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는 미루기 너무 바빠...
어제 뭐라도 해야지,라고 했지만 결국 따뜻한 햇살이 비치는 소파에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한 번 늘어지기 시작한 루틴은 끝없이 늘어지기만 할 뿐 다시 조이는 게 너무 어려웠다. 뭐라도 해야지, 해야지. 하는 말만 끝없이 반복하면서 잠들 뿐이었다. 강제성을 키워야 하는 건가 고민이 생겼을 정도로.
MBTI를 검사할 때마다, 매번 정말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늘 P가 나왔다. 조금 더 계획적으로 변했을까, 조금 더 실행력이 빨라졌을까 싶었을 때마저도 늘 P를 벗어나지 못했을 정도로 계획과 실행은 너무나도 멀리멀리 저 멀리에 있었다. 그래서 그럴까, 요즘 들어 이 P라는 글자에 너무 안주하고 있는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P라서 그래.라고 스스로에게 핑계 아닌 핑계를 만들어주고 있는 건 아닐까 싶어졌다.
그런데, 진짜.. 실행하는 거 너무 어렵다.
이제야 1 피드를 잡아갈 뿐 글쓰기와 그림은 너무 멀고 멀기만 했다.
해야 할 것들은 쌓여가는데 내가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헷갈려서 방향성을 잃어서 더 실행력이 안 나오는 건가 고민만 계속 늘어난다.
물론, 그냥 실행하면 된다고 이야기하지만.. 사실 지금도 마음 단단히 붙잡고 앉아서 쓰고 있을 정도야. 매일 해야 한다고 틀을 만들고 싶은 것은 아닌데, 어느 정도의 틀은 있어야 되는 게 아닐까. 이 정도면..?
하나씩 해야 한다는 것도 아는데 마음이 조급해지는 건, 불안함이 올라와서라는 생각도 든다. 12월까지 마음껏 놀아야지 했는데, 점점 12월이 가까워져서인가. 이런 걸 보면 마음껏 노는 것도 정말 못하는구나 싶어서 어느 정도의 일이 필요한 건가, 규제가 필요한 건가 싶어지기도 한다.
그래서 일기일회라고, 하나 만들었다. 일기를 매일 한 줄이라도 쓰자. 매일 한 줄을 쓰게 될지 알 수는 없겠지만, 한 줄을 쓰다 보면 두 줄을 쓸 것이고, 두 줄을 쓰면 네 줄을 쓰게 될 걸 아니까.
그런 의미에서 오늘도 벌써 한 줄을 넘겼네.
성공을 하기 위해서 글쓰기가 필요하다고 하는 건, 어쩌면 이런 꾸준함이 무언가를 만들어주는 거라서 글쓰기를 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어지기도 하는데 결론은 뭐라도 되겠지. 이렇게 생각을 정리할 겸 내 마음을 조금이라도 솔직하게 들여다보고 계속 털어놔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하게 나를 마주하고 글을 쓸 수 있는 공간이 하나라도 생겼다면 우선은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
일기일회, 오늘의 한 줄 : 사진 보니까 다시 제주도 가고 싶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