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손 그림
하루에 한 가지씩 그림을 그리기로 했다.
어쩔 때는 손으로, 어쩔 때는 아이패드로.
오늘은 카페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 만큼, 아이패드로 그림을 그려야지 했는데 선택하게 된 건 손그림이다.
이걸 그려야지, 했던 것도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다이어리에 쓱쓱 그림일기처럼 남기게 됐다.
적당한 산미가 느껴지는 아메리카노와 쫀듯하고 달짝지근한 개성주악까지. 섬세하게 그려냈다기보다 어떻게 보면 투박하고 엉성하지만 그럼에도 이 시간이 괜찮다고 느껴지는 건, 평안함 때문일지도.
은행을 가야 될 일이 있어서 운전을 하는데, 보조석에 타고 있던 엄마가 운전을 하면서 항상 똑같은 차선만 고집하는지 물었다. 같은 차선을 고집하고 빠른 차선으로 가지 않기 때문에 내비게이션 대로 가더라도 더 빨리 도착할 수없다고.
초행길이면 초행길인대로, 그렇다고 익숙한 길이어도 네비를 보는 게 익숙하지 않았다. 운전할 때 특히 길을 보는 게 어렵다고 느껴졌다.
차선 변경이 어려워서 그래-라고 이야기는 했지만 순간적으로 욱하는 마음이 들었다. 왜 욱하는 마음이 들었을까 싶었는데, 네비를 보고 가고 있음에도 늦게 간다는 게 타박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누군가의 호기심이 가득한 질문인데도 은연중에 타박처럼 느껴지는 건, 내가 마음이 좁아져서일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처럼 가고 있지 않아서 그 시선에 홀로 눈치를 받는 걸까.
차선을 내가 가고있는 길로 대입해서 생각하는 것도 오로지 내 생각일 수 있다. 그래서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게 방향이 맞는 건지 헷갈려서, 혹시나 잘못 들어선건 아닐까 싶은 마음에 왜 제대로 가지 못하냐는 시선이 돌아올까 봐 마음을 움츠리고 있는 건 아닐까. 확대해석일 수 있지만, 그래서 더 주위 시선 상관없이 마음을 평안하게 가라앉혀주는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좋아지는 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