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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벽에 쓰는 편지 Oct 05. 2022

관계는 모래성 쌓듯이

서로의 일상을 물으면 시작하는 관계

일상은 나에게 당연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이다.


나에게만 그런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모두에게 그런 것이겠지. 일상 속 하나만 건드려도 그날의 테마가 결정되는 거니까, 일상은 진부함이라는 속성을 가지지만 중요한 게 되는 거야.


일상을 묻는 일은 어쩌면 가장 밑바닥부터 단단히 쌓아 올리는 아주 기초적인 것.

처음 모래성을 쌓는 것처럼, 손바닥에 달라붙는 모래알들을 바스켓에 잔뜩 쏟아 넣을 때는 설렘과 기대감에 벅차 있어. 하지만 모래성을 다 쌓고 나면 깨닫게 된다. 모래성 따위야 단 한 번, 파도의 손짓으로 쉽게 무너지게 된다는 것을. 그러니까 애써서 쌓아 올린 설렘과 기대감이 모래성과 함께 단번에 무너져 내린다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또 모래를 쏟아붓고, 성을 만들고, 성이 무너져 내리고, 잡을 수 없는 그것이 함께 무너져 내리고.

그렇지만 반복하는 거야. 언젠가 무너지지 않을 모래성을 만들 수 있다는 어이없는 희망을 품은 채로. 몇 번이고 무너져 내리면서, 몇 번이고 실망하면서.


나는 바다와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여기에 있어도 괜찮은 사람이라고 되뇌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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