하늘은 실내에서만 지켜보는 걸로.



어제 비온 거 맞나…?



사 오지 못해서 아쉬워하며 시원한 물로 달랬지만, 결국 더위를 뚫고 아샷추와 함께했다. 사무실에서 일하다 여유가 되면 책을 좀 읽어볼까 했는데 눈에 안 들어와서 20분이면 끝날 분량을 퇴근할 때가 돼서야 덮을 수 있었다. 오늘은 해야 하는 일들이 제법 있어서 오전에 책 읽고 싶었는데.. 여기서부터 벌써 일이 밀려버렸다.


집에 도착하자마자(심지어 퇴근 시간이라 차가 막히기까지..) 옷을 갈아입고 바로 필라테스를 하러 갔다. 최소한의 건강은 지켜줘야 할 것 같아서 주 2회는 꼬박꼬박 참여하는데 오늘은 일이 밀려서 그런지 빨리 끝나고 가서 해야지-라는 생각을 했었다가 시작한 순간.. 머릿속이 바로 새하얘졌다.


오늘은 저번보다 몸이 더 풀리신 거 같아요.

아뇨.. 선생님.. 저 허벅지 떨리는데요..


.. 필라테스 선생님은 끝날 때까지 아주 친절하게 웃어주셨다.



오늘의 할 일이었던 영어 원서 읽기.. 오늘따라 더 어려워..


  

어쨌든, 무사히(?) 집으로 도착해서 밀린 일을 처리하듯 하나씩 해결해 갔지만 시간이 조금씩 부족해서 뒤로 밀리기는 했지만.. 겨우겨우 완료.


분명 루티너가 되고 싶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에 이것저것 일을 벌여놓은 것 같은데 생각만큼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심지어 오늘의 글쓰기도 11시 전에 올리는 게 목표였는데 지금 시간은 11시 30분이 다 되어간다니..


그런데, 또 이런들 어떻고 저런들 어떨까. 바라는 결과가 어떻게 되든 이렇게 하고 있는 과정이 중요한 게 아닐까? 이렇게 과정들이 만들어질수록,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그리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나게 될 테니까.


그렇기에 오늘도 이렇게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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